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S

은광표

아르헨티나의 와인에 대한 궁금증을 풀다!

와인에 대한 질문에 엉뚱한 사설만 늘어놓고 있음에 양해를 구하면서 이제 아르헨티나 와인에 대한 얘기로 접어들겠습니다.

우선 아르헨티나의 와인 생산 지역은 크게 다섯 지역으로 분류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북쪽으로부터 Salta(살타), La Rioja(라 리오하), San Juan(산 후안), Mendoza(멘도사) 그리고 Rio Negro(리오 네그로)까지 남위 22°∼42°에 걸쳐서 형성되어 있습니다.

살타는 아르헨티나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지역으로서 와인 생산은 대부분 카파야테(Cafayate) 밸리에서 이루어집니다. 카파야테를 가려면 멘도사에서 출발할 경우, 비행기를 타고 아르헨티나 제 2의 도시이면서 교통의 요충지인 코르도바(Cordoba)에서 비행기를 갈아탄 후 살타까지 3시간 가까이 비행을 하게 됩니다. 살타 공항에서 카파야테 밸리까지는 자동차로 약 5시간을 더 가게 되는데 그 경치의 장관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일행중 한 명에 따르면 그랜드 캐년의 경관도 카파야테로 가는 길에 펼쳐져 있는 장엄함과 화려함에 비할 바가 못 된다고 하니 가히 짐작이 가시리라 봅니다.

포도밭은 해발 약 1500∼1700m의 고지대에 펼쳐지는데 세계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지대에 만들어진 포도밭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후도 아주 독특하여 연간 강수량이 200㎖ 정도로, 비는 겨울에 집중적으로 그것도 하루나 이틀에 200㎖가 모두 내린답니다. 안데스의 비는 정말로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서 작년 귀국 길에 멘도사 공항에 나갔다가 비가 어찌나 심하게 퍼붓던지 마치 버켓으로 쏟아 붓는 것 같아서 결국은 비행기가 이륙할 수 없어 하루종일 공항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 다시 호텔로 돌아 올 수밖에 없던 적이 있습니다.

카파야테는 화이트 와인 포도 품종으로서 토론테스(Torrontes) 라는 매우 독특한 포도 품종이 있는데 포도 알이 굵어서 식용과 양조용 모두 쓸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맛은 매우 프루티하며 무스캇 향과 비슷하다고 할 것입니다. 이 카파야테에는 프랑스의 유명한 에놀로지스트인 미쉘 롤랑이 가지고 있는 포도밭이 있는데 여기서 생산되는 와인이 굉장히 고가에 출시된 것을 얼마 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에도 이 카퍄야테 밸리에서 나오는 포도주가 수입되어 있으니 저희가 들여온 미쉘 토리노와 돈 다비드 브랜드가 바로 이것이며 얼마 전까지도 시장에 남아있던 PRK의 Echart 브랜드 역시 카파야테 밸리에서 나온 것입니다. 한 가지 덧붙여 에차르트는 멘도사에도 포도밭을 가지고 있어 이쪽에서 들어 온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멘도사는 아르헨티나 포도주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다시 다음 5개의 소지역으로 나누어집니다.

1. North : Las Heras, Lavalle
2. East : San Martin, Funin, Rivadavia, Santa Rosa, La Paz
3. Center : Godoy Cruz, Guaymallen, Lujan de Cuyo, Maipu
4. De Uco Valley : Tupungato, Tunuyan, San Carlos
5. South : San Rafael 등으로 구분합니다.

멘도사 지역의 강수량은 연간 700∼900㎖ 정도가 내리며 토양은 Clay, Sandy, Gravel, Stone 등 다양하고 포도 품종 또한 Cabernet Sauvignon, Merlot, Pinot Noir, Syrah, Malbec, Tempranillo, Chardonnay, Semillon, Sauvignon Blanc 등을 망라합니다.

우리 나라에 수입되어 있는 대부분의 아르헨티나 와인들 즉 Trapiche(한독와인), Terrazas(모엣헤네시), Toso(박쿠스), Norton(에노테카)의 와이너리들이 이 멘도사의 Center 지역에 집중적으로 포진해 있습니다.

다른 지역들의 설명은 제가 다녀보지 않은 관계로 언급을 금하겠습니다.

아르헨티나의 보물! Trapiche!

그러면 질문의 핵심으로 들어가서 Trapiche에 대해 말씀 드릴까요? Trapiche라는 회사는 아르헨티나 와인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감히 이 회사의 와인을 일컬어 아르헨티나의 보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와인의 선각자들의 발자취…

오늘날 아메리카 대륙의 와인들을 말함에 있어 이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게 된 데는 앞서간 선각자들의 역할이 컸다고 할 것입니다. 미국의 어거스톤 헤라즈씨 (Agoston Haraszthy)의 《나파와 소노마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최고의 Chardonnay를 만드는 카네로스(Caneros)지역에 가장 넓은 포도밭을 가지고 있는 부에나비스트(Buena Vista)의 창업자인데 헝가리 출신 이민자로 프랑스 포도 품종을 도입하는 등 많은 기여를 하였으며 Buena Vista는 스페인어임. 우리말로는 '아름다운 경관' 정도로 번역이 가능하겠습니다. 작년 세계적 주류 공급 망을 가지고 있는 얼라이드 도멕이 이 와이너리를 매입했다고 하더군요》, 칠레의 (Silvestre Ochagavia) 《칠레 와인 산업의 아버지라 불리며 비냐 오차가비아의 창업자로서 프랑스의 포도 품종과 와인 제조 기술 등을 도입함. 현재 비냐 오차가비아는 비냐 산타 카톨리나에 속해 있으며 이 두 회사의 와인에는 차이가 없음》 그리고 아르헨티나에서는 Tiburcio Benegas를 들 수 있습니다.

