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와인(Ice-wine)은 말 그대로 얼음 포도주이다(마치 구글 번역을 통해 번역된 것 같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와인을 얼린 것이 아니라 꽁꽁 얼은 포도로 만든다.
지난 11월 1일에 수입사 길진인터내셔날과 필리터리 에스테이트의 주최로 캐나다 대사관에서 <캐나다 아이스 와인과 필리터리(Pillitteri) 와인 세미나>가 열렸다. 캐나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아이스 와인의 총 생산량은 연간 100만 리터 정도인데 빈티지에 따라 그 차이를 보인다.
2010년의 경우 수출량은 1,200만 달러(172,000리터) 규모였으며 주로 미국과 동남아시아에 수출했다. 한국의 경우, 2010년에 150만 달러 규모로 수입액 기준으로 3위를 차지했다. 2007년 이후 수입량이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침체로 고가 와인의 소비감소에 따른 결과라 볼 수 있다.
캐나다의 주요 와인 생산지는 남부 온타리오(Southern Ontario)와 브리티시 콜롬비아(British Columbia)이고 이외에도 퀘벡(Quebec)과 노바 스코티아(Nova Scotia)에 소규모 와이너리들을 볼 수 있다.
가장 큰 생산지는 브리티시 콜롬비아의 오카나간 밸리(Okanagan Valley)와 온타리오의 나이아가라 페닌슐라(Niagara Peninsula)를 꼽을 수 있다. 두 지역 모두 선선한 기후가 나타나며 일조시간도 길어 산도가 높고 향이 풍부한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
캐나다 와인에 대해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VQA(Vintners Quality Alliance)이다. 이는 프랑스의 AOC, 이태리의 DOC 시스템과 비슷한데, 캐나다 와인의 품질을 정부가 관리하고 이를 인증하는 표시라 할 수 있다. VQA 마크를 와인의 레이블에 넣어 소비자들이 구매할 때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캐나다가 수준 높은 아이스 와인을 생산할 수 있었던 것도 이 VQA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스 와인에 관한 VQA 규정
1. 비티스 비니페라 혹은 비달(Vidal) 품종을 사용해야 한다.
2. 포도의 상태가 자연적으로 얼어 있어야 한다.
3. 영하 8℃ 이하의 온도로 내려갈 때 수확하고 압착해야 한다.
4. 수확할 때 최소 당도가 35˚Brix 이어야 한다.
5. 알코올 함량 7~14.9% / 잔당 함유 125g/L 이상
흔히 ‘신들의 음료(The Nectar of Gods)’라는 아이스 와인은 엄격한 규제 속에서 태어난다. 독일에서 시작된 아이스 와인이 캐나다에서 뿌리 내린 시기는 1978년으로 브리티시 콜롬비아에 위치한 하인리 빈야드에서 처음 생산되었다고 전해진다. 현재 자연적인 방법으로 아이스 와인을 생산하는 나라는 독일, 캐나다, 오스트리아뿐이다.
아이스 와인을 만들기 위해 11월 혹은 이듬해 2월까지 포도를 그냥 방치했다가 수확하는데, 포도 수확 전에 와인 인스티튜트(Wine Institute)에 신고해야 한다. 품종은 비달과 리슬링이며 레드 품종으로 아이스 와인을 만들기도 한다. 비달은 위니 블랑과 자이벨의 교배종으로 껍질이 두꺼워 내한성이 우수해 캐나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이스 와인용 품종이 되었다.
얼어 있는 포도송이를 수확하자마자 압착을 한다. 아이스 와인 1병당 필요한 포도의 양은 5~10kg로 15~20℃의 저온발효를 3~12주 동안 진행한다. 병입까지 보통 6~9개월이 걸리는데 아이스 와인을 숙성시키려면 비달의 경우 5~10년 정도, 리슬링 10~15년, 카베르네 프랑 15~30년 정도 가능하다. 아이스 와인에 함유된 당분이 오랫동안 신선도를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해서 장기 숙성에도 무리 없다는 것.
