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는 그레이트 와인의 대안책으로 근래, Second Wine이 와인애호가들 사이에서 크게 부상하고 있다. 그레이트 와인의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가격은 저렴하다는 것이 바로 Second Wine을 찾는 가장 큰 이유이다.
지난 2월 22일 베스트와인에서 주최한 '제16차 아카데미 - Exploring Second Wines' 행사는 최근 일고있는 이러한 Second Wine의 열풍을 잘 반영한 유익한 시음회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Second Wine이란?
그렇다면 Second wine이란 무엇인가?
Second Wine은 한 샤또에서 Grand Vin1 을 양조할 때 그 표준품질에 미치지 못하는 cuvee나 포도나무에서 얻은 와인을 말한다. Second wine은 18세기에 처음 보르도에서 생겨났다. 그리고 20세기 초, 'Château Lafite'에서 다시 부활하게 되나 1980년대 까지는 그리 상업화 되지는 못하였다.
Château Lafite의 2nd wine '까뤼아드 샤또 라피트(Carruades de Château Lafite)'가 Second Wine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Château Lafite는 1967년 까지 생산량의 절반에서 2/3까지를 Lafite의 Grand Vin으로 입병하고 그 나머지는 Second Wine인'물랭 데 까뤼아드(Moulin des Carruades)'와 Third Wine인 '뽀이약(Pauillac)'으로 입병하였다. 이후 'Moulin des Carruades'는 1985년부터 '까뤼아드 샤또 라피트(Carruades de Château Lafite)'라는 새 이름으로 변경되었다.
Grand Vin이 평균 3-40년 된 포도나무에서 얻는 반면 Second Wine은 고급 포도밭의 어린 수령의 포도나무로부터 얻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Grand Vin과 같은 포도밭에서 재배하는 포도나무로, 같은 와인메이커의 손길을 거쳐, 같은 셀라 같은 배럴들에서 양조된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일반적으로 Second Wine은 Grand vin에 비해 다소 힘이 떨어지거나 농축미가 부족하다고 평가 받고 있다. 빈티지가 좋지 않은 해에는 더욱 실망스러운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대로 Second Wine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 없이 그랑뱅의 체취를 최대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며 그 외, 조기 숙성되어 빨리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뛰어난 빈티지라도 만나게 되면 Grand Vin과 더불어 Second Wine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하게 되는데 숙성잠재력이나 복합미, 우아함에서 Grand Vin과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게 된다.
Second Wine 시음
국내에서 맛볼 수 있는 거의 모든 Second Wine 12종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보니 가히 눈이 부실 정도였다. 웬만한 그랑크뤼가 부럽지 않은 듯 했다.
1. Les Forts De Latour 1999
Château Latour (Pauillac 그랑크뤼 1등급)의 2nd wine.
ⓘ 품종 : Cabernet Sauvignon, Merlot
ⓘ 양조 : 'Carruades de Lafite Rothschild' 보다 더 유명한 Second Wine이다.
17ha의 포도밭은 "Comtesse de Laland', 'Petit Batailly' 그리고 'Saint Anne'이라고 부르며 각기 다른 지역에 분산 되어 있다. 주로 이 세 포도밭에서 재배된 포도가
Les Forts de Latour의 양조에 사용되나 때로는 품질이 표준에 미달되면 이 또한 격하하여 보통의 뽀이약(Pauillac)으로 판매된다.
ⓘ 테이스팅 : 이 뛰어난 Second Wine은 Grand Vin보다는 다소 옅긴 하지만 안정적인 구조감, 짙은 칼라, 그리고 풍부한 과일의 향과 맛을 자랑한다. 10~20년간 숙성이 가능하다.
2. Pavillon Rouge du Château Margaux 1997
Château Margaux (Margaux 그랑크뤼 1등급)의 2nd wine.
1908년에 처음 소개되어 전체 포도원 생산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와인은 Château Latour의 Les Forts De Latour와 함께 Second Wine의 정수라고 불리 울만하다. 이 와인 외에도 샤또 마르고는 빠비용 블랑(Pavillon Blanc) 이라는 화이트와인을 생산하고 있는데, 기존에는 쎄미용과 소비뇽 블랑의 비율이 각각 50%인 와인이었으나 잠시 생산이 중단되었다가 1977년 다시 생산하면서 포도품종을 소비뇽블랑 100%로 바꾸어 오크통에서 발효를 시켜 다음 해 여름 입병하는 Full-bodied한 화이트 와인이다.
