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문명 지방에서 시작된 와인은 문명의 전달과 발전 과정과 함께 유럽, 그 중에서도 프랑스로 건너와 꽃을 피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현대 와인의 교과서를 꼽는다면 이태리, 프랑스, 스페인 그리고 독일 와인을 들고 싶다. 이 중에서도 프랑스 와인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4가지 교과서 중 국어에 해당할 만큼 와인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기본이 되는 지식을 알려 준다.
15~17세기에 걸친 지리상의 발견으로 (유럽 관점에서) 세계사에 등장하는 나라의 와인을 우리는 ‘신세계 와인”이라 부른다. 신세계 와인은 현대에 들어 자국의 경제 발전의 한 축으로 와인 산업을 발전시켰고 그 과정에서 프랑스 와인이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했으며, 다른 구세계 와인이 현대화되는 과정에도 영감을 불어 넣었다.
미국 오레곤의 피노 누아가 프랑스 부르고뉴의 피노 누아를,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은 프랑스 루아르의 상세르를, 미국 론 레인저와 호주의 쉬라즈가 프랑스 론 와인을, 미국 메리지티 블랜딩과 이태리 슈퍼 투스카나 와인이 보르도 와인을, 전 세계 샤르도네가 부르고뉴 블랑과 샤블리를, 그리고 디저트 와인은 보르도의 소떼른을 전형으로 삼았다. (물론 이들 와인 중 일부는 프랑스 와인을 참고하는데 그치지 않고 차별화된 그들만의 독특한 풍미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프랑스 와인을 이해하는 것은 프랑스 와인을 이해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른 나라의 와인을 이해하고 즐기는데 큰 도움을 주며, 와인을 가르치는 과정에서도 프랑스 와인에 많은 시간을 할당한다.
프랑스 와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지역과 포도 품종이 1대1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토양과 포도 품종간의 궁합이 검증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만약 여러 품종을 섞는 곳이라면 그 지역의 기후와 떼루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블랜딩했다고 보면 된다. (‘블랜딩은 왜 하는 걸까?’ 참조)
[프랑스 와인-품종 지도]
따라서 프랑스 와인 지역을 이해하는 것은 각 지역의 포도 품종을 이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각 지역의 포도 품종을 이해할 때에는 아래의 이미지처럼 의인화된 설명을 참고하면 좋다.
예를 들어, 미국의 한 와인 관련 사이트에서는 와인 애호가들을 안달하게 하는 매혹적이고 우아한 피노 누아를 까다로운 여신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숙성 초기의 까베르네 소비뇽을 괴팍한 왕자로, 10년 이상 숙성된 까베르네 소비뇽을 귀족적이고 기품 있는 왕으로 묘사한다. 이처럼, 12개 포도 품종 각각의 특징에 익숙해진다면 와인 교과서와 같은 프랑스 와인과도 금새 친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품종을 재미난 인물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는데,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웹사이트를 방문할 수 있다.
■ 글쓴이_ 이상철
경영학과 마케팅을 전공하고 통신회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보르도 와인을 통해 와인의 매력을 느껴 와인을 공부하며 와인 애호가가 되었다.
중앙대 와인소믈리에 과정을 수료하고 WSET Advance Certificate LV 3 를 취득하였으며 와인 애호가로서 국내 소믈리에 대회에 출전하여 수상한 경력이 있다.
2004년 부터 현재까지 쵸리(chory)라는 필명으로 와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개인 시음기와 와인 정보 및 분석적이 포스팅을 공유하며 생활 속의 와인 문화를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