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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 단맛나는 리즐링 한국요리와도 잘 어울려 ]

& 독일의 유기농와인이란?

독일의 유기농와인생산자단체인 에코빈(http://www.ecovin.org)에 따르면

△ 살충제,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고
△ 클로버 등 뿌리가 깊은 풀이나 허브 등을 포도밭에 길러서 자연적으로 지력을 높이고
△ 꽃들을 포도밭에 자라게 해 곤충에 의한 수분을 장려하는 생태주의적인 방법으로 포도를 재배한 뒤
거기서 수확한 포도주를 일컫는다.
물론 포도주를 병에 담을 때 방부제도 쓰지 않아야 한다.

이는 92년산 포도주부터 유기농에 대한 기준을 마련한 유럽연합(EU) 규정보다 엄격한 것이다. 반면 주(州)마다 유기농와인에 대한 규정을 달리하는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화학비료 등을 써서 재배했어도 병에 담을 때 방부제를 넣지 않은 정도에 '오르가닉와인'이라는 레이블을 붙일 수 있다.

독일의 유기농와인은 전체 와인농작지의 1% 수준. 이탈리아나 프랑스의 유기농와인 규모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2003년 라인헤센 지역의 가이젠하임대 학부 과정에 세계 최초로 유기농와인 생산법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생기는 등 후발 주자로서 피치를 올리고 있다. 유기농와인을 수출하는 와인제조회사 레 켄더만(www.reh-kendermann.de)의 엘리자베스 스틱은 "독일 에코와인이라면 기준을 더 엄격히 잘 지켰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선입견이 수출에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꽃과 풀들이 포도나무와 어울려 자라는 생태주의 농작법의 포도밭. 풀들은 땅이 쓸려내려가는 것을 막고 꽃들은 꽃가루를 옮겨줄 메신저인 곤충들을 불러 모은다.

(사진제공 : 에코빈)


& 독일 대표와인은 리즐링(Riesling)?

가장 많은 지역에서 생산되며 가장 뛰어난 품질의 독일 화이트와인. 2000년 기준으로 독일 전체 포도밭의 21%가 리즐링 생산지다. 리즐링의 맛은 토질과 기후에 따라 대단히 개성적이다.

모젤강을 낀 모젤-자르-루버 지역의 리즐링이 상대적으로 달콤하고 과일향이 풍부하다면 라인헤센이나 팔츠지역의 농부들은 입안에 광물성(minerality) 맛이 많이 느껴질수록 '우아한 리즐링'이라고 여긴다.

바덴지역의 유서 깊은 포도농장 '마크그라프폰바덴'의 지배인 아크힘 키르흐너는 "리즐링은 자신이 자란 땅의 성질을 거울같이 비춰주는 포도주"라고 평했다.

리즐링은 대개 향신료가 강한 아시아요리와 잘 어울린다. 매운맛이 강한 한국요리에는 리즐링 슈팻레제(Sp¨atlese) 등 풍미가 더 강하거나 단맛이 느껴지는 리즐링이 적당하다.

& 독일은 레드와인을 생산하지 않는다?

슈팻부르군더(Sp¨atburgunder), 별명 피노누아(Pinot Noir)로 불리는 적포도주는 리즐링에 버금가는 품질의 독일산 레드와인. 슈바르츠발트(黑林)를 끼고 있는 독일 최남단 포도주생산지 바덴에서 가장 많이 재배된다. 최근 독일인들의 와인 기호는 급격히 백포도주에서 적포도주로 옮겨가는 추세다. 1990년에는 레드와인의 생산면적이 전체 포도농지의 16.2%였지만 2000년에는 26.0%로 늘어났다. 화이트와인은 전체 생산량의 90%가 수출된다.


독일 최남단의 포도생산지 바덴지역의 에코빈 회원들이 5월24일 연례 유기농와인시음회를 벌인 프라이부르크의 카우프하우스 홀. 와인 도소매업자들, 유기농식품만을 취급하는 전국적인 매장 '나투르코스트라덴'의 바이어 등이 전년도에 수확해 새로 시장에 출하될 유기농 와인을 이곳에서 미리 맛보고 주문한다.


& 독일 와인은 단맛의 정도로 구분?

영국의 와인칼럼니스트 몬티 월딘은 "독일 와인농들은 포도 성숙의 각 단계에 맞춰 어떻게 포도주를 달리 빚어낼지를 기막히게 잘 아는 장인들"이라고 평한다. 포도알의 수확 시기를 달리해 풍미와 당도가 다른 와인을 생산해내기 때문.

카비넷(Kabinett)은 정상적인 수확시기에, 슈팻레제는 정상적인 수확보다 1주일 정도 늦게 딴 것으로 양자간의 당도 차이는 크게 없지만 슈팻레제 쪽의 풍미가 진하다. 아우스레제(Auslese)는 늦게 따는 것 중에서도 품질 좋은 포도송이를 선별한 것, 베렌아우스레제(Beerenauslese)와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는 가장 성숙하고 품질 좋은 포도알들을 하나씩 따서 모아 꿀처럼 진한 맛의 포도주를 짜낸 것으로 디저트용이다. 아이스바인(Eiswein)은 나무에서 언 상태의 포도알을 따서 만든 것으로 단맛과 신맛이 고농축됐으며 역시 디저트용이다.

& 독일와인 품질 해독법은?

와인병의 상표를 해독하는 것으로 기본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트로켄(Trocken)은 단맛을 느낄 수 없으며, 할프트로켄(Halbtrocken)은 그보다는 당도가 있지만 역시 와인애호가들이 "드라이하다"고 평하는 맛이다.

대개 와인병에 크게 표시되는 것은 라인헤센, 팔츠, 바덴 등 13개로 구분되는 독일의 와인생산지역 중 어디 산(産)인지와 리즐링, 뮐러 투르가우(M¨uller-Thurgau) 질바너(Silvaner) 등 어떤 품종인지다

당국의 품질관리를 통해 등급판정을 받은 고급품에는 QbA가 따라붙으며 카비넷, 슈팻레제, 아우스레제, 베렌아우스레제, 아이스바인,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 등 6개의 등급은 QmP라는 표시가 부기된 최고품질의 와인에만 부여되므로 이 6개 등급표만 보고도 품질을 짐작할 수 있다.

(통계자료 출처:독일와인협회)

- 동아일보기자 정은령 -
프라이부르크·오펜하임·빙겐=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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