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의 보물 창고 '석회 지하 꺄브'
비디오 시청이 끝나자 가이드의 인솔 하에 지하 까브로 내려갔다. 투어는 샴페인의 생산공정을 따라가면서 진행되었는데, 아직 발효중인 샴페인들이 쌓여있는 중간중간 빈 틈이 보였는데 가이드는 그 빈자리는 기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 버린 와인병들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하 까브는 무척이나 복잡하고 미로처럼 얽혀져 있어서 이 샹파뉴 지역의 지하 까브 복도를 모두 한 줄로 이으면 보르도 지방까지 내려갈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하며 절대로 그룹에서 낙오하지 말고 자신을 꼭 따라올 것을 당부했다. 또한 에페르네의 지하 까브는 서로 다른 회사들끼리도 자물쇠가 달린 철문이 있기는 하지만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재미있었던 것은 방문객들에게 벽을 긁어보라는 주문이었는데 벽을 손톱으로 긁자 마치 축축한 분필을 만지는 느낌으로 손톱자국이 선명하게 날 정도로 벽은 무른 석회석이었다. 거기에서는 독특한 광물질의 향이 났는데 이 초크향은 와인의 향을 조성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해 주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뵈브클리코 여사가 고안해 냈다는 퓌피르트 테이블이었는데 45도 정도 경사진 나무 테이블에 구멍을 뚫어 샴페인 병을 거꾸로 꽂아 넣고 빙글빙글 돌려서 병속의 이스트 찌꺼기와 여러 부유물들을 병목으로 모이게 하는 르뮈아주라고 하는 작업이었다. 실제로 이곳에서 퓌피르트 테이블에 꽂혀있는 샴페인 병을 꺼내 보았는데 도저히 샴페인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흙탕물처럼 뿌옇고 지저분해 보였다. 뵈브클리코 여사가 이 르뮈아주 작업을 고안해 내기 전까지는 이처럼 뿌연 샴페인을 마시거나 혹은 부유물을 제거하기 위해 샴페인 병을 열었다가 아주 많은 기포를 빼앗기거나 소중한 샴페인을 많이 흘려버렸다니 역시 뵈브클리코 여사는 라 그랑 담(위대한 여사)이라는 칭호가 걸맞는 여걸이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인건비 절약차원에서 기계로 르뮈아주 작업을 대신하고 있으며 와인의 품질에는 차이가 없다고 설명해 주었다.
가이드가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샴페인이라고 소개한 샴페인은 1842년 산으로 먼지가 엄청 두껍게 내려앉아 마치 이불을 덮은 듯 했고 그 살아온 세월을 증명해 보이는 것 같았다. 모에&샹동과 돔페리뇽은 같은 회사에서 생산되지만 블랜딩 마스터는 각기 다른 사람으로 그랑크루급인 돔페리뇽을 만들 때는 피노뫼니에는 빨리 숙성되는 성질 때문에 섞지 않는다고 한다. 병목을 얼려 침전물을 빼내는 데고르주망이나 감미 조정액을 첨가하는 도자주에 대해서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없어 가이드의 설명으로 대신하였다.
까브는 무척이나 춥고 습해서 여름옷을 입고 내려간 방문객들은 추위에 오들오들 떨었는데 가이드는 무척이나 예쁘고 따뜻해 보이는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이 스카프는 지방시에서 디자인 한 것으로 모에&샹동의 로고가 찍혀 있었고 투어가 끝난 후 만나게 되는 기념품 샵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 조 희 정 -
1. 오! 형제여. 나는 지금 별을 마시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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