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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 청담동의 와인바 "CASA del VINO"에서 소믈리에로 활동하고 계시는 이 종화 지배인님을 만나 뵙고 소믈리에란 무엇이며 식당에서 와인을 마실 때는 어떠한 예절이 필요한 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

베스트 와인* 안녕하세요. 근래 와인 수요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믈리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소믈리에란 무엇입니까?

이종화* 한마디로 정의를 하자면 '와인전문감식가'를 말합니다. 호텔, 레스토랑, 와인전문점에서 소비자들의 와인 선택을 도와주고 와인에 관한 모든 것을 담당하는 와인전문가라고 할 수 있죠. 본래 소믈리에는 중세 유럽에서 영주가 식사하기 전에 포도주를 비롯한 음식의 안전성을 알려주던 식품감별사(Somme)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세기에 들어와서 포도주의 주문과 서빙을 책임지는 전문직종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지요.

베스트 와인* 우리 독자님들 중에는 소믈리에가 되고자 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자격요건이나 도움 말씀을 주신다면? 그리고 소믈리에로서 보람을 느끼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이종화* 소믈리에는 와인을 감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예민한 오감을 요구하는 직업입니다. 그러므로 담배나 독한 술, 자극성 있는 음식 등은 후각과 미각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금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와인은 포도 품종, 양조방법, 산지, 빈티지별로 그 종류가 셀 수도 없이 많으므로 틈틈이 많이 마셔봐야 할 것이고 산지별 특성이나 음식과의 조화 등 이론적인 공부도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고객에게 자신 있게 와인을 추천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객이 불편 없이 즐겁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 줄 수 있는 서비스마인드도 필요하겠습니다. 음..너무 많은 것들을 요구하고 있나요? ^^ 그리고 소믈리에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고 기쁠 때는 아무래도 고객들이 제가 추천해 준 와인을 드시고 대단히 만족해 하실 때죠. 제가 추천해 준 와인을 계기로 와인의 길로 입문하신 분들도 많으세요.

베스트 와인* 그렇다면 이번에는 레스토랑에서 아주 근사하게 와인을 마실 수 있는 비법(?)에 대해 알아볼까요?
최근 모 방송사에도 출연하셔서 공개하셨다는 데…

이종화* 사실 와인매너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어렵다고 생각하시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선뜻 와인 주문 하시는 것을 겁내 하시는데요. 전혀 그러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바로 저희 소믈리에가 항시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최근 와인 붐을 타고 여기 저기에서 와인 이야기가 많이 들리는데요 주변에서 보면 참 안타까운 일들이 많습니다.

와인 한잔 하고 싶어도, 어떤 것을 사야 할지 몰라서 어떤 와인이 어떤 맛인지 몰라서 당황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간단한 와인 상식과 예절만 염두에 두신다면 얼마든지 와인을 즐기실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선은 소믈리에가 있는 곳이라면 소믈리에를 100%로 활용(?)해야 와인을 100% 즐길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더더욱 초보자들의 경우엔 와인을 주문할 때 소믈리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너무 텁텁하지 않은 레드와인이면 좋겠다' '약간 당미가 느껴지는 화이트 와인으로 추천해달라' 등 자신의 기호만 알려줘도 손님은 원하는 와인을 소개 받을 수가 있게 됩니다. '가격은 00선에서 맞추어 달라' 라고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셔도 좋습니다. 가격을 직접 거론하기가 곤란할 경우엔 메뉴판에 비슷한 가격대를 살짝 지목해 주셔도 됩니다.

보통은 메뉴판을 받게 되면 제일 먼저 레드냐, 화이트냐, 스파클링이냐 하는 와인의 스타일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프랑스산, 미국산, 칠레산, 호주산 등 산지를 선택한 다음 빈티지와 가격을 맞추면 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소믈리에의 도움을 받는다면 원하는 가격대의 좋은 와인을 소개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소믈리에가 주문 한 와인을 갖고 오게 되면 손님은 자신이 주문한 것이 맞는지 레이블을 보고 확인을 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소믈리에가 테이블에서 직접 와인을 오픈하게 됩니다. 오픈한 코르크를 손님에게 드리게 되는데 이때 손님은 냄새를 맡아 변질여부를 확인하는데 보통은 코르크의 탄력여부 정도만 확인을 하십니다. 코르크가 너무 건조하고 딱딱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다음으로 소믈리에가 손님의 잔에 약간의 와인을 따라 주는데요 이는 와인의 변질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이므로 이 때 맛을 보시고는 '맛이 없다' '나쁜 와인이다' 라고 평하는 것은 좋은 매너가 아닙니다. 와인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되면 소믈리에는 남은 와인을 서비스 하게 됩니다. 와인을 드실 때 와인 글라스 잡는 법도 중요합니다. 어떤 분들은 브랜드 드실 때 잡는 방법으로 와인볼을 싸고 드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그렇게 되면 손의 체온이 와인에 쉽게 전달이 되기 때문에 적정 온도에서 마시기가 어렵습니다. 보통은 와인글라스의 기둥을 잡고 마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럼 이제 남은 절차는 와인과 분위기에 맘껏 취하시는 일만 남았네요. ^^

베스트 와인* 이젠 와인리스트를 보고 당황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 와인 초보자들에게 아주 유익한 길잡이가 되었을 텐데요 언제 기회가 된다면 와인을 구입하는 요령이나 기념일에 어울릴만한 와인 소개도 부탁 드리겠습니다. 끝으로 전하실 말씀은?

이종화* 우리의 주류문화도 있는데 굳이 서구의 와인문화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뭐냐고 하기엔 '세계화'란 말이 너무 무색한 것 같습니다. 이미 와인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말이죠. 문제는 와인이란 문화가 우리 땅에 제대로 뿌리를 내려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와인을 제대로 알아야 하겠습니다. 와인을 너무 어려운 술로만 생각하고 거리감을 두는 것도 문제겠지만 기본적인 와인의 매너를 모르거나 무시하게 되면 비즈니스에서 낭패를 보는 수도 있답니다. 올바른 와인문화의 선도에 있어 와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줘야 하는 저희 소믈리에들의 책임이 큰 것 같습니다.

베스트 와인* 지금까지 유익한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에 다른 주제로 또 만나 뵙겠습니다.

이종화* 감사합니다. [_마침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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