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한마디로 고통pain과 안도relief의 해였습니다.”
최근 출시된 ‘앙리오 밀레짐 Henriot Millésime’ 2012 빈티지 샴페인을 선보이며 앙리오의 CEO가 건넨 첫마디다.
샹파뉴 지방의 2012년 기후는 예년과는 매우 다른 양상으로 펼쳐졌다. 년초에는 보기 드물게 많은 양의 눈이 내렸고 -20도까지 내려가는 영하의 추위가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7월까지 우박을 동반한 폭풍과 강한 비가 포도밭을 연이어 강타했다. 200년 만의 가장 파괴적인 우박이었다. 한편, 태세를 완전히 전환한 여름은 숨도 제대로 못 쉴 만큼 뜨겁고 건조했으며 땅이 머금고 있던 습기를 모두 증발시켜 버렸다. 와인생산자들은 올해 농사가 어떻게 될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하지만 수확철이 가까워지면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대자연이 땅에 다시 숨을 불어넣기 시작한 것이다. 그간의 번뇌가 싸그리 사라져버릴 만큼 온화하고 청명한 날씨 아래 포도송이들은 완벽한 상태로 익어갔다. 그것도, 매우 뛰어난 해에만 생산하는 ‘빈티지 샴페인’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완벽하게 말이다.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 포도는 잘 영글어 풍미가 풍부하고 적당한 산도를 유지했다. 수확량이 줄어든 것은 오히려 포도의 품질을 높여, 깊이 있고 농축된 풍미를 지닌 와인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와인생산자들에게 2012 빈티지는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위대한 빈티지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눈보라와 비바람, 그리고 메마른 더위를 견디고 마침내 대자연의 은총을 받아 만들어진 샴페인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앙리오의 와인메이커 Alice Tétienne(아래 사진)는 ‘앙리오 밀레짐 Henriot Millésime’ 2012 빈티지 샴페인을 이렇게 묘사한다.
“세 개의 극단적인 기후 조건이 버무려진 이 황금빛 샴페인은 감귤류와 복숭아, 꽃 향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꿀과 절인 레몬 향이 은은하게 그 뒤를 잇고, 매끈한 질감이 유려하게 입 안을 감싼다. 그리고 신선하고 가벼운 버블이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자몽, 살구, 감귤류의 생기로운 풍미와 미네랄의 여운이 느껴지는 멋진 샴페인이다.”
"앙리오 샴페인은 포도재배부터 양조까지, 모든 과정에 세심한 관찰과 주의를 기울여 만든 작품입니다. 시간과 인내가 빚어낸 위대한 작품이죠."
_ Gilles de Larouzière Henriot, CEO
1808년에 설립된 메종 앙리오는 샴페인 하우스들이 거대 그룹화되고 있는 샹파뉴에서 현재 8대째 가족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양모, 면과 같은 직물을 교역하던 앙리오 가문은 1808년에 샴페인 하우스를 설립했고 19-20세기에는 네덜란드 왕가, 합스부르크 가문의 일원인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왕가애 샴페인을 공급했다. 오늘날엔 샹파뉴뿐만 아니라 다른 와인 산지로도 그 영역을 확장하며 앙리오 그룹으로 거듭나고 있는데, 부르고뉴의 부샤 페레 에 피스(Bouchard Pere & Fils), 샤블리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윌리암 페브르(William Fevre) 등이 앙리오 그룹 소유다.
앙리오는 샹파뉴의 꼬뜨 데 블랑(Côte des Blancs) 지역에 위치해 있다. 샹파뉴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품질의 샤르도네가 생산되는 곳이다. 자연히 이곳의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 샤르도네 품종으로만 만든 샴페인)은 세계 최고의 위상을 자랑하는데, 신선하고 우아하며 복합적일 뿐만 아니라 오랜 숙성력을 가진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유명한 샴페인 평론가 리처드 줄리앙Richard Juhlin은 그의 책 <4000 샴페인>에서 ‘깨끗하고 우아하며 신선한 시트러스 과일향’을 앙리오의 스타일로 규정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샤르도네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블렌딩에서 샤르도네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샤르도네로 유명한 코트 데 블랑Côte des Blancs 노른자위 포도밭을 많이 소유하고 있다.
수입_ 나라셀라 (02 405 4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