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와인 명산지, 프랑스 보르도의 5대 샤또 오너들이 2003년 3월9일(일요일) 오후, 청담동의 와인바 CASA del VINO를 찾았다. 5대 샤또의 오너들이 함께 한국을 방문 하여 국내 와인 애호가들과 자리를 같이 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 날의 행사는 그랑크뤼 와인 시음과 더불어 해당 와인에 대한 정보를 샤또의 오너들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었던 매우 뜻 깊은 자리였다.
한적한 일요일 오후, 여느 때 같았으면 굳건히 닫혀 있을 CASA del VINO의 현관문을 통해 하나 둘씩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2시 45분 즈음, 드디어 약속보다 여유 있게 모습을 드러낸 오늘의 주인공들.. Les Cinq ! - Mr. Patrick Maroteaux(Château Branaire-Ducru), Mr. Stephan von Neipperg(Château Canon-La Gaffeliere), Mr. Nicolas De Bailleincourt (Château Gazin), Mr. Alfred Tesseron(Château Ponet-Canet), Mr. Daniel Cathiard(Château Smith-Haut-Lafitte)
Les Cinq(5)는 급변하는 와인산업에 발 맞추기 위해 10여년 전에 결성된 보르도의 그랑크뤼급 샤또 오너들의 모임으로 5개 샤또 - Canon-la-Gaffeliere(Saint-Emilion), Branaire-Ducru (Saint- Julien), Pontet-Canet(Paulliac), Smith-Haut-Lafitte(Pessac-Leognan), Gazin (Pomerol)-의 오너들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와인의 지속적인 품질관리를 위해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고 있으며, 함께 프로모션 투어를 기획해 자사의 와인들을 전 세계에 홍보하고 있다. 이들 오너들이 와인양조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서로 다른 지역의 오너들이 모인 만큼 각 지역의 Terroir가 와인에 최대한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Château Branaire-Ducru, Château Canon-La Gaffeliere, Château Gazin, Château Ponet-Canet, Château Smith-Haut-Lafitte 순으로 해서 각 샤또의 오너들은 자사의 와인 한잔씩들을 들고 나와 참석한 애호가들에게 자기들의 샤또와 와인을 소개하였다. 샤또가 위치하고 있는 아펠라시옹 소개를 시작으로 떼루와, 샤또, 재배, 양조에 이르는 그들의 설명은 보르도 와인의 이해를 돕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시종일관 오너들의 자세는 매우 여유로웠고 진지했으며, 얼렁뚱땅 장사꾼의 모습은 결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런 그들의 성품이 와인에 배어들었던 것일까, 그 날에 소개 된 와인들 또한 참으로 여유가 느껴지는 인상적인 와인들이었다.
소개 된 와인들은 이미 세계적인 와인저널 및 비평가들로부터 뛰어난 품질을 인정 받은 그레이트 와인들이었는데 이번 시음회에서 또 한번 그 명성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이 중엔 아직 국내 소개되지 않은 와인들도 있었는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이 와인들도 하루 빨리 국내 와인시장에 선보일 수 있게 되기를 와인 애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Les Cinq의 한국 방문을 두고 일부에서는 궁지에 몰린 프랑스가 자존심을 버리고 적극 홍보에 나섰다고 한다. 이태리, 미국, 칠레 와인들의 맹추격으로 프랑스가 바짝 긴장을 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제3세계 와인들의 대거 성장은 우리에게 더욱 다양한 와인의 세계를 맛 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곧 프랑스 와인의 추락을 의미 할 수는 없다. 그들은 아직 건재하며 그들의 와인이 그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 여유로웠는지도 모른다. Les Cinq의 이번 한국 방문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농후한 그들의 잠재 고객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닐지..
