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 아침.
오늘 우리는 San Pedro(산 페드로)-Santa Helena- 를 방문한다.
이 San Pedro(Santa Helena) 방문기를 쓰기 위해서 사설이 너무 길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어제 4개의 와인 회사를 동서남북 몇십 ㎞씩 달려 너무 지쳤던 우리는 오늘 조금 편하고 안락한 분위기에서 느긋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오늘의 일정은 하루종일 San Pedro(Santa Helena)의 일정을 소화하면 되고 또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기로 하여 차량 이동이 없기 때문이다. 10시에 일정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제 시차 적응이 되어 가는 시기인지라 모처럼 늦게까지 잠을 푹 잘 수 있어 좋았다.
10시 정각에 Rodrigo가 예쁜 아가씨 한 명을 데리고 호텔 마당에 나타났다. 산티아고에 있는 사무실에서 월요일 하루 일과를 끝내고 새벽같이 나와 차를 달려 우리를 맞으러 왔는데 이 공장의 영접안내자인(Receptionist)인 Miss 빠멜라 로싸노(Pamela Rozano)를 데리고 왔다.
뉴질랜드에서 유학하며 영어를 배운, 이 회사에 온지 이제 갓 두달된 아직 와인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애송이 아가씨다. 뉴질랜드에 유학하는 동안 한국 남자 친구를 사귀어 한국 사람에 대한 친근함이 몸에 배어 있었던 것에 우리는 지금 서울에 살고 있다는 빠멜라의 남자 친구에게 감사해야 할 입장이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San Pedro를 향해 출발했다.
Vina San Pedro는...
칠레에서 두 번째로 큰 와인 회사다.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San Pedro라는 이름이 Concha y Toro나 Montes와 비교하여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일단 칠레 땅에만 들어서면 상황은 달라진다. 우리 나라의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대기업 집단인 CCU 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와인 회사로서 전체 2500ha의 포도밭 규모로 Concha y Toro의 3300ha에 버금간다. 생산량, 수출 물량 또한 칠레 와인 회사 중 두 번째로 많으며, 특이한 점은 Lontue Valley(론뚜에 밸리)에 (Lontue Valley는 Curico Valley내에 있는 서브존의 이름이다. 조금 더 깊이 얘기하면 Molina지역) 단일 블록의 포도밭으로는 칠레에서 가장 큰 1200ha의 포도밭을 가지고 있는 대단한 회사다.
Desocanso 호텔에서 나와 차를 타고 남쪽으로 약 25분을 달리면 이 거대한 와인 생산 시설이 자리하고 있는 공장에 도착할 수 있다. 내가 왜 칠레에서 두 번째로 큰 회사라면서 '거대한'이라는 표현을 쓰냐면 사실 Concha y Toro는 포도밭을 여러 지역에 쪼개 가지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주 생산 시설이 위치한 삐르께가 아닌 각 지역에 와인 생산 시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San Pedro는 여기에 단일 생산 시설을 가지고 있으므로 규모로는 단연 최고로 크다.
작년에 이 공장에 왔을 때는 병입 라인 시설이 채 완공이 안된 상태였었다. 우리가 막 차에서 내려서는데 2대의 40 ft. 콘테이너가 도착하여 오크통 하역 작업을 시작하려는 참이었다. 프랑스산 오크란다. 우리는 일단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정원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뒤쪽으로 난 정원은 200평 정도의 파란 잔디밭에 사과나무와 몇 그루의 야자수를 심어 놓았고 중앙에는 우리의 원두막처럼 짚을 이어 지붕을 만든 다음 테이블을 길게 늘어놓아 손님을 맞을 수 있는 장소가 만들어져 있으며 크진 않지만 풀장도 한 쪽에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풀장과 식탁 테이블의 중간쯤 되는 공간에 바베큐 구이를 할 수 있는 화로가 만들어져 있다. 우리는 오후에 여기서 바베큐 구이, 이쪽 지역의 말로 하면 일종의 '아싸도' 요리를 해 먹을 예정이다.
오늘의 일정이 한결 여유로와 마음이 푸근함을 느낀다. 다른 일행은 마르셀로로부터 적어 받은 'Besame Mucho'의 가사를 받아 들고 입을 맞추어 노래 연습도 하고 또 Rodrigo로부터 뜻을 받아 적고 있다. 'Besame Mucho'는 영어로는 'Kiss me so much'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내일이면 떠나가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작별을 못 잊어하며 슬퍼하는 사랑 노래이다. 한때 우리 나라의 전직 대통령이 좋아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던 노래이기도 하다.
- 한독와인주식회사 대표 김 학균 -
1. 2월 27일 아침
2. 즐거운 Vina San Pedro투어! 포도, 포도원과 와인!
3. 잠깐! Santa Helena = San Pedro!!!
4. Cabo de Hornos 1996과 1997! 그 환상적인 맛!
5. 떠나기 전에 아직 둘러 볼 곳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