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와인소비자들이 마트에서 가장 많이 구매하는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으로 만든 데일리급 칠레 와인이다. 가성비가 뛰어나고, 짙은 풍미와 적당히 높은 알코올 도수로 소비자들의 입맛에 어필하기 때문이다. 숙성 기간을 거칠 필요없이 출시 후 바로 마셔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 역시 데일리급 와인의 큰 장점이다. 반면, 프리미엄급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은 충분한 숙성 기간을 거치지 않고 마시면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부터 살펴볼 와인들은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데일리급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으로, 가격은 모두 1만~2만원 사이다(이하, 카베르네 소비뇽은 C/S로 표기).
몬테스 클래식 리제르바 C/S 2016
Montes Classic Reserva C/S 2016
몬테스는 ‘모던한 칠레 와인의 표본’이라 할 만한 와인이다. 체리와 포도를 연상시키는 과일 풍미가 선명하고 경쾌하게 드러나며 알코올, 산미, 타닌 등의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잘 익은 타닌은 달콤하고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은 매끄럽다.
까시예로 델 디아블로 리제르바 에스페셜 C/S 2017
Casillero del Diablo Reserva Especial C/S 2017
까시예로 델 디아블로는 몬테스를 바짝 뒤쫓는 ‘칠레 와인의 유망주’다. 신선하고 상쾌한 과일 풍미를 지녔으며산도가 좋아서 음식과 함께 즐기기에 적절하다. 입안을 부드럽게 코팅하는 타닌, 복합적인 풍미, 섬세함과 우아함이 돋보인다.
콘차이 토로 ‘트리오’ 리제르바 C/S 2017
Concha y Toro Trio Reserva C/S 2017
앞선 두 와인은 과일 풍미가 지배적인 반면, 콘차이 토로의 트리오는 스모키한 훈제향이 개성 있게 드러나고 다크 초콜릿, 시가, 에스프레소 풍미가 그 뒤를 잇는다. 바비큐처럼 구워 먹는 요리에 잘 어울릴 만한 와인이다.
산타 리타 C/S 리제르바 2016
Santa Rita C/S Reserva 2016
앞서 시음한 와인들이 세련되고 모던하게 진화한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의 좋은 사례라면, 산타 리타의 카베르네 소비뇽은 칠레 와인의 과거를 보여주는 듯한 모습이다. 특유의 유칼립투스 향, 허브와 금속을 연상시키는 풍미 때문이다. 타닌은 대리석처럼 매끄럽게 잘 다듬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