[ Tasting Note ]
1. Château Branaire-Ducru 1999 (Saint-Julien)
GRAPE VARIETIES :
Cabernet Sauvignon 70%, Merlot 20%, Cabernet Franc 4%, Petit Verdot 6%
메독 그랑크뤼 4등급으로 Château Beychevelle의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으며 면적은 약 50헥타르에 이른다. 자갈 토양이 주를 이루는 이 포도원의 평균 포도나무 수령은 35~40년 정도로 한정된 양만을 수확한다. Second wine으로 Château Duluc이 있다.
와인은 일반적으로 구조와 우아함에서 돋보이며 특히 풍미가 뛰어나다. 숙성 잠재력 또한 뛰어나며 4가지 품종의 절묘한 조화로 블랙 과일 류, 향신료, 트러플의 복합적인 향들이 깊고 풍부하게 지속적으로 느껴진다.
2. Château Duluc 1999 (Saint-Julien)
Château Branaire-Ducre의 Second wine으로 샤또 전체 생산량의 1/3을 차지한다. 주로 15년 이하의 어린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생산되나 이 후 양조과정은 그랑뱅과 같은 절차를 밟는다. 발효는 온도통제가 가능한 스테인레스스틸통에서 이루어지고, 이 후 12개월간 프렌치 오크통에서 숙성을 지낸다. 오크통은 Château Branaire-Ducre숙성에 한번 사용했던 것이다.
와인은 Purple-blue 뉘앙스를 보이는 깊은 칼라를 띠고 있으며 깊고 잘 익은 자두와 레즈배리를 연상케 하는 향을 발산하고 있다. 바디가 약간 부족한 듯 하나 균형은 잘 잡혀있다. Château Duluc 1999는 보기 드문 뛰어난 빈티지 중의 하나로 매우 파워풀한 와인으로 평가 받는다.
3. Château Canon-la-Gaffeliere (Saint-Emilion Grand Cru Classe)
GRAPE VARIETIES :
Merlot 55%, Cabernet Franc 40%, Cabernet Sauvignon 5%
750년의 와인양조 전통을 갖고 있는 독일 귀족 출신의 Neipperg가문이 샤또를 소유하고 있다. 약 20헥타르의 포도원은 햇볕이 잘 드는 언덕 남쪽 경사지에 자리 하고 있어 수확한 포도는 풍부하고도 진한 부케를 갖는다. 포도나무의 평균수령은 40년이고 토양은 석회성 찰흙으로 Merlot품종에 적당하다. 온도통제가 되는 나무 양조통을 사용하며, 정제과정은 필요한 경우에만 실시하고 있다.
빈티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와인의 숙성은 보통 13~22개월 간 이루어지고 매해 50~90%의 새 오크통을 사용한다. 연간 5,000~7,500 케이스를 생산한다. 자매 샤또로 "Clos de L'Oratoire"(Saint-Emilion Grand Cru Classe)와 "La Mondotte"(Saint-Emilion)가 있다.
매우 짙고 깊은 칼라를 띠며 풍부한 과일 향은 도발적이기 까지 하다. 힘이 느껴지면서 한편 생떼밀리옹 특유의 부드러움도 만끽할 수 있는 well-balanced 와인으로 앞으로 30년까지 보관가능 하다. 매콤한 향신료의 느낌이 매력적이다.
4. Château Clos de L'Oratoire 1999 (Saint-Emilion Grand Cru Classe)
GRAPE VARIETIES : Merlot 90%, Cabernet Franc5%, Cabernet Sauvignon5%
SOIL : Clay-limestone slope and molasses, Clay-sand at the "foot of the hill"
Château Canon-la-Gaffeliere의 자매 샤또로 크기는 약 10여 헥타르이고, 포도나무의 평균수령은 30년 정도이다. 손수확에 의해 거두어진 포도는 두 번에 걸쳐 선별되는 까다로운 절차를 밟는다. 온도통제가 되는 오크 양조통에서 18~26일 동안 발효가 이루어지고 약 18개월간 앙금 숙성을 지낸다. 해마다 90~100%의 새 오크통을 사용하며. 정제나 여과는 하지 않는다.
