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지인께서 꽤 괜찮은 뉴질랜드 와인이라며 가져왔던 빌라 마리아 소비뇽 블랑(Villa Maria Sauvignon Blanc)을 기분 좋게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 접한 뉴질랜드 와인이자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이었는데, 어찌나 좋았던지 뉴질랜드 와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빌라 마리아는 올해 50번째 빈티지를 출시하면서 전세계에서 ‘50번째 빈티지 기념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2001년부터 빌라 마리아 와인을 수입하고 있는 신동와인 주최로 기념 행사가 열렸고 에디터도 함께 했습니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올해가 한국과 뉴질랜드 수교 5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가 되기에 우리나라에서 빌라 마리아의 50번째 빈티지의 의미는 남다르다 할 수 있습니다.
1961년 회사 설립과 거리가 먼 듯한 앳된 인상의 조지 피스토니치(George Fisfonich)는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와이너리를 설립합니다. 1962년에 첫 빈티지 와인을 출시하고 성장을 거듭하면서 뉴질랜드에서 가장 성공한 와이너리의 자리에 오릅니다. 가족경영을 기반으로 혁신과 고품질을 추구하면서 빌라 마리아는 성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빌라 마리아는 많은 연구와 투자를 통해 스크류캡을 도입하기로 하여 2004 빈티지부터 모든 와인에 100% 스크류캡을 적용했습니다. 지금도 전통적인 코르코를 고수하는 와이너리가 많은데, 당시엔 어떨지 짐작됩니다. 세계에서 메이저 와인 회사 중에서 빌라 마리아가 처음 도입했던 것입니다. 만약 빌라 마리아가 가족경영의 와이너리가 아니었다면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었을까요?
[50번째 빈티지인
빌라 마리아 소비뇽 블랑 2012 ▶]
빌라 마리아는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에서 선정한 ‘The World’s 50 Great Wine Producers’에 이름을 올렸고 호주의 ‘Winestate Wine Awards’에서는 최근 7년 동안 6번이나 ‘New Zealand Wine Company of the Year’로 선정되는 등 전세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의 창립자, 조지 피스토니치 빌라 마리아의 스크류캡▲]
빌라 마리아의 와인은 크게 프라이빗 빈(Private Bin), 셀러 셀렉션(Cellar Selection) 그리고 리저브(Reserve)로 나눠집니다. 캡슐의 색상이 빨간 색인 프라이빗 빈은 여러 포도밭의 포도를 블렌딩해서 만드는데, 품종 고유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와인입니다.
황금색의 캡슐을 가진 셀러 셀렉션은 충분한 숙성을 통해 만들어져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최고 등급이라 할 수 있는 리저브는 엄선된 싱글 빈야드에서 재배된 포도를 사용합니다. 매년 총 생산량의 10% 미만을 차지하는 와인으로 검정색의 캡슐로 표시합니다.
빌라 마리아의 와인에는 과일의 순수함과 신선함이 잘 살아 있습니다. 화이트 와인을 만들 때 오크 숙성을 하지 않고 죽은 효모와 포도 껍질로 된 리(Lees)를 제거하지 않은 채 숙성시켜 와인의 깊이와 농도를 조절합니다. 바닐라 혹은 나무 계열의 향들이 나지 않는 것도 그 이유랍니다.
빌라 마리아의 피노 누아 또한 프렌치 오크에서 숙성을 하지만 품종의 특성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오크 숙성을 많이 하지는 않습니다. 미국, 호주, 칠레, 뉴질랜드 등 신대륙 국가에서 가장 부르고뉴의 스타일과 비슷하게 피노 누아를 만드는 곳이 뉴질랜드입니다.
한국내 뉴질랜드 와인의 수입량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미비합니다. 국가별 수입량에서 10위밖에 되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한국을 매력적이고 성장가능성을 가진 나라라고 합니다. 현재 수입되고 있는 뉴질랜드 와인 브랜드는 총 40개이며 점차 더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레드 와인을 선호하는 한국 시장에서 화이트 와인의 생산량이 더 많은 뉴질랜드가 고전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도 화이트 와인의 인기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으니 기대해볼만 합니다. 이번 행사에서 빌라 마리아의 여러 와인들은 음식과의 훌륭한 매칭을 보여 준 것도 한 몫 합니다.
사진 제공 : 신동와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