ⓘ 품종 : Cabernet Sauvignon, Merlot
ⓘ 양조 : 전통적인 양조 기술이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포도는 그랑방과 마찬 가지로 모두 손수확으로 이루어지며 발효는 오크통에서, 숙성은 Troncais oak barrel에서 행해진다. 그러나 병입은 일반적으로 Pavillon Rouge가 Château Margaux보다 3~4개월 먼저 이루어진다.
ⓘ 테이스팅 : 짙은 루비 빛의 풍부한 과일향이 돋보이는 뛰어난 2nd wine이다. 구조감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우아하다. Pavillon Rouge는 배럴에서의 오랜 숙성을 요하지 않으며 숙성이 빨리 이루어진다. 그러나 빈티지가 좋은 해의 경운 오랜 시간 보관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게 된다.
3. Le Bahans Du Château Haut-Brion 1999
Château Haut Brion (Pessac Leognan 그랑크뤼 1등급)의 2nd wine.
이 와인은 19세기 초에 처음 소개되었다. Bahans라는 이름은 과거 한 때 Haut-Brion포도밭의 일부를 소유했던 패밀리의 이름으로 오늘 날에도 계속해서 그들의 이름을 와인에 사용하는 것은 꾸준하게 좋은 와인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의 표명이다. Haut-Brion은 Top보르도 와인 생산자 중 유일하게 Non-
Vintage wine을 생산하여 보르도 와인 시장에 독점적으로 판매하였다. 1976년 Vintage Bahans이 시중에 출하 되었을 때 먼저 시중에 유통되고 있던 Non-Vintage Bahans과 혼란이 야기되어 1982년 빈티지부터 non-vintage wine의 생산이 중단되었다. 그 결과 Bahans은 오늘 날 Les Forts De Latour나 여타 고유의 2nd wine과 같은 품질의 와인이다. Haut-Brion Blanc은 50% Sauvignon Blanc과
50% Semillon 을 블랜딩한다.
ⓘ 품종 : Cabernet Sauvignon, Merlot
ⓘ 양조 : 스테인레스 스틸 양조통에서 발효가 이루어지며 오크통에서 24~27개월 간 숙성 시킨다. 배럴 당 6개의 계란 흰자로 정제 과정을 마친다. 모든 양조과정은 Jean Delmas의 통제 하에 이루어지며 이 와인 마스터는 온도 조절보다는 고온에서 짧게 이루어지는 발효를 선호한다. 연간 4,000 cases를 생산한다.
ⓘ 테이스팅 : 전형적인 짙은 루비 빛을 띠고 있으며 감미롭고 향긋한 스파이시함을 느낄 수 있다. 벨벳과도 같은 촉감과 응집된 맛을 자랑한다. 5~8년이면 잘 익은 Le Bahans 을 맛볼 수 있다.
4. Le Petit Mouton de Mouton Rothschild 1999
Château Mouton Rothschild (Pauillac 그랑크뤼 1등급)의 2nd wine.
1927년 남작 필립은 Second Wine으로 무똥카데(Mouton-Cadet)를 탄생시켰다. 그 당시 필립은 롯드쉴드家의 제일 젊은 구성원으로, Cadet라고 이름 지은 것은 막내란 뜻도 있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이 와인을 순한 와인이라고 판단해서라고 Mouton의 소유주인 필립핀 여사가 와인스펙테이터 저널에 밝힌바 있다.
처음에는 Mouton의 Grand Vin의 표준품질에 못 미치는 와인을 무똥카테란 라벨로 판매하기 때문에 다른 샤또처럼 Mouton 자체에는 Second Label이 없었다. 그러나 1993년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Le
Second Vin de Mouton Rothschild'란 Second Wine을 출시하게 되었다. 'Le Second Vin de
Mouton Rothschild'은 보르도의 일등급 샤또 중에서 제일 늦게 출시된 Second Label이다. 현재 'Le
Petit Mouton de mouton Rothschild'로 이름이 바뀌었다.
ⓘ 품종 : Cabernet Sauvignon, Cabernet Franc, Merlot
ⓘ 양조 : Grand Vin과 같은 매우 엄격한 양조과정을 거친다. 무통家의 포도밭에서 어린 포도나무로부터 특별히 선별되어 양조에서부터 병입에 이르기까지 Château
Mouton Rothschild를 만드는 같은 와인마스터의 손을 거친다. 오크 양조통에서 발효가 이루어지며 전통적인 방식으로 배럴에서 숙성이 이루어진다. 이 와인은 100% 감산 발효가 이루어졌다.