잘 익은 과일의 화려하면서도 농축된 향과 오크의 고급스러운 향이 서로 잘 융화되어 있다. 부드러운 질감의 복합미가 뛰어나고 여운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풀바디의 섬세한 와인이다.
5. Château Gazin 1999 (Pomerol)
GRAPE VARIETIES : Merlot 90%, Cabernet Sauvignon 5%, Cabernet Franc 5%
유명한 찰흙-자갈성 토양의 뽀므롤 고원 동쪽 편에 위치하였으며 뽀므롤의 그랑 크뤼 중 가장 넓은 24ha를 차지하고 있다. 포도나무의 평균 수령은 35년이고 가까이 Petrus와 Château l'Evangile를 두고 있다. 1917년 이래로 프랑스의 가장 유서 깊은 가문 중 하나인 Bailliencourt dit Courcols家의 소유로 있다. 양조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발효되어 60%의 새 오크 바리끄에서 18개월간 숙성을 지낸다. 필요에 따라 병입 전, 가볍게 여과를 시키기도 한다. 연간 10만병 정도가 생산되며 Second wine으로 l'Hospitalet de Gazin을 생산한다.
매우 짙은 칼라의 살짝 구운 향과 미묘한 나무의 향이 매력적인 와인이다. 검붉은 과일 류, 체리의 향이 풍부하며, 초콜릿, 민트, 토스트, 타바코, 계피의 스파이시함도 느껴진다. 그 외 가죽의 향, 약간의 미네랄. 트러플 등, 숙성에서 오는 깊은 향들도 고급스럽게 다가온다. 구조와 복합미가 뛰어나며 타닌이 매우 부드럽고 우아하다. 앞으로 30년간 보관 가능하다.
6. L'Hospitalet de Gazin 1999 (Pomerol)
GRAPE VARIETIES :
Merlot 80%, Cabernet Franc 15%, Cabernet Sauvignon 5%
Château Gazin의 Second wine으로 Grand vin의 고품질을 지속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1986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다. Château Gazin의 레이블을 달고 나오는 와인에 대해서는 확실한 자부심을 갖겠다는 오너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L'Hospitalet de Gazin도 비록 세컨드와인이긴 하나 뽀므롤 천혜의 떼루와에 힘입어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연간 2,000케이스가 생산된다.
뛰어난 빈티지답게 잘 익은 신선한 과일의 향, 특히 검붉은 과일의 향이 압도적이며 커피, 코코아의 향도 즐길 수 있다. 묵직함이 느껴지는 풀바디의 와인으로 타닌은 약간 거친 듯 하나 다소 시간이 경과하면 매우 부드러운 촉감을 느낄 수 있다. 지금 마시기에도 좋으나 앞으로 15년간 더 보관 가능하다.
7. Château Pontet-Canet 1999 (Pauillac)
GRAPES VARIETIES :
Cabernet Sauvignon 62%, Merlot 32%, Cabernet Franc 6%
1750년 Pontet가문이 Canet 지역 내 포도원을 사들이면서 Pontet-Canet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무똥 로칠드 맞은 편에 위치하고 있는 이 넓은 포도밭(78헥타르)의 평균 포도나무 수령은 35년이고 토양은 석회성 찰흙과 자갈이 주를 이룬다. 쌩떼스떼프에 샤또 라퐁로쉐(Lafont-Roche)를 소유하고 있는 기 떼쓰롱(Guy Tesseron)이 1975년 뽕떼 까네를 매입하여 오늘날까지 소유하고 있다. 현재 Pauillac 그랑크뤼 5등급의 이 샤또는 장기 보관용 와인을 주로 생산하고 있으며 뽀이약 와인을 완벽하게 재현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2000케이스이며, Second wine으로 Château les Hauts de Pontet가 있다.