이날 세미나에서 소개된 필리터리 에스테이트는 가족 소유 와이너리로 이태리 시실리에서 이주민인 게리 필리터리가 1993년에 설립했다.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Niagara-on-the-Lake)에 약 21ha의 포도밭에서 연간 60만 리터의 와인을 생산한다.
필리터리 에스테이트는 캐나다에서 최대의 아이스 와인 생산자로 비달, 리슬링, 세미용, 카베르네 소비뇽, 샤르도네, 산지오베제, 쉬라즈 등의 아이스 와인을 생산한다. 특히 아이스 와인으로 만들기 힘들다는 쉬라즈 품종으로 세계 유일하게 쉬라즈 아이스 와인을 생산하고 최초의 카베르네 프랑 아이스 와인을 생산한 바 있다. 지난 12년 동안 보르도 인터내셔날 와인챌린지에서의 수상 경력, 미국 와인 협회에서 받은 메달 등 국내외 유명 와인 대회에서 수상함으로써 우수성을 인정 받고 있다.
달콤한 와인의 문제는 당도가 강하고 산도는 낮아서 쉽게 질릴 수 있고 음식과의 조화 또한 무너지기 쉽다. 그래서 신선한 산도가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아이스 와인은 꿀 같이 달콤한 맛과 신선한 산미가 조화를 이뤄 이상적인 달콤한 와인의 모델을 제시한다.
필리터리 에스테이트의 달콤하고 신선한 풍미를 알아보자.
Pillitteri Estates Vidal Icewine 2009
발효 전 포도의 당도가 40.2˚Brix이고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에서 약 2개월 동안 숙성시킨다. 파인애플, 복숭아 등 과일의 달콤한 향과 균형 잡힌 산도를 느낄 수 있다. 필리터리의 대표적인 와인
Pillitteri Estates Cabernet Franc Icewine 2008
최초의 카베르네 프랑 아이스 와인으로 필리터리의 기술이 집약되었다. 아름다운 분홍 색상을 띤 로제 아이스 와인이며 전체 생산량의 10%를 차지한다. 꿀, 제비꽃, 딸기 등 레드 와인의 향이 난다. 중간 정도의 바디와 부드러운 타닌 그리고 산도가 기분 좋게 느껴진다.
Canadian Dream Vidal Icewine 2006
한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라고 하는데, 수확 후 최상급 포도로 비달 아이스 와인을 만들고 나머지 포도로 바로 이 와인을 만든다. 개념은 2nd 와인이라 볼 수 있지만 나머지 양조방식은 비달 아이스 와인과 동일하다. 발효 전 포도의 당도가 36˚Brix로 앞서 시음한 아이스 와인보다 낮은 편. 그래서인지단 맛도 강하지 않아 산뜻하게 넘어간다. 비달 아이스 와인보다 한국인의 입 맛에 맞을 듯.
Pillitteri Estates Gewurztraminer Riesling 2010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는 와인이다. 57% 게브르츠트라미너와 42% 리슬링 그리고 특이하게 1%의 리슬링 아이스 와인을 블랜딩한다. 드라이 타입으로 레몬과 미네랄 그리고 살구향의 느껴지는 화이트 와인이다. 게브르츠트라미너의 팬이라면 강추 !
Pillitteri Estates Cabernet Franc 2007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레드 와인이다. 100% 카베르네 프랑으로 만드는데, 카베르네 프랑은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품종이라서 그런지 정말 마실만한 괜찮은 와인이다. 18개월 동안 아메리칸 오크 배럴에서 숙성시켰다. 부드러운 타닌과 베리류의 신선한 향이 잘 어우러져 강하고 진한 레드 와인에 진력이 났다면 이 와인을 추천하고 싶다.
사진 제공: ㈜길진 인터내셔날 & 필리터리 에스테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