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Vina San Pedro투어! 포도, 포도원과 와인!
11시 30분 우리는 트랙터 뒤에 마차를 붙이고 다시 의자를 걸친 포도밭 순례용 차를 타고 포도밭을 향해서 출발했다. 우리 일행 6명과 로드리고, 빠멜라가 동승했고 포도밭 경작 책임자인 Mr. Bernhard Frisius(베른하르트 프리시우스 - 이 사람은 독일계이다)가 안내와 설명을 맡았다. 포도밭이라고 해서 공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닌 바로 공장과 접해 있기 때문에 굳이 큰 차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가능하면 와인 회사들은 포도밭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공장 시설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포도를 수확해서 공장까지 옮겨올 때 이동 거리가 길면 대기 중에 장시간 노출해야 하거나, 포도가 터져 그만 쉽게 산화하여 양질의 포도주를 만들 수 없는 탓이다. 그리고 요즈음엔 포도를 따서 담는 통도 옛날처럼 등에 지는 큰 통을 거의 쓰지 않는다. 너무 많이 담아 통 아래 부분에 있는 포도들이 중량 때문에 눌려 터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포도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가면서 이것저것 질문도 하고 설명도 들었다. 우선은 포도나무를 심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Pergola System(페르골라 시스템)과 - Roofing system이라고 해서 우리 나라의 식용 포도밭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이것은 기계 수확이 불가능하다. 사람이 직접 손으로 수확해야 하기 때문에 과다한 인건비 부담으로 지양하는 방법이나 남미에서는 아직 종종 볼 수 있다 - Guyot System(귀요 시스템) - 울타리 방식이라고 하면 쉽겠다. 기계 수확이던 손으로 수확하던 간에 이 방법이 쉽기 때문에 요즈음은 모두 이 방법을 주로 쓰고 있다. 물론 고품질 와인은 모두 손으로 수확한다.
우리는 각 포도 품종별로 포도를 따서 맛의 차이도 느껴볼 수 있었다. 특히 주목할 점이 하나 있으니, 이 나라에서는 까르메네르라고 하는 포도 품종의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Vina William Fevere(비냐 윌리암 페브레) 같은 일부 포도원에서는 Carmenere 단일 품종으로 품격 높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데 물론 아직 칠레에서 많이 심는 포도 품종은 Cabernet Sauvignon이 단연 앞선다.
하지만 우리가 캘리포니아의 독특한 포도 품종 Zinfandel(진판델), 호주는 Shiraz(쉬라즈), 남아프리카공화국은 Pinotage(피노타쥬), 스페인은 Tempranillo(템쁘라니오), 이태리는 Sangiovese(산죠베제) 등 각 나라별로 대표 포도 품종을 육성하듯이 칠레는 Carmenere(까르메네르)라는 포도 품종을 지금 집중 육성중이다.
이 포도 품종이 처음 프랑스로부터 건너 왔을 때는 Merlot과 비슷하여 다들 Merlot으로 착각했다고 한다. 맛은 매우 스파이시한 느낌을 준다. 특히 그린 페퍼의 향이 강하여 이 향을 약화시키는 것이 이 포도 품종의 성공의 관건이라고 한다. 아마도 우리 나라의 음식과 매칭을 시키면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다음에 우리가 본 것은 관개 시설이다. 칠레는 유럽과 달리 연간 강수량(400 - 700mm)이 워낙 적기 때문에 포도밭에 물을 주는 것이 법으로 허용되어 있다.
물을 주는 방법은 대체로 포도밭 사이에 고랑을 파서 물이 고랑을 따라 흐르면 자연스럽게 지층으로 스며들게 하는 방법과 drip irrigation(드립 이리게이션)이라고 해서 포도나무에 고무 호스를 적당한 높이로 길게 연결하여 대략 1m 간격으로 구멍을 내어 물방울이 똑똑 떨어져 땅에 스며들게 하는 방법이 있다.
고품질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두 이 drip irrigation 방법을 쓰는데 그것은 포도밭에 주는 물의 양을 조절하기가 쉽게 때문이다. 그러나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트랙터를 타고 우리는 San Pedro(Santa Helena)의 모든 포도밭을 조망할 수 있는 언덕의 정상에까지 올라갔다.
San Pedro의 사기와 칠레의 국기가 나란히 꽂혀 바람에 펄럭인다.
끝없이 펼쳐진, 그리고 잘 정리된 포도밭이 오후 한낮의 뜨거운 태양 볕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낮은 산을 내려와 다시 언덕 경사면에 위치한 포도밭을 향해 갔다. 이 경사면에 심은 포도나무는 수령이 최소 50년 이상 된 포도나무란다. 지금 칠레는 포도나무를 심기 위한 경사면을 찾기 위해 난리들이다. 이제는 평지보다는 경사면을 찾아 포도밭을 개간한다. 아무래도 경사면이 일조량 면에서 평지보다 훨씬 유리하며 또한 배수에 있어서 탁월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포도밭에서 나는 수령 50년 이상 된 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포도주가 이 San Pedro의 Flagship(플래그쉽) 와인인 Cabo de Hornos(까보 데 오르노스)이다.
조금 전 고급 와인들은 drip irrigation system을 통하여 포도밭에 물을 댄다고 했는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이 Cabo de Hornos를 만드는 포도밭에는 전혀 물을 주지 않는다. 이 사실은 Santa Ines(산타 이네스)를 방문했을 때도 들어서 알고 있는 사항인데 Santa Ines의 최고급 와인을 만드는 포도밭의 포도나무 수령은 36년 되었다. 역시 이 포도밭에도 물을 주지 않는다. 그 이유를 물으니 San Pedro의 농장 책임자인 Mr. Bernhard Frisius는 이렇게 설명한다. 포도나무의 수령이 오래 되면서 뿌리가 밑으로 뻗어 내려가는 것은 보통 지하 15m까지 가능하단다. 15m의 깊이에 들어가면 포도나무의 생명이 유지될 수 있는 최소한의 수분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물을 줄 필요가 없다고 한다. 50년의 수령을 가진 포도나무이니 뿌리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러한 포도나무에서는 수확이 적을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포도 주스의 농도 또한 아주 진할 테니 고급 포도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리라. 수확량을 물으니 1ha당 연간 6∼8 ton의 포도를 수확한단다. 6∼8 ton의 포도를 짜면 대략 35∼40hl의 와인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은 프랑스의 Grand Cru Class 와인을 만드는 포도밭의 수확량과 비슷하다고 불 수 있다.
포도밭에서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 우리는 맥주로 목을 축였다. 이 게스트하우스의 요리사인 이디오 아주머니는 우리의 점심 준비를 위하여 부산한 움직임을 보인다. 바베큐 요리장에는 소시지와 닭고기 그리고 소고기가 숯불 위에서 맛있게 익어가고 있음은 물론이다. 냄새만 맡아도 군침이 절로 돈다. 잠시 후 식사준비가 완료되었다.아페리티프로 각종 야채 모듬과 셀렉시온 델 디렉또리오 쏘비뇽 블랑(Santa Helena Seleccion del Directorio Sauvignon Blanc)을 마셨다. 칠레의 소비뇽 블랑이 아주 우수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 한독와인주식회사 대표 김 학균 -
1. 2월 27일 아침
2. 즐거운 Vina San Pedro투어! 포도, 포도원과 와인!
3. 잠깐! Santa Helena = San Pedro!!!
4. Cabo de Hornos 1996과 1997! 그 환상적인 맛!
5. 떠나기 전에 아직 둘러 볼 곳이 남아?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