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샴페인을 생산하는 Louis Roederer社는 Champagne에서 제법 규모가 큰 샴페인하우스 중의 하나로 1776년 이래 지금까지 한 가문에 의해 경영되어 왔다.
Louis Roederer社는 샴페인의 품질은 바로 포도의 품질과 직결된다고 믿고있어 직접 관리하는 포도밭의 비율이 다른 와이너리에 비해 매우 높다. 따라서 Louis Roederer社는 필요한 포도를 자체 포도밭에서 거의 전량 조달하는 몇 안 되는 와이너리 중 하나다.
Burt Premier는 Roederer社의 가장 중심이 되는 스타일의 샴페인이다. 피노누아(Pinot Noir)를 베이스로 과일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풀바디의 샴페인으로, 블랜딩 와인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숙성이 잘된 리저브 와인에서 기인한 오크, 바닐라의 향이 매우 부드럽고, 복합미가 뛰어나며 여운이 오래 지속되어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 샴페인이다.
그 외 Brut vintage와 Blanc de Blanc vintage도 깊은 복합미를 자랑하는 우아하면서도 고상한 샴페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가 Louis Roederer社를 언급할 때면 결코 빠뜨릴 수 없는 샴페인이 있으니 바로 Louis Roederer社의 자랑인 Cristal이다. 황제의 샴페인으로 태어나서 전쟁동안 역사의 뒤안길에 물러서있다 다시 화려하게 부활한 고급 샴페인의 대명사 Cristal!
Cristal은 이제 더 이상 황제만을 위한 감미로운 샴페인이 아니다. 피노누아, 샤르도네를 반반씩 품종으로 하는 이 삼페인은 오랜 병 숙성을 통해 심원한 깊이와 매력적인 피니시를 발현하는 훌륭한 샴페인으로 거듭난 것이다.
* 샴페인의 명가(名家) Louis Roederer社
Louis Roederer社는 1776년에 Dubois Pere&Fils로 처음 설립되었다. 알사스 태생의 Louis Roederer가 1833년 삼촌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으면서 그가 취한 첫 번째 결정은 회사이름 Dubois Pere&Fils를 Louis Roederer로 바꾸는 것이었으며 두 번째는 프랑스 외 지역으로 시장을 넓혀가는 것이었다.
러시아 시장을 특별히 주목하고 있던 Louis Roederer는 중개인들을 러시아 각지로 보내 시장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이러한 노력의 대가는 매우 후하였다.
1832~1870년까지 Louis Roederer의 지휘 하에 Roederer社는 세계 최고의 샴페인 하우스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으며 특히 러시아內에서의 Roederer社 샴페인의 성공은 눈부실 정도였다. Louis Roederer社는 러시아 고객들에게 1850년엔 379,535병의 샴페인을, 1873년엔 666,386병을 판매해 러시아로의 수출이 총생산의 약 27%을 자치하게 되었다.
러시아 궁정과 귀족사회에서 더욱 인기가 있었던 Roedere 샴페인을 러시아 황제 알렉산더 2세도 애호하고 있었다. 결국 황제는 Roederer社에 매해 그를 위한 가장 좋은 샴페인을 제공하도록 특별 주문하게 되었다.
이후 궁정의 셀라마스터가 매해 Reims을 방문하여 특별한 cask에서 선별된 샴페인을 시음하고 승인을 하는 절차를 거치게 되었으며, 1909년, Nicolas II는 Louis Roederer社로 하여금 러시아 궁정에 공식적으로 샴페인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였다.
* Cristal의 탄생
Cristal의 병은 투명하여 병 내부가 훤히 들여 다 보이는 것으로 또한 유명하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배경이 있었다. 어느 날 알렉산더 2세는 자신의 테이블에서 제공되는 황제의 샴페인이 주변의 조신들이 마시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이 내프킨에 싸여 서비스되는 것을 보고 매우 불쾌해 했다.
자신의 샴페인이 일반 샴페인과 똑같이 취급 받는 것을 원치 않았던 황제는 그의 샴페인이 다른 것들과 구별되도록 독특한 병에 담길 것을 명하였다. 황제가 주문하는 병은 두 가지의 조건을 만족해야 했다.
첫째, 병 전체를 내프킨이 감싸고 병목만 드러낸 채 서비스를 하더라도 병은 남달라 보여야 하며, 둘째, 황제의 식탁에 어울리는 스타일이어야 했던 것이다. 또한 전해지는 얘기에 따르면 종종 암살의 대상이 되어 왔던 황제는 독특한 병을 원했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 폭탄을 감출 수도 없어야 한다고 했다.
