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품종들이 선사하는 이태리 와인의 숨은 맛
보통 와인의 품질을 결정하는 요소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포도품종이라고 말한다. 어떤 품종인지, 어디에서 자랐는지, 얼마나 잘 익었는지 등에 따라 와인의 품질이 달라진다. 제84차 와인 아카데미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태리의 토착품종으로 만든 와인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흔히 카베르네 소비뇽과 샤르도네가 대표하는 국제 품종들은 세계 각지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이런 국제 품종과는 다르게 토착품종은 한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재배되었다. 토착품종은 그 지역적인 특성에 잘 적응하며 개성적이고 독특한 차별성을 가진다. 특히 이태리는 ‘와인의 땅’이라고 말할 정도로 북쪽에서 남쪽까지 전 국토에서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다양한 토착품종을 가지고 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이태리에서 1,000종이 넘는 토착품종들을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스/로마시대 때부터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생산했던 이태리에 그 어느 곳보다 토착품종의 수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수많은 토착품종들은 이태리 와인이 개성적이고 지역에 따라 다양한 성격을 가질 수 있게 한 기반이 되었다.
그러나 전 국토에서 자라는 토착품종이 이태리를 대표할 수 있는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었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수많은 세계 와인 애호가의 입맛이 국제 품종에 길들여져 토착품종 와인들에 대한공정한 평가를 받지 못한경우도 있었다.
이태리에서도최고급 와인을 만들기 위해 국제품종을 들여온 것을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토착품종에 대한 자부심으로 품질개량과투자를 거듭한 결과, 네비올로로 만드는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산지오베제로 만드는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와 수퍼 투스칸 등을 최고급 와인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이태리의 와인지역은 총 4개로 나눠지는데, 북서부, 북동부, 중부, 남부와 섬이다. 간단하게 각 지역마다 대표적인 토착품종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그 중 앞서 언급한 네비올로, 산지오베제 외에도 네로다볼라, 알리아니코, 가르가네가 등각광받기 시작한 품종들도 많아지고 있다.
지방 | 와인 생산지역 | 품종 |
북서부 |
| Red: |
북동부 |
| Red: |
중부 |
| Red: |
남부와 섬 |
| Red : |
<시음 와인 소개>
1. INAMA, Soave Classico Superiore
"Vin Soave" 2007
지역 : Veneto
품종 : Garganega 100%
가르가네가는 소아베 화이트를 만드는 유명한 품종이다.
활기찬 첫 맛에 달콤한 뉘앙스가 남아 부담이 없는 와인
2. BRUNO ROCCA, Barbera d'Asti 2006
지역 : Piemonte
품종 : Barbera 100%
바르베라는 네비올로와 함께 피에몬테의 중요한
적포도 품종으로 과일의 느낌이 많이 난다.
잘 익은 베리류와 다크 초콜릿의 향이 나는 풍부한
와인으로 음식과 잘 어울릴 것 같았다.
3. GOMBA, Barolo Sori 2003
지역 : Piemonte
품종 : Nebbiolo 100%
골수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품종, 네비올로는 매우
타닌이 강하고 향이 훌륭한 와인을 만든다.
대부분의 시음자들이 좋은 평가를 했던 와인으로
몇 년 더 숙성시켜도 문제 없을 듯. 장미, 블랙베리,
동물향 비슷한 미네랄 향이 풍부하고 그윽한 느낌이
나는 와인
4. MEZZACORONA, Teroldego Riserva 2004
지역 : Trentino
품종 : Terolodego 100%
트렌티노에서 많이 재배하는 테롤데고는 높은 잠재력을
가진 품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블랙베리 같은 검은색 작은 과일의 향이 나고 타닌도
강하지 않아서 무난한 느낌이 들었던 와인
5. TERREDORA, Aglianico 2005
지역 : Campania
품종 : Aglianico 100%
본래 그리스가 고향이지만 깜바니아에서 주로 재배되고
남부의 최고 품종 중 하나로 단단하고 힘이 오래오래
지속된다.
시음자들의 평가가 좋았던 와인으로 순수한 빨간색
과일의 풍미가 풍부했다.
6. CONTI ZECCA, Negramaro 2005
지역 : Puglia
품종 : Negroamaro 100%
뿔리아의 살렌토에서 재배되는 적포도 품종으로 신선하고
과일 향이 은근하게 오래 지속된다.
천천히 열리는 와인으로 부드럽고 완만하게 이어져서
강한 맛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적당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나지 않은 타닌과 레드 베리의 향이
은은하다.
7. PLANETA, Santa Cecilia, Nero d'Avola 2005
지역 : Sicily
품종 : Nero d’Avola 100%
시실리에서 주로 재배되는 적포도 품종으로 강하고
과일 풍미가 집중되어 있다.
시음자들의 좋은 평을 많이 받은 와인으로 강렬한
과일의 향이 매우 자극적이다. 매끄러운 타닌으로
목 넘김이 매우 좋았다.
8. TENUTA DI TRINORO - Passopisciaro,
Nerello Mascalese 2005
지역 : Sicily
품종 : Nerello Mascalese 100%
시실리에서 주목받는 또 다른 품종으로 과일 풍미가
잘 느껴지며 블랜딩을 주로 한다.
첫 인상은 강했지만 점점 정점에서 내려와 가늘고 길게
이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유연하고 부드러운 와인이었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