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와인 값이 만만치 않다. 대형 마트나 편의점까지 와인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가 되고 있지만, 와인 가격은 쉽게 지갑을 열만한 수준이 못 된다. 요 몇 년 간 와인 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이런 시장의 변화 속에서 매우 반가운 세미나가 지난 7월 28일에 열렸다. 이 뱅 드 뻬이(Vins de Pays) 세미나는 프랑스 뱅 드 뻬이 협회 (ANIVIT, www.vins-de-pays.info)가 주최하고 프랑스 농식품 진흥공사 (SOPEXA)가 주관하는 세미나로 강사는 아시아 최초 국제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 타사키 신야(TASAKI SHINYA)씨가 맡았다.
뱅 드 뻬이란 무엇?
프랑스 와인의 엄격한 등급체계에서 뱅 드 뻬이는 뱅드 따블(Vins de Table, 테이블 와인)의 윗 등급인 와인으로 1973년에 이 명칭이 만들어졌다. 저렴하지만 뱅드 따블 이상의 품질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생산하게 되었는데, 선정된 몇 가지 품종을 혼합하고 원산지 명칭을 공증해서 시장에 내놓았던 것이다. 이후 프랑스산 뱅 드 뻬이의 생산량은 갈수록 증가하여 프랑스 전체 포도주 생산량의 26%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150여 개가 넘는 뱅 드 뻬이가 있으며 다양한 프랑스 전역의 토양, 기후, 품종의 다양화를 그대로 담고 있다. 뱅드 따블은 여러 지방의 포도주를 조합하여 만드는데 반해, 뱅드 뻬이는 특정 지방에서 재배된 포도만으로 생산되고 정확한 규격에 따라 제조되는 점이 다르다.
- 뱅 드 뻬이는 반드시 라벨 이름과 같은 생산지역에서 모두 생산된 것이어야 한다.
- 엄격한 분석 검사 기준에 적합해야 한다.
-각 도(道)마다 정한 « 권장 » 품종으로만 양조되어야 한다.
- 승인을 위한 시음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한다. 만일 시음위원회의 평이 긍정적이라면, 해당 포도주는
생산자가 신청한 명칭의 뱅 드 뻬이로 인증을 받게 된다. 인증을 받은 포도주만 뱅 드 뻬이로
판매될 수 있다.
그러나 뱅 드 뻬이는 AOC 와인에 비해 규제가 강하지 않기 때문에 자유롭고 개성적인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OC 와인보다 비싼 뱅 드 뻬이를 만나더라도 놀라지 마시라… 랑그독 루시옹의 Mas de Doumas Gassac 와인은 유명한 뱅 드 뻬이 중 하나로 훌륭한 품질로 인해 보르도 그랑크뤼 뺨치는 가격이다. AOC 와인은 가격규제가 있지만 뱅 드 뻬이는 그런 규제가 없어 품질에 따라 가격 차이가 꽤 있다. 뱅 드 뻬이는 매우 신선하고 과일향과 맛이 많이 나서 어릴 때 마셔야 제격이며 초보자가 와인 입문할 때 마시기 적당하다.
단일품종 와인과 프리뫼르
단일 품종 뱅 드 뻬이 (Vins de Pays de Cépage)
단일 품종이나 라벨에 명시된 두 가지 포도 품종을 섞어서 만들었다. 단일 품종 뱅 드 뻬이의 경우 유럽연합 규정에서는 85%이상으로 허가하고 있지만, 프랑스산 뱅 드 뻬이는 100% 해당 품종으로만 빚어낸다. 단일 품종 뱅 드 뻬이 생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현재 승인된 생산량의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주요 생산지 명칭으로는 뱅 드 뻬이 독(Vin de Pays d’Oc)과 뱅 드 뻬이 뒤 자르뎅 드 라 프랑스(Vin de Pays du Jardin de la France)가 있다. 이 밖에도 수많은 도(département, 道)와 소지역(zone) 명칭에서 생산된다.
뱅 드 뻬이 프리뫼르(Vins de Pays Primeurs)
보졸레 지방에 누보가 유명한 것처럼 매년 10월의 세 번째 목요일에는 신선하면서도 부드럽고 담백한 뱅 드 뻬이 프리뫼르가 일제히 출하되어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뱅 드 뻬이 프리뫼르는 고유의 부드러움과 조화로운 과일 향을 보존할 수 있는 독특한 양조법으로 빚어낸다.
뱅 드 뻬이의 일반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프리뫼르로써 그 자체의 특수한 시장 출하 규정을 따르고 있다. 프리뫼르 포도주를 제대로 음미하려면 출하연도에 바로 시음해야 한다.
- 출하일은 매년10월의 세 번째 목요일이다.
-《프리뫼르》혹은 《누보》및 수확연도를 반드시 명시한 라벨을 정확하게 부착해야 한다.
-《프리뫼르》는 프리뫼르 포도주의 특성을 확인하는 위원회에서 개별적으로 승인을 받는다.
뱅 드 뻬이 레이블 읽기
필수기재사항 :
1)“Vins de Pays” 표기와 함께 생산 지역의 지리적 단위명이 따른다.
2)병입자의 이름과 주소(포도주명이 마을명 AOC와 비슷하여 혼동될 경우 우편번호를 기재한다.
3)병의 용량을 리터(L)나 센티리터(cl)로 기재
4)알콜 함량을 % 로 기재
임의 기재사항 :
5)수확연도
6)품종명 기재 [한 품종으로만 100% 양조되었을 경우]
- 상표명이나 생산자명 (도멘느명, 농가명, 조합명…)
- 소유주명
- 숙성방법이나 보관방법 기재 (예-오크통숙성…)
- 시음시의 조건 등
몇 가지 뱅 드 뻬이를 시음해보니 가볍게 즐기거나 식사와 곁들이기 좋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야외로 놀러 나갔을 때도 배낭에 한 병씩 넣어 가져가기에도 좋을 것 같았고… 가격대비 품질 좋은 와인을 고르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이 때에 뱅 드 뻬이는 실속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_마침표_]
뱅 드 뻬이의 세계 2편으로 이어집니다.
1. Vins de Pays의 세계에 들어서다...(Ⅰ)
2. Vins de Pays의 세계에 들어서다...(Ⅱ)
ㆍ자료 제공 : 소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