Trapiche 그 역사 속으로

Tiburcio Benegas는 멘도사주의 정치와 경제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특히 훌륭한 와인 메이커와 농부로서 그리고 위의 두 사람처럼 프랑스의 포도 품종과 와인 제조 기술을 도입하여 아르헨티나 와인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입니다. 이 티부르시오 베네가스에 의하여 1883년 설립된 회사가 바로 Trapiche로서 빈야드는 해발 800∼1,100m의 멘도사의 가장 우수한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1,000ha의 포도밭 면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화된 포도 재배 기법, 즉 포도밭 한 가운데 커다란 인공 호수를 만들어 안데스로부터 흘러 내려오는 물을 받아두었다가, 제가 칠레 여행기에서 언급하였던, 드립이리게이션 시스템을 사용하여 관개하고 또 수확 시에는 20kg 들이의 소형 플라스틱 바구니로 핸드피킹을 함으로서 가급적 포도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입니다. 물론 저급 와인들은 당연히 기계 수확을 하겠지요.

생산 시설로 눈을 돌려보면 저는 세계 여러 나라의 와이너리들을 두루 돌아다녀보았지만 여기처럼 어마어마한 규모의 크기와 지하 셀러 그리고 현대화된 기계 장치, 잘 정돈된 생산 시설을 본 적이 없습니다. 지하 셀러의 통로에 테이블을 차려놓고 수백 명이 식사를 하였다고 앞에서 말씀드렸지요?

- ㈜ 한독와인 김 학균 -

1. 아르헨티나 여행에 앞서
2. 다국적 문화의 집결지! Viva Argentina!
3. 아르헨티나의 와인에 대한 궁금증을 풀다!
4. Iscay!! "Both" 2인의 작품!
5. 여행기를 마치며...


- 저작권자ⓒ WineOK.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1. wineok

    아르헨티나 방문기 4

    Iscay!! "Both" 2인의 작품! 이 회사는 아르헨티나에서는 가장 먼저인 1970년부터 수출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세계 30여 개국에 판매하는, 아르헨티나 와인으로서는 세계 시장에서 가장 인정을 받는 와인중의 하나입니다. 이 회사의 와인은 최상급으로, Trapich...
    Date2003.11.26
    Read More
  2. wineok

    아르헨티나 방문기 3

    아르헨티나의 와인에 대한 궁금증을 풀다! 와인에 대한 질문에 엉뚱한 사설만 늘어놓고 있음에 양해를 구하면서 이제 아르헨티나 와인에 대한 얘기로 접어들겠습니다. 우선 아르헨티나의 와인 생산 지역은 크게 다섯 지역으로 분류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북쪽...
    Date2003.11.26
    Read More
  3. wineok

    아르헨티나 방문기 2

    다국적 문화의 집결지! Viva Argentina! 아르헨티나를 직접 여행해 보면 그 나라의 높은 문화 수준과 생활 수준 그리고 그 사람들의 다정다감함에 새로운 인식의 눈이 뜨이실 겁니다. 이 나라는 국민의 대부분이 유럽 이민자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스페인, 이태...
    Date2003.11.26
    Read More
  4. wineok

    아르헨티나 방문기 1

    아르헨티나 여행에 앞서 와인 수입을 하면서도 컴퓨터와 절친하게 지내지 못하는지라 와인 홍보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와인 사이트에 들어가 본적이 별로 없음은 참으로 부끄러운 노릇입니다. 제3의 지인으로부터 트라피체 메다야 와인에 대한 질문의...
    Date2003.11.26
    Read More
  5. wineok

    [스페인] 발두에로 방문기 3

    발두에로의 양조장에서 정통 스페인 시골풍의 음식과 함께 잊지 못할 와인을 즐긴 일행은 모두 포도밭으로 향하였다. 거의 포도 수확이 끝나가는 10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따가운 햇살이 내리 쬐었고 밭에서는 마지막 남은 포도를 수확하는 일꾼들을 볼 수 있...
    Date2003.11.26
    Read More
  6. wineok

    [스페인] 발두에로 방문기 2

    리베라 델 두에로에 도착하다 '리베라 델 두에로'는 스페인의 아주 소박한 시골이었다. 와인에 관심이 없는 여행객들은 이 곳에 올 이유가 전혀 없는 곳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는 스페인 최고의 와인인 '베가 시실리아(Vega Sicilia)'의 '유니코(U...
    Date2003.11.26
    Read More
  7. wineok

    [스페인] 발두에로 방문기 1

    헤레즈에서 리베라 델 두에로로 헤레즈(Jerez)에서 쉐리와인의 강렬한 향에 흠뻑 취한 우리 일행은 다음날 아침 남부의 아름다운 도시 세비야(Sevilla)를 둘러 본 후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AVE를 타고 마드리드로 다시 돌아왔다. 스틸 와인에 목이 말라있던 일...
    Date2003.11.2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5 86 87 88 89 ... 107 Next
/ 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