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소비자를 위한 마트와인 구매가이드 [1]


홈플러스 VS 이마트





글 _ 박경태(와인라운지 클라레 공동대표)


누군가 대한민국에서 와인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곳이 어디냐고필자에게 묻는다면 마트라고 단정지어 말할 것이다. 여기서 마트란 대형 할인점을 의미한다. 과거 마트는 주류코너의 구색맞추기 일환으로 와인을 들여놓았지만, 지난 2004년 이후 와인샵의 독립화/대형화/전문화를 구축하여 와인 유통계에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2011년 현재, 마트의 와인샵은 와인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유통라인으로 자리잡았다.

필자는 지난 2011년 5월부터, 마트와 와인 유통에 대해 알아보고자 마트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보다 합리적으로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요령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되었다(어찌 보면 필자야말로 심각한 와인 소비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 저렴하고 합리적으로 와인을 구매할지에 대해 늘 생각한다). 또한 소비자의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판매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시각도 갖추게 되면서, 둘 사이에서 균형 잡힌 관점을 확립할 수 있었다.

필자가 판매 현장에서 직접 관찰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구매 행태를 바탕으로, 와인 구매 시 유의할 점과 중점적으로 봐야 할 부분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짚어준다면, 필자와 같은 고민을 하는 독자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여 몇 차례에 나누어연재하고자 한다.


마트 와인의 특징 및 장점

소비자가 와인을 구입 할 수 있는 곳은 크게 백화점, 전문 와인샵 그리고 마트를 들 수 있다. 국내에서는 온라인 와인 판매가 금지되어 있으므로 와인을 사려면 와인을 파는 곳으로 직접 가야 한다. 마트의 와인샵이 빠른 시간에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마트는 와인 이외에도 식료품과 생활필수품 등 일상 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을 구비해놓고 있기 때문에 의식주를 영위하는 인간이라면 반드시 가야만 하는 곳이다. 따라서 생필품을 사러 간 김에 와인도 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마트 와인샵의 장점에 대해서 간단히 열거해보면 아래와 같다.

1.저렴한 밸류 와인들 위주로 상품 구성
2.많은 수의 점포가 24시간 운영
3. 주차 및 구매가 편리
4. 멀티 쇼핑 - 식료품/생필품과 함께 와인도 구매
5. 환불 및 교환 용이
6. 다양한 PB 와인 - 직수입하여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PB 와인(PB, Private Brand, 자가상표)

2011년 현재, 한국에서 와인을 구매하기 좋은 대형 마트는 이마트, 홈플러스, 코스트코, 롯데마트/킴스클럽-뉴코아아울렛 등이 대표적이다(이 이외에 상품 구성이 농/수/축산물 위주인 농협 하나로마트 및 부산지역 상권에 특화된 메가마트 등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언급하지 않기로 한다).이 4개 마트는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이 분명하며, 이를 잘 알면 소비자 자신의 구매 패턴에 맞는 와인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자 한다.
<참고. GS마트는 2010년에 롯데마트에 매각되었으며, 킴스클럽-뉴코아아울렛은 현재 이랜드 리테일이 운영하고 있는 매장으로 정식명칭은 뉴코아아울렛이지만 식품매장은 킴스클럽이라는 점포명으로 영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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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별 할인행사도 여러 가지...
이마트 VS 홈플러스 와인샵

이마트는 신세계에서 운영하고 있는 마트로 국내외 총 점포 수 162개, 마트 중에서는 가장 먼저 와인샵의 몸집을 키우면서 이 분야의 선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전국 128개 점포로 할인점 업계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할인점에 있어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와인샵은 각각 개성이 뚜렷하며 장/단점이 확실하다. 할인행사는 기획 방식은 물론 매장 운영 스타일도 매우 상이하다.


▶ 이마트


이마트 와인샵의 특징이라면 다른 경쟁사에 비해 와인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점포 마다 매장의 특색이 매우 강한데, 이것은 경쟁사에 비해 와인샵 매니저의 권한 및 자율성이 좀 더 많기 때문일 수 있다.