Roederer社의 Louis RoedererII는 이를 명 받고 유리 세공 가에게 독창적인 병을 디자인하도록 청하였다. 이렇게 해서 1876년 드디어 러시아 황제 알렉산더 II만을 위한 왕가의 공식적인 첫 샴페인이자 가장 고가의 샴페인, Cristal이 탄생하게 되었다.
우아하면서도 투명한 크리스털로 제작된 독특한 Cristal병은 매우 단단하여 병 바닥에 전통적인 펀트(punt)가 불필요했고 대신 평평한 바닥으로 대체되었다. 그리고 알렉산더가 명령했던 그대로 서빙하는 내프킨의 위로 튀어나온 투명한 크리스털병목은 병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이 황제만을 위한 cuvee임을 증명하게 된 것이다. 이 후, 황제의 와인으로 지정된 와인은 황실의 문장이 싸고 있는 이 귀중한 병들에 담겨 보내졌다.
그러나 Roederer社가 터뜨린 샴페인의 화려하고 영롱한 거품은 영원하지 못했다. 1917년 러시아의 볼세비키 혁명은 로마노프(Romanov)왕조의 몰락뿐 아니라 러시아 제국의 상징물 중 하나를 공급하던 프랑스의 한 샴페인 하우스에도 고통스런 경제적 타격을 안겨주었던 것이다. 니콜라스2세(Nicolas II)가 처형되던 1918년 Roederer社는 전설의 샴페인 한 보따리를 들고 러시아를 떠나야 했다.
Louis Roederer社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고객을 잃은 타격에 대처해야 했으며 무엇보다 오로지 황제만을 위해 양조된 고급 샴페인 Cristal 1913 빈티지의 처리 방안을 두고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1914년 제1차 세계 대전의 발발 이후 러시아로의 선적은 불가능했으며, 더욱이 모스크바에는 이제 고급 샴페인을 마실 황제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작은 문제가 아니었다. Louis Roederer 샴페인의 25% 이상이 러시아 시장으로 수출 하고 있었고 그 중 80%가 황제의 Cristal이었던 것이다. 새롭게 권력을 잡은 볼세비키 (Bolshevik)는 샴페인을 반혁명적 엘리트의 소산물로 간주했는지 죽은 황제가 남기고 간 빛을 청산할 의사가 없었다.
결국, 1919년에 전량은 남미의 바이어들에게 조용히 팔려나갔다. 전쟁통의 유럽과는 멀리 떨어져 있던 남미의 대체 고객들은 Cristal의 독특하고 투명한 크리스털병에 매료되긴 했지만 정작 병안의 내용물은 단맛을 좋아하는 일부 사람들의 마음만을 움직여 놓았을 뿐이었다. 당시 Cristal은 50g/l의 잔당을 함유한 doux스타일의 샴페인이었던 것이다.
1913년 이후로 Cristal의 생산은 중단되었었다. 그러다 1925년 Cristal은 더 폭 넓은 층의 입맛에 맞도록 스타일을 바꿔 아주 적은 20,000병만이 생산되었다.
Louis Roederer社의 기록에 의하면 Cristal의 부활 배경엔 미국의 수입업자들이 있었다고 한다. Cristal을 미국시장에 소개하고자 했던 미국의 수입업자들이 다시 Cristal을 생산하도록 Roederer社를 설득했다는 것이다. 이 후 Cristal은 Roederer社를 대표하는 가장 훌륭한 cuvee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 Cristal, Without Compromise
Cristal은 더 이상 doux 스타일도 아니며 단맛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어엿한 Vintage brut cuvee이다. 빈티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와인을 부드럽게 하는 Chardonnay의 비중은 40~45를 차지하고, 와인에 힘과 내용을 주는 Pinot Noir는 55~65%를 차지한다.
Roederer社의 Brut Premier보다 좀 더 부드러우면서 좀 더 우아한 Cristal은 특징적으로 잘 익은 과일 및 말린 과일의 깊고 복합적인 부케를 보여주고 있으며 구수한 토스트나 브리오쉬(brioche)의 향들이 뒤를 잘 받쳐주고 있다.
Cristal은 포도선별에 더욱 엄격함이 요구되는 브랜드이다. 그래서 Roederer社소유의 500에이커의 포도밭 중에서도 가장 좋은 포도밭의 가장 좋은 포도로만 그레이트 빈티지에 만들어진다. Roederer社의 포도밭은 대부분 Montagbe de Reims, Vallee de al Marne, the Cote de Blancs에 자리하고 있다.