잘 익은 검붉은 과일의 신선한 향, 정향, 부드러운 바닐라의 향들이 균형을 이루면서 복합적인 부케로 다가선다. 부드럽게 퍼지는 타닌에서는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으며 입안에 오래 머무르는 지속력을 갖는다. 은은한 향의 여운이 오래 지속되는 그레이트 와인이다. 30년까지 보관 가능하다.
8. Les Haut de Ponet 1999 (Pauillac)
GRAPES VARIETIES :
Merlot 31%, Cabernet Sauvignon 62%, and Cabernet Franc5%
Château Pontet-Canet 의 Second wine이다. 전통을 고수하는 양조방식에 따라 100% 손 수확 후 3주의 발효과정을 거쳤고 12개월동안 50%의 오크통에서 숙성이 이루어졌다. 이후 걀 흰자를 넣어서 정제과정을 거쳤다.
좋은 날씨와 양조기술 덕분에 Château Pontet-Canet 1999는 깊고 진하면서도 한편, 우아함이 돋보이는 와인으로 태어났다. 진한 루비색을 띠며 살짝 비치는 고급스러운 나무의 향이 매력적이다. 입안에서는 응집된 타닌의 구조와 풍부한 과일의 향 그리고 약간의 향신료의 느낌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10~12년까지 보관 가능하다.
9. Château Smith-Haut-Lafitte Rouge 1999 (Pessac- Leognan)
GRAPES VARIETIES :
Red - Cabernet Sauvignon 50%, Merlot 35%, Cabernet Franc 15%
White - White Sauvignon 90%, Grey Sauvignon 5%, Semillon 5%
십자군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유구한 역사를 갖는 이 포도원은 전체 55ha중 45ha가 레드와인 생산을 위한 것이고 나머지 10ha가 화이트와인 생산을 위한 포도밭이다. 포도나무의 평균 수령은 30년이며, 자갈이 주를 이룬다. 스키 참피언 출신의 Cathiard부부가 현재 샤또의 오너로 있다. 화학 제초제의 사용을 금하고 전통적인 재배방법을 복원하는 등 최대한 자연의 모습을 포도주 안에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간 1만 케이스를 생산한다.
60%의 새 오크통에서 18개월 숙성을 지냈으며, 2005년에서 2015년까지 최상의 상태를 즐길 수 있다. 복합미가 뛰어나며 깊고 풍부한 부케, 탄탄한 구조, 뛰어난 발란스를 자랑한다. 고급스런 오크의 부드러운 터치가 마지막 긴 여운을 장식한다.
10. Les Hauts de Smith Rouge (Pessac- Leognan)
GRAPES VARIETIES :
10% Cabernet Franc, 50% Cabernet Sauvignon, 40% Merlot
Château Haut Lafitte의 Second wine으로 28~30도의 양조통에서 발효과정을 거쳐 14개월 간 오크 통 숙성을 지냈다. 신선한 달걀 흰자를 이용해 전통적인 방식의 정제과정을 거쳤다.이 와인은 어린 포도나무가 제공하는 좋은 구조감과 프레스와인에서 오는 풍부함 사이에 절묘한 발란스를 유지하고 있다. 매우 짙은 루비 칼라의 신선한고 깨끗한 과일 향이 돋보이는 와인이다. 엷게 퍼지는 고급스런 오크의 향에서 성공적인 포도주의 숙성과정을 짐작할 수 있다. 부드러우면서 입안 전체를 가득 채우는 풍미와 섬세한 타닌을 맘껏 즐길 수 있다.
11. Les Hauts de Smith Blanc (Pessac- Leognan)
GRAPES VARIETIES :
95% sauvignon blanc, 5% sauvignon gris
Château Smith Haut Lafitte Blanc 의 Second wine으로, 전통적인 오크통 (50%의 새 오크통에서)에서 발효를 거치고, 10개월간 숙성을 지냈다. 앙금배양이 이루어졌다.복숭아 등의 매우 매력적이고 화려한 향을 표현하면서 그라브 지역 특유의 흙, 미네랄의 느낌 또한 잘 어울려 있는 well-balanced 와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