이마트는 한때 최저가격보장제 등을 실시하며 경쟁사에 비해 더 낮은 가격을 제공한다고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실제로 이것은 2007년 중순 폐지되었고 (허위 과장광고 논란이 있었다), 실제로 필자가 시장조사를 해본 결과, 2011년 7월 현재 점포별로 가격대가 상이한 와인이 많았다. 같은 이마트라도 각 점포마다 가격이 다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것은 앞서 언급했듯이 매장 책임자의 자율성 때문일 수도 있고, 점포별로 유통 라인이 달라서일 수도 있다.

이마트 와인샵은 상시할인 품목이 없고, 상시할인을 한다 해도 점포별로 와인 종류는 물론 가격 변동폭이 다르기 때문에 시장조사가 어렵다. 가격도 홈플러스나 롯데마트가 상시할인을 했을 때의 가격보다 조금 높아, 상시할인 품목이 아닌 경우에만 가격 경쟁력을 지닌다.

그러나 이마트는 수시로 전품목 20% 할인행사를 한다. 따라서 이 기간을 이용한다면 보다 합리적인 와인 구매가 가능하다. 단 세일 기간이 길지 않고 구체적으로 언제쯤 할지 알 수 없으며 세일을 하지 않는 점포도 있기 때문에, 사전에 소비자가 각 매장의 할인 행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입수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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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

이에 비해 홈플러스의 와인샵은 전품목 할인은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상시할인을 주로 하는데, 연중 일정 기간 동안 30% 정도의 품목에 30% 이상의 할인율이 적용된다(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품목 30%로 대체).

홈플러스의 상시할인은 3종류로 나뉜다. 첫 번째는 3병 구매 시 2만원에 판매하는 복수수량 할인, 두 번째는 인기와인 30% 할인전, 세 번째는 초특가상품이나 가격인하인데, 종류에 따라 판매대가 별도로 구성된다. 즉 기존 상품이 진열된 ‘본 판매대’와 ‘행사용 판매대’가 별도로 꾸며지며, 행사용 판매대 또한 할인의 종류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뉘는 것이다.

와인 3병 구매 시 2만원에 판매하는 ‘복수수량’ 할인 판매대의 아이템들은, 대부분 본 판매대에 속해있는 아이템으로 대략 7,000원~16000원 사이의 와인들이며 대략 15개 품목으로 구성된다. 대부분은 빈티지와 품종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 제네릭 와인(Generic Wine)들로, 초저가형 PB와인과 달콤한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일부는 신대륙의 품종 와인(Varietal Wine)들도 포함된다(아미고, 이슬라 네그라, 에쉬우드 그로브 등이 이에 해당되는 품종 와인으로 상당히 인기가 높다). 3병에 2만원이면 1병당 6,666원이기 때문에 반값 이하의 할인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이 판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한 어떤 와인이라도 선택 가능하기 때문에 물건을 채워놓기가 바쁘게 팔려나간다.

‘인기와인 30% 할인전’처럼 약 30%의 할인율이 적용되는 와인들이 모여있는 행사 판매대에서는,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할인된다. 잘 팔리는 인기 와인 위주로, 화이트/레드 와인은 물론 스위트/드라이 와인과 스파클링/스틸 와인 등 종류별로 골고루 선정된다(1865나 몬테스 알파 등의 인기 유명 와인도 여기에 해당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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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특가상품 혹은 가격인하 판매대는 아이템에 따라, 팔레트 행사라고 하는 대량 수입된 와인의 할인 행사와 추가 할인이 이루어지는 초특가 상품, 그리고 클리어런스 할인 행사인 가격인하 가 이루어지는 판매대이다. 이 판매대의 와인은 본 판매대 아이템이 아닌 경우가 종종 있다. 왜냐하면 시기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와인, 예를 들면 여름이라는 계절적 특성상 어울리는 스파클링 와인, 디저트 와인 특선전과 같이 한시적으로 입점한 와인들이 위주가 되기 때문이다(홈플러스는 본 판매대 상품이냐 아니냐가 무척 중요한데 이 점은 이후에 다시 설명하겠다).