ⓘ 테이스팅 : 맑고 깊은 체리빛을 보인다. 레드배리류의 과일과 체리의 향이 선명하게 드러나면서 이 곳 아펠라시옹의 전형적 특징인 블랙 커런트의 향이 지배적이다. 거기에 미묘한 오크의 향이 더해진다. 응집력과 힘이 느껴지면서 입안에서의 구조감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는 느낌이 좋고 타닌도 잘 녹아 들어 있다. 과일의 풍미가 구운 아몬드, 바닐라, 토스트 등의 복합적인 향들과 잘 어울려 있으며 비교적 여운도 길고 진하다.
5. Reserve de la Comtesse 1993
Château Pichon-Longueville Comtesse de Lalande (Pauillac 그랑크뤼 2등급)의 2nd wine.
1973년부터 전 샤또 생산량의 20~50%내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다.
ⓘ 품종 : Cabernet Sauvignon, Merlot, Cabernet Franc
ⓘ 양조 :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18~24일 동안 33도에서 발효를 거쳐 25%의 새 오크통에서 18개월 이상 숙성이 이루어졌다.
ⓘ 테이스팅 : 선명하고 짙은 전형적인 루비 빛을 띠며 깨끗하고 향기로운 과일 향이 지배적이다. 과일향과 더불어 후추, 바닐라, 감초 향 등의 스파이시함이 잘 어우러져 있다. 중간 정도의 바디감을 갖으며 입안에서의 느낌은 부드럽고 감칠맛을 자아내는 와인이다. 과일여운이 오래 지속된다.
6. Les Pagodes de Cos 1995
Château Cos d'Estournel (Saint-Estephe 그랑크뤼 2등급)의 2nd wine.
ⓘ 품종 : Cabernet Sauvignon, Merlot (수확이 좋은 해에는 Cabernet Franc도 블랜딩한다.)
ⓘ 양조 : 코스데스뚜넬에서는 1994년 부터 2nd wine을 생산하기 시작하였는데 여기에 쓰이는 와인은 코스데스뚜넬의 어린 포도에서만 (5년에서 20년 사이 수령) 수확하고 양조가 이루어진 진정한 의미의 second label 포도주이다. 수확한 포도는 에나멜 스틸 통에서 발효를 거쳐 18개월간 배럴에서 숙성을 지낸다. 생산량은 8,000 Box.
ⓘ 테이스팅 : 달콤한 과일향이 느껴지고 남성적인 타닌의 힘이 느껴지면서 입안에 오래 맴돌고 뒷맛이 인상적인 와인이다. 최적의 음용 시기는 병입 후 10년 이내이다.
7. Clos du Marquis 1994
Château Leoville-Las Cases (Saint-Julien 그랑크뤼 2등급)의 2ND Wine.
Leoville-Las Cases에서 생산하는 2nd wine은 단 한가지이지만 특이하게 두 종류의 라벨을 부착하여 시장에 출하하고 있다. 하나는 클로 드마퀴(Clos de Marquis)이고 다른 하나는 샤또 그랑 파크(Château Grand Parc)이다. 샤또란 단어 때문에 다분히 Clos보다 Château가 더 훌륭한 와인으로 생각될지 모르나 Las Cases의 소유주인 미쉘드롱은 Clos de Marquis 를 더 선호한다. Grand Parc 레이블은 아주 특별한 고객을 위한 배려로 생산하는 것이며 일반인들은 거의 접하기가 힘든 와인이다.
ⓘ 품종 : Cabernet Sauvignon, Merlot, Cabernet Franc, Petit Verdot
ⓘ 양조 : 15~20일 동안 26~29°C의 온도에서 발효를 거친 후 오크통에서 약18~22개월 동안 숙성을 지냈다. 정제과정 시 달걀흰자를 이용한다.
ⓘ 테이스팅 : 보라 빛 뉘앙스의 짙은 루비 빛이 영롱하다. 달콤하고 깨끗한 야생 머루향이 매력적이다. 중간정도의 바디감을 갖고 있으며 산도는 약간 부족한 듯 하지만 입안에서 보여주는 느낌은 매우 다양하고 풍부하다.
