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와인 사전
입력: 2007년 07월 13일 16:35:23
▲로버트 파커의 보르도 와인…로버트 파커&바롬웍스
여기 프랑스 보르도 와인 한 병이 있다. 레이블을 보면 샤토(포도원) 이름과 빈티지(생산연