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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리베라 델 두에로에 도착하다


'리베라 델 두에로'는 스페인의 아주 소박한 시골이었다. 와인에 관심이 없는 여행객들은 이 곳에 올 이유가 전혀 없는 곳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는 스페인 최고의 와인인 '베가 시실리아(Vega Sicilia)'의 '유니코(Unico)'를 생산하는 지역이 아닌가? 어렵사리 길을 물어 간신히 '발두에로'를 찾아 갈 수 있었지만 막상 발두에로에 도착한 일행들은 모두 입을 떡 벌렸다. 한적한 시골동내의 골목에 벽돌로 만들어진 작은 2층 집 하나가 덩그러니 있고 주변에는 아무런 표식도 없었다. 버스에서 내린 일행들은 한결같이 "아니, 이런 곳에서 무슨 와인을 만들지?"라는 표정이었다.

집 앞에 도착하자 마자 작은 문에서 스페인에 도착한 첫날 밤 공항에서 우리를 맞아 준 알베르토(Alberto)가 나오고 있었다. 알베르토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소개를 하는 분이 있었는데 그 분이 바로 발두에로의 사장님인 캐롤리나(Ms. Calolina Garcia Viadero)였다. 아무 가식이 없이 청바지에 하늘색 와이셔츠를 입고 있는 소박하고 검소한 모습에 먼저 놀랐고 그녀가 우리를 데리고 그 작은 2층 벽돌집으로 들어가 지하 저장고를 보여줄 때 다시 한 번 더 놀라게 되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아주 경사가 급해서 아주 조심스러웠다. 마치 중세 지하 감옥을 연상시키는 동굴 벽면은 수 백년이상의 경륜의 흔적이 묻어 있었고 저장고 입구에 도착한 일행들은 입구에서 느꼈던 실망감을 금방 떨쳐버리고 이 곳이 예사로운 곳이 아님을 감지하고 있었다. 미로와 같은 지하 저장소에는 빽빽하게 오크통이 배열되어 있었고 무려 4000개의 프랑스에서 수입한 오크통에서 와인이 숙성되고 있다고 한다. 수은주는 섭씨 13.5도를 가리키고 있었고 습도계는 무려 89%를 가리키고 있었는데 모두들 그렇게 습하다고는 느낄 지 않았으며 어떤 때에는 습도가 100%까지 가기도 한다는 말도 들었다. 이 곳 지하 저장소에는 와인을 위한 어떠한 기계장치도 설치되어 있지 않은 완전한 천연저장소이며 단지 통풍을 위한 모터 한 대만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지하 저장소를 둘러 본 우리는 발두에로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시음하기 위하여 2층으로 올라갔다. 소박한 시골집 분위기로 가득한 시음 테이블에는 7가지의 발두에로 레드가 준비되어 있었고 캐롤리나 사장의 여동생이자 Wine Maker인 욜란다(Ms. Yolanda Garcia Viadero)씨가 우리를 위하여 와인에 대한 소개를 해주었다. Valduero의 Crianza와 Reserva는 이미 내가 많이 마셔본 와인이었고 2001년 8월 '인도 ?꼍퓻訝?痼?만남'이라는 주제로 '부카라'라는 식당에서 열렸던 Wine Academy에서 Main Wine으로 사용되었던 와인이었기에 그 맛과 질에 대하여 충분히 검증이 되어있었던 상태였다. 역시나 시음와인 중에는 황금 빛 찬란한 레이블로 장식되어 있는 Grand Reserva Especial이 역시 아름다운 자태로 서있었다. 발두에로 와인의 독점수입상인 한독와인의 김학균사장님은 이 와인의 생산량이 너무 적어서 아직 국내에 소개를 못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가지면서 시음을 하고 있었다.

1층에 있는 주방에서는 마음씨 좋게 생긴 주방장 아주머니가 식사를 준비하고 계셨고 시음을 하느라 약간 취기가 오른 우리는 발두에로 지하의 거대한 저장소와 막 시음이 끝난 와인에 대하여 한 없는 대화를 하고 있었다. 식탁 옆에는 각종 컨테스트에서 받은 상장들이 벽을 꽉 메우고 있었고 벽난로에서는 10월초 임에도 불구하고 장작불이 실내를 따뜻한 분위기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우리나라 순대와 거의 비슷한 음식과 함께 야채, 그리고 양고기 아사도(Asado)가 즉석에서 만들어 지고 있었다.

음식과 함께 서빙 된 와인은 역시 Reserva 1996, Gran Reserva Especial 1990. 모두들 스페인 정통 요리와 함께 셀라에서 직접 오픈한 와인의 맛을 흠뻑 느끼고 있었다. 식사에는 2층에서 테이스팅에 설명을 해 주었던 Wine Maker인 욜란다씨가 동석을 해주었는데 이 분이 워낙 소탈하고 감정이 풍부하여 우리의 코믹한 대화에 동화되어 즉석에서 방진식팀장님과 자매결연을 하게 되는 해프닝도 있었고 이 사건(?)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 남을 만한 이야기 중의 하나로 지정되었다.

- 베스트와인 대표이사 은광표 -

1. 헤레즈에서 리베라 델 두에로로
2. 리베라 델 두에로에 도착하다
3. 발두에로의 양조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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