3. 와인의 맛을 표현하는 방식 (3)
:혀로 느끼는 와인- 맛(미각)
와인의 다양성은 미각에 의해 비로소 제대로 밝혀진다. 맛으로 감별되는 것은 와인의 신선함, 밀도, 복합성, 농도, 섬세함, 조화, 알코올 함유량, 당도 등이다. 우리의 입은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의 4가지 맛을 구별한다. 거기에 액체의 온도와 농도를 알게 해 주는 느낌(texture)이 첨가된다. 구강내에서 가장 부드러운 부분이자 미각을 감지하는 혀에는 수천만개의 예민한 미각 세포가 있다. 혀끝은 단맛에, 혀의 앞쪽 양 가장자리는 짠맛에, 혀의 중간 양 가장자리는 신맛에, 혀의 뒷부분은 쓴맛에 반응한다. 그러므로 시음시에는 와인을 혀 위에서 여러 번 굴리는 것이 좋다.
단맛
와인의 단맛은 당분에 의해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알코올 또한 단맛을 내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 4%(1리터 당 32g)의 알코올은 설탕 20g과 똑같은 효과를 지닌다. 일부러 썩힌 포도에서 생성되는 글리세린은 포도당과 같은 감미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대개의 경우 와인에 함유된 양이 너무 미미하다. 와인의 단맛은 이러한 와인의 산에 의해 느낌이 약해질 수 있고 또 거꾸로 산미가 단맛 때문에 약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러분이 설탕물 한컵에 약간의 레몬즙을 넣거나 반대로 레몬주스에 설탕을 한 스푼 넣어보면 직접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산미가 풍부한 와인의 당도를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서는 잘 단련된 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좋은 와인은 이 두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신맛
와인의 신맛은 대부분 포도에 함유되어 있는 일련의 산성분에 의해 생긴다. 포도에서 나오는 와인산, 사과산, 레몬산이 있고 발효가 진행되면서 호박산이나 초산 등의 산성분이 합쳐진다. 산도가 높으면 단맛을 덜 느끼게 되지만 탄닌의 쓴 맛과 떫은 맛은 더욱 강하게 나기 때문에 탄닌이 풍부한 레드 와인일 경우 생물학적 산제거(감산발효)를 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에 산성분이 부족하면 특징이 없는 시시한 와인이 되어 버린다. 산도는 pH수치로 나타내는데 산도가 조금만 달라도 느끼는 맛이 아주 다르다. 예를 들어 사과산은 pH수치가 낮아서 아주 시큼하기 때문에 와인산보다 설익은 듯하고 신맛이 강하다. 초산은 특히 인후부분에서 강하게 느껴지는데 초산이 많이 함유된 와인은 맛이 불쾌하고 메마른 느낌이며 목구멍이 타는 듯한 자극적인 뒷맛을 남긴다.
짠맛
짠맛이 나는 와인은 거의 없다. 산성분에서 기인하는 염도가 높으면 와인은 신선한 느낌이 더 강해지고 입안의 타액 분비가 증가되어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쓴맛
그와는 달리 쓴맛은 혐오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와인의 쓴맛은 주로 포도의 껍질, 씨, 줄기를 압착할 때에 들어가는 탄닌 성분 때문에 생긴다. 탄닌은 포도가 덜 익거나 포도씨와 줄기를 너무 강하게 압착해서 나오는 경우 설익은 듯한 맛과 쓴 맛, 아린 맛이 난다. 반면에 양질의 탄닌 성분은 입안에서 떨떠름하고 오므라드는 듯한 떫은 맛 효과를 내는데 이것이 훨씬 더 섬세하고 부드럽다.
느낌
탄닌의 떫은 맛은 볼래 미각이 아니라 느낌에 해당된다. 느낌은 와인의 안정성 감별에 이용된다. 즉, 와인이 잘 숙성되고 윤기가 흐르며 알코올 도수 및 당도가 높은가, 아니면 숙성이 잘 안되어서 자극적이고 산도나 탄닌 함유도가 지나치게 높은가를 보여준다.
느낌은 특히 와인의 두 가지 품질기준, 즉 와인의 질감(texture) 및 구성(structure)을 담당한다. 와인의 수분과 알코올 성분을 증발시킨 후 남는 추출물과 당분, 알코올의 무게를 질감이라고 하는데, 질감은 특히 입 안에서 느끼는 충만감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구성이라는 것은 질감의 요소와 산성분 내지는 탄닌 성분의 결합을 뜻 한다. 또한 느낌은 맛의 지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차가운 와인은 탄닌과 신맛이 강하게, 따뜻한 와인은 달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화
중요한 것은 와인 시음 시 이러한 느낌들 사이의 조화에 유의하는 것이다. 균형이 잘 잡혀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와인이 조화기 잘 되었다고 할 수 없다. 단맛이나 신맛, 쓴맛, 떫은맛이 지나치면 좋지 않다. 이미 언급했듯이 미각과 느낌은 맛의 전체 느낌 가운데 일부에만 관여한다. 나머지 느낌은 인후를 통해 지각되는 냄새가 조정한다. 와인을 한 모금 들이켜 혀 위에서 굴리거나 씹어주게 되면 인후 근처에 냄새 물질을 비강으로 옮겨 주는 공기의 소용돌이가 발생하고 동시에 체온으로 인해 와인의 일시적 아로마 물질들이 기화를 하게 되는 것이다.
미각적 느낌과 인후에서 감지되는 아로마는 와인을 삼키거나 뱉은 후에도 잠시동안 입과 코 안에 남아 있다. 훌륭한 와인의 경우 이러한 여운을 만끽하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좋은 와인은 삼킬 때 아무런 자극이 없어야 하고 인후의 옆면을 부드럽게 스치고 내려가며 풍부하고 다양한 아로마를 여운으로 남긴다. 아로마를 인지할 수 있는 시간을 여운 혹은 뒷맛이라고 하는데 이 길이를 시간으로 재는 시음가도 있다.
맛에 대한 여러가지 느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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