가급적 전량을 자체 포도원에서 조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꼭 필요한 경우에는 까다로운 선별절차를 거쳐 외부의 포도를 보충하기도 한다.
Cristal의 양조에 있어 가장 인내를 요하는 부분은 중성의 오크통에서 발효를 하는 과정으로 Cristal특유의 풍미와 힘, 부드러움을 이 과정에서 부여 받게 된다.
Dosage1과정에 이용되는 dosage liqueur는 매해 가장 훌륭한 포도밭에서 수확하여 4~10년간 오크통에서 숙성한 다양한 와인들을 블랜딩하여 만들어진다. 와인은 5~6년간 침전물과 함께 숙성과정을 거치게 되고 침전물 제거 후 다시 셀라에서 최소 6개월을 잠자게 된다. 당연히 병을 돌려 침전물을 병목으로 모으는 remuage과정도 기계가 아닌 완전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Cristal은 여전히 투명한 병에 담긴다.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크리스털병은 고품질의 무겁고 투명한 유리로 대체되었지만 특허권을 갖고 있는 Cristal 병의 독특한 디자인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금색 레이블로 마무리되고 각 와인은 금박 셀로판으로 싸여있는데 이건 빛으로부터 와인을 보호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 최고를 추구하며
철저한 선별과정과 와인양조에 요구되는 완벽할 정도의 엄격함 때문에 Cristal은 극히 제한된 양만이 생산되고 있으며 당연히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연간 전체 생산량이 2천6백만 병인 Louis Roederer社는 평균적으로 450,000~550,000병의 Cristal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적은 양의 Cuvee Cristal Rose를 포함하는 것이다.
1925년의 재 등장이후로 Cristal은 1928, 1938, 1941, 그리고 1945년에만 생산이 되었다. 1947년부터는 좀 더 자주 생산이 되었으나 여전히 매해 생산되는 것은 아니다. Cristal의 생산여부를 결정하는데 에는 몇 가지 요인들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포도의 품질이고 두 번째는 포도의 양이 최소한 400,000병을 생산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Cristal 생산에 있어서 빈티지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의심스러운 빈티지에도 얼마나 훌륭한 Cristal이 생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이는 결국 Louis Roederer社의 마술과도 같은 양조능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1974년은 보르도에 좋지 못한 한 해였다. 그리고 사람들은 프랑스 전역이 보르도와 같은 상황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물론 샴페인지방도 힘든 한해이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은 아니었다. 비록 적은 양이지만 생산하기로 결정을 내린 Roederer社는 선별에 선별을 거친 포도로 최대한의 주의를 기울여 샴페인을 생산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70년대 빈티지 중 가장 뛰어난 빈티지의 Cristal을 만들게 되었다.
그러나 Roaderer社는 영국의 와인 비평가 Jancis Robinson으로부터 최악의 빈티지에 어떻게 감히 `74 Cristal을 생산할 수 있었느냐며 심한 비난의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Cristal의 수직시음회에서 Robinson은 우습게도 `74빈티지를 그녀의 최고 샴페인으로 꼽은 것이다. 시음회가 끝나고 Robinson은 Roaderer社에 대해 그녀가 퍼부은 초기의 비난에 대해 사과를 발표해야 했다.
와인업계에 있는 사람 중 일부는 Cristal과 같은 prestige cuvee의 가치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이런 샴페인을 다른 뛰어난 샴페인을 찾아 볼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진실일 수도 있다. Cristal의 경우도 많은 사람들이 최고라고 생각을 하면서 의심 없이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그러나 Cristal에 대한 이러한 존중과 평가는 오랜 시간에 걸쳐 와인전문가들이 이루어 놓은 것들이다.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그리고 지속적인 평가를 통해서 가능했던 것이다. 대중 문화에 영합하여 짧은 시간동안 위상을 높이려는 다른 몇몇 prestige cuvee 샴페인과는 같은 선상에 두어서는 안될 것이다.
어떤 입맛에는 Cristal이 아닌 다른 prestige cuvee가 더 인상적일 수도 있다. Roaderer社의 Jean Claude Rouzaud사장은 이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건 스타일의 차이일 뿐이며 엄격한 선별과 지속적이고도 섬세한 품질관리를 통한 생산은 그 어떤 것도 Cristal을 능가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한마디로 Crital을 정의한다.
" Cristal is truly great Champagne "
[이석기]
1. 코르크를 끼우기 전에 손실된 포도주를 채워주는 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