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bo de Hornos 1996과 1997! 그 환상적인 맛!
다시 점심 식사 얘기로 되돌아가서 Rodrigo가 다음엔 어떤 와인이 좋겠느냐고 물어본다. 우리는 이미 테이스팅 룸에서 Santa Helena의 전 와인을 테이스팅한지라 당연히 Cabo de Hornos를 주문하였다. '아싸도' 요리와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은 예감에.
첫 번째는 1996년산 vintage, 과연 어느 정도의 와인이길래 이 사람들은 이다지도 이 와인의 자랑을 늘어 놓을까? 그런데 오, 놀라운 이 맛 ! 짙은 체리빛, 짙은 정도를 지나 검붉다고 해야될까? 이 형용할 수 없는 색상이 벌써 강한 유혹의 눈길을 보낸다.
나는 와인을 비스듬히 기울여 점도를 한번 보았다. '와인의 눈물'이라고 하는 이 와인의 viscosity(비스코서티-점도)가 끈적끈적하게 흘러내리는 것이 마치 프랑스 Sauternes의 1등급 와인을 연상케 한다.
다시 잔을 가져다가 코에 대어보았다. 체리와 까시스 등 과일의 향을 그대로 살리면서 다시 나타나는 커피, 초콜릿, 블랙 페퍼, 민트의 향 그리고 오크 숙성에서 느끼는 바닐라의 향이 그윽하게 풍겨온다.
입에 한 모금 물었다. 여느 신세계 와인에서 느껴 볼 수 없는 풀바디의 아주 농축된 맛, 와인의 정수가 바로 이런 맛이 아닌가! 삼키기가 아까웠다. 그냥 오래 입에 두고 싶었다. '아니야, 내가 삼키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더 먼저 더 많이 마실거야. 한 모금이라도 더 마셔두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지도 몰라' 그런 생각에 '아싸도' 요리와 함께 단숨에 한 잔을 비우고 말았다. 한 잔을 더 받아들고 와인의 향취에 젖는 이 행복감 !
좋은 와인을 받아들고 더할 나위 없이 만족하여 포만감에 묻어 나오는 미소의 의미를...... (독자들도 한번 상상해보시기 바란다.)
나를 이렇듯 행복하게 만드는 이 와인은 과연 누가 만들었을까?
Michel Rolland와 더불어 전 세계를 다니며 컨설팅을 하는 이 시대 최고의 와인 외놀러지스트(oenologist) 중의 하나인 Jacque Lurton이 바로 이 와인을 만드는 주인공인 것이다.
이 회사의 모든 와인 생산 설비시설은 미화 약 2,000만불을 들여 새로이 설비했다. 수 백 개도 더 되어 보이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스테인레스 발효 탱크라든지 자연 채광을 한 병입 라인 시설 등 이 모든 시설들이 바로 이 Jacque Lurton의 설계에 의하여 지어졌으며 특히 까보 데 오르노스는 자끄 뤼똥이 포도를 직접 선별하여 만든 포도주인 것이다.
다시 우리는 1997년 vintage의 Cabo de Hornos의 코르크를 열었다. 이 와인은 작년의 영국 런던 와인 페어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와인이다. 힘이 넘치며 강한 탄닌이 우선 느껴진다. 하지만 vintage의 차이에서 오는 1996년의 엘레강스한 맛을 기대하려면 조금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마지막 디저트는 이 회사에서 만들어내는, 아직 수출을 시작하지 않은 Late Harvest 와인을 마셨다. Semillon과 Sauvignon Blanc으로 된 이 와인은 아직은 조금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일행을 와인과 음식에 푹 빠뜨린 점심은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 한독와인주식회사 대표 김 학균 -
1. 2월 27일 아침
2. 즐거운 Vina San Pedro투어! 포도, 포도원과 와인!
3. 잠깐! Santa Helena = San Pedro!!!
4. Cabo de Hornos 1996과 1997! 그 환상적인 맛!
5. 떠나기 전에 아직 둘러 볼 곳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