이 판매대에서 가장 중요한 할인은 클리어런스 세일로, 재고조정이나 재고를 없애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가격인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정가에서 1차 할인을 시작하여 대체로 3차 할인까지 도달한다. 3차 할인 시에는 가격이 상상도 못할 정도로 떨어진다. 정가 3만원 이상의 와인이 몇 천원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3차 가격인하까지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 1~2차 인하가격으로 모두 팔려나간다. 또한 클리어런스 아이템에 선정되면 다시 입점되지 않기 때문에, 만약 자신이 선호하는 상품이 눈에 띄면 무조건 싹쓸이 할 것을 권한다. 나중에 와서 "어? 전에 팔던 그 와인이 왜 없죠?"라고 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홈플러스의 할인행사 아이템은 기간별로 돌아가면서 바뀐다. 이마트나 백화점처럼 특별한 세일 기간이 없이 365일 연중 무휴 할인 행사를 하지만, 전품목을 할인하는 것이 아니라 본 판매대의 아이템 중 약 30%의 아이템이 할인 행사 아이템으로 선정된다. 행사 시작일로부터 약 15일 후에는 재고 소진 상황에 따라 아이템 변경이 이루어지며, 한 달에 한번은 할인 아이템이 대대적으로 변경된다. 이를테면 1865 까베르네 소비뇽이 30% 할인가로 선정되면 1865 까르메네르는 정가에 판매되는데, 한 달쯤 후에는 이것이 서로 바뀌어서 1865 까베르네 소비뇽은 정상가로 환원되고 까르네메르가 30% 할인가 아이템으로 선정되는 경우를 말한다.

할인행사 아이템은 각 점포별로 매장 상황에 따라 임의적으로 변경할 수 없다. 할인행사는 홈플러스 본사에서 전사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본사에서 아이템, 행사 내용 및 할인 종류, 할인율 등을 매장마다 일괄적으로 지정하여 내려 보내고 철저하게 관리한다. 따라서 직원의 자율성이나 임의 할인을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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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이마트의 와인샵은 특정 기간에 전품목 세일을 단행하기 때문에 세일 기간에는 어떤 품목을 골라도 할인되므로 구매의 자유도가 매우 높다. 반면, 일정을 제대로 알고 있지 않으면 세일 기간을 놓치기 쉽고, 세일 기간이 아닐 때에는 전반적으로 가격이 싸지 않기 때문에 세일 기간에 몰아서 쇼핑을 해야 한다는 점이 약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마트 와인샵은 아이템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다양한 와인을 구매하기가 좋지만, 매장마다 특색이 강하고 아이템의 종류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비자가 점포별 와인 매장의 특성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거나 일일이 전화를 걸어 와인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이에 반해 홈플러스의 와인샵은 상시 세일을 하기 때문에 언제 가더라도 할인 가격으로 와인을 구입할 수 있고 할인 행사 와인이 수시로 변경되기 때문에 방문할 때마다 할인하는 와인만 골라서 구매하는 재미가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또한 할인 방식이 다양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매장 규모에 비해 아이템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고가 와인의 구색이 떨어진다. 그리고 본사의 엄격한 전사적 관리/통제 시스템 때문에 점포마다 아이템이 크게 다르지 않아, 서울에 살던 소비자가 마산에 가서도 동일한 할인 가격으로 같은 종류의 와인을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다.


다음 칼럼에서는 코스트코와 킴스클럽/롯데마트에 대해 살펴보고, 가격에 따른마트 와인의 특성에 관해 알아본다.




`똑똑한 소비자를 위한 마트와인 구매가이드` 연재 순서

1. 홈플러스 VS 이마트
2. 코스트코 VS 롯데마트 킴스클럽, 가격에 따른마트 와인의 특성
3. 마트별 직수입 PB와인
4. 마트별 할인행사와 와인장터
5. 마트 와인의 문제와 한계점

(연재 순서 및 내용은 바뀔 수 있습니다.)



글쓴이 _ 박경태

시각디자인과 모션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고 관련업계에 종사했지만, 어느 가을날 와인을 접하고는 걷잡을수 없이 와인에 빠져들어 와인 업계로 뛰어들었다. 싸이월드의 와인동호회 "와인과 사람"의 지역 소모임인 강남-서초 소모임을 만들어 9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압구정에 위치한 와인 레스토랑 클라레를 오픈해 5년째 운영해 오고 있다. 에꼴드뱅의 보르도 와인 마스터 클래스를 수료했고 SWEP 중급9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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