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Blind Tasting을 할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 와인이 어느 나라에서 생산되었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을 때가 있다.
Chile의 Almaviva 나 Montes Alpha "M", 등 유명 양조자의 컨설팅과 합작에 의한 기술이전으로 점점 그 나라의 특징, 지역의 특징 즉 Terroir의 의미가 퇴색되어가는 느낌이다.
와인 생산기술의 세계적인 이전은 프랑스로부터 시작되었다. 캘리포니아와 호주의 스파클링와인 제조는 프랑스의 샴페인메이커의 직접적인 투자를 등에 업은 결과이며 "Opus one"과 "Dominus" 등의 캘리포니아의 레드와인은 "Mouton-Rothschild"와 "Petrus"와 같은 생산자의 손에 의해 탄생되었다. 이러한 기술이전은 와인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그 기술수준을 향상시킨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일부 양조가들 중에는 특정의 와인양조기술의 세계적인 유포가 와인의 맛을 획일화 시켜 버린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와인의 품질을 결정하는 4대요소로 일반적으로 기후, 토양, 포도품종, 인적기술을 말할 수 있으나 이런 접근은 인적기술 뿐 아니라 포도품종까지도 이전시키기에 다른 나라에서 만든다고 해도 생산되어지는 와인은 공통의 개성을 갖게 되는 것이 많다.
뛰어난 와인메이커에 의해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와인의 품질이 향상되는 것은 대단히 기쁜 일 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이탈리아나 스페인에서는 현지 토종의 포도품종이 뽑히고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Cabernet Sauvignon과 Chardonnay 로 대체되는 우려할 만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로마시대부터 계속되어져 왔던 고유의 포도품종이 모습을 감추고 획일적인 포도품종이 늘어가는 것은 무언가 귀중한 것을 잃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현대의 기술은 우리들에게 일찍이 전에 없었던 고품질의 와인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그 한 쪽에서는 시장원리에 의해 와인의 개성 즉, 와인의 Identity를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_마침표_]
- 와인 바 'CASA del VINO' 지배인 이종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