8. Les Hauts de Pontet 1999
Château Pontet-Canet (Pauillac 그랑크뤼 5등급)의 2nd wine.
ⓘ 품종 : Merlot, Cabernet Sauvignon, Cabernet Franc
ⓘ 양조 : 전통을 고수하는 양조방식으로 100% 손으로 수확한 후 3주의 발효과정을 거쳤고 12개월동안 50%의 오크통에서 숙성이 이루어졌다. 이후 달걀 흰자를 넣어서 정제과정을 거쳤다.
ⓘ 테이스팅 : 좋은 날씨와 Château Ponet-Canet의 양조기술 덕분에 깊고 진하면서도 한편, 우아함이 돋보이는 와인이다. 진한 루비색상을 띠고 있으며 입안에서는 타닌의 응집된 구조와 풍부한 과일향 그리고 약간의 향신료가 느껴지는 조화가 잘 어우러진 와인이다.
9. Prelude a Grand-Puy Ducasse 1997
Château Grand-Puy-Ducasse (Pauillac 그랑크뤼 5등급)의 2nd wine.
ⓘ 품종 : Cabernet Sauvignon, Merlot
ⓘ 양조 : 분쇄와 압착을 하기 전에 가장 잘 손질된 것들만 손으로 분류해낸다. 모든 포도를 줄기에서 포도알을 분리한 후 살짝 분쇄하여 stainless steel통에서 발효시킨다. 개인 포도밭에서 온 포도들은 따로 분리하여 발효시킨다. 자동 온도조절장치로 인해 발효 시 이상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후 오크통에서 16∼18개월간 숙성 시킨다. 연간 1,500∼2,500 cases를 생산한다.
ⓘ 테이스팅 : 농축된 와인으로 매우 부드럽다. 약간 진한 사향을 지니고 있으며 달콤한 과일향이 난다. 어린 와인은 매우 극소량의 타닌을 가지고 있으며 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1~ 2년 후면 매우 좋아질 것이다.
10. Clos Canon 1997
Château Canon (Saint-Emilion 프리미에 크뤼 클라세 B등급)의 2nd wine.
ⓘ 품종 : Merlot, Cabernet Franc
ⓘ 양조 : 오크통에서 높은 온도로 장기간의 전통적인 발효과정이 이루어졌다. 이 후 18개월간 20%의 새 오크통에서 숙성을 거쳤다.
ⓘ 테이스팅 : 짙은 루비 빛의 묵직함이 느껴지는 남성적 와인이다. 그러나 의외로 부드럽고 쉽게 음미할 수 있는 와인으로, 파스타, 고기구이, 허브소스의 양고기, 까망베르치즈와 곁들이면 좋겠다.
11. NO2 Lafon Rochet 1994
Château Lafon-Rochet (Saint-Estephe 그랑크뤼 4등급)의 2nd wine.
ⓘ 품종 : Cabernet Sauvignon, Merlot
ⓘ 양조 : 전통적인 방법으로 3주간 발효과정을 거친 후 16~18개월 오크통에서 숙성하였다.
ⓘ 테이스팅 : 아름다운 퍼플 뉘앙스를 띠는 붉은 자주빛의 와인으로 달콤하고 깨끗한 머루의 향이 인상적이다. 남성적인 힘과 묵직함이 느껴지는 농축된 와인이다.
12. Blason d'Issan 1999
Château d'Issan (Margaux 그랑 크뤼 3등급) 의 2nd wine.
ⓘ 품종 : Cabernet Sauvignon, Merlot
ⓘ 양조 : 포도나무의 평균 수령은 약 25년이며, 3주간의 발효과정을 거쳐 병입 전 약 18개월 간 오크통에서 숙성과정을 거친다. 매년 50%는 새로운 오크통을 사용한다. 연간 평균 생산량은 125,000병 정도이다.
ⓘ 테이스팅 : 전반적으로 섬세한 느낌이 강하며, 까베르네 쇼비뇽 포도 특유의 블랙 커런트 향기가 은은히 스치고, 약간의 스파이시한 향, 달콤한 냄새들이 감돈다. 잘 숙성된 과실미가 입안에 넘치며, 적당히 타닉하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은 귀족적인 중간바디의 와인이다.
1. 보르도의 Château에서 양조한 '주포도주(main wine)'를 'Grand Vin'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