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 전에 아직 둘러 볼 곳이 남아있다!
자, 이제 우리는 오크 저장 시설을 둘러볼 차례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다시 생산 시설로 올라갔다. 아도베스로 칠한 담장이 길게 지붕과 늘어서 있는 곳이 오크 저장시설이다. 아도베스는 흙과 물을 반죽하여 벽에 미장용으로 바르는 건축자재인데 마치 우리 나라의 초가집에 흙담장을 연상케 하지만 색상이 짙은 적갈색이다.
입구에서 30대의 젊은 여자를 한 명 소개받았다. 이름이 이레네 빠이바(Irene Paiva), 이 젊은 여자 친구가 거대한 와인 회사 San Pedro의 수석 와인 메이커이다.
San Pedro에 수석 와인 메이커로 부임한지는 이제 6개월이 갓 넘었다. 그전에는 Viña Calitera(비냐 깔리떼라)와 Robert Mondavi에서 근무한, 나이는 적지만 경력이 풍부한 베테랑 와인 메이커이다.
이레네는 다른 와인 회사와는 조금 다른 식의 와인 제조방법을 쓴다. 즉 Reserve 혹은 Premium 와인의 경우에는 스테인레스통을 쓰지 않고 꼭 오크 배럴을 쓴다는 점이다. 화이트 와인은 그냥 225ℓ의 오크통을, 레드 와인의 경우에는 칠레에서 나는 독특한 나무로 된 오크 배트를 사용하는 점이 다르다. 이것은 프랑스의 저 유명한 샴페인 회사 Krug의 제조방법과 같다고 같이 간 일행 중의 한 명이 거든다. 오크 배럴 저장시설로 들어가자 엄청난 양의 오크 통들이 쌓여 있었다. 70%는 프랑스산 오크이며 30%가 미국산 오크란다.
Premium 와인에는 물론 100% 프랑스산 오크를 쓴다. 그것도 새 오크의 비율이 높다. 독자들께서는 새 오크를 쓰는 비율에 따라 와인의 맛이 달라진다는 것을 이 기회에 알아두었으면 한다.
물론 100% 새 오크를 쓴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 왜냐하면 100% 모두 새 오크만을 썼을 경우에는 오크 향에 가려 신선한 과일의 향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 Premium 와인의 경우에는 새 오크의 비율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다시 계단을 타고 내려가 지하 셀러로 내려갔다.
여기가 바로 아까 점심에 마신 Cabo de Hornos의 저장시설이다. 아치 형태로 벽돌을 쌓아서 돔을 형성한 것은 프랑스의 셀러와 비슷하다.(프랑스는 천연 동굴형태의 지하 셀러도 있지만) 면적은 대략 100평정도 될 것 같다. 이 셀러에서는 Cabo de Hornos 2000년 vintage가 오크통에 담겨져 익고 있다.
한쪽 귀퉁이로 가보니 거기에는 그 이전의 vintage 와인들이 병에 담겨져 차곡차곡 쇠막대기로 칸막이가 된 곳에 빼곡히 쌓여 있다. 첫 vintage는 1994년, Almaviva와 Montes Alpha M의 첫 vintage는 1996년. 그러면 Cabo de Hornos가 2년 앞서게 된다. 이 사람들의 말로는 칠레에서 제일 먼저 탄생한 Premium 와인이 바로 이 와인이라고 자랑한다.
하지만 Don Melchor는 1987년 vintage가 있다고 했더니 '만약 Don Melchor를 Premium 와인이라고 인정한다면, 그것이 제일 먼저다. 그런데 우리는 Don Melchor를 Cabo de Hornos와 이 회사의 Reserve급인 Seleccion del Directorio의 중간에 속하는 등급으로 보고싶다'라고 말한다. 지하 셀러를 나와 병입 라인시설과 수출용 콘테이너에 실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창고를 둘러본 후 게스트하우스로 다시 돌아왔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저녁 식사를 한 후 야간 수확 장면을 보기 위해 다시 포도밭으로 나갔다. 야간에 포도 수확을 하는 것은 (물론 한낮에도 하지?? 특히 Merlot같은 조생종의 경우 지금과 같이 더위가 가시지 않은 시기에 기계로 한낮에 할 경우 포도알이 터져 산화 과정이 급속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온도가 내려간 야간에 하는 것이란다.
- 작별의 시간은 오고야 만다.
밤 12시가 넘어서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 오전 일정을 소화하고 오후 산티아고로 다시 올라가 아르헨티나 멘도사행 비행기를 타려면 잠을 좀 자두어야 한다.
2월 28일 아침, 우리는 인디오 아주머니의 따뜻한 환송을 받으며 San Pedro의 게스트하우스를 나왔다. Rodrigo가 문 앞까지 따라 나오며 아쉬운 석별의 정을 더했다.
- 한독와인주식회사 대표 김 학균 -
1. 2월 27일 아침
2. 즐거운 Vina San Pedro투어! 포도, 포도원과 와인!
3. 잠깐! Santa Helena = San Pedro!!!
4. Cabo de Hornos 1996과 1997! 그 환상적인 맛!
5. 떠나기 전에 아직 둘러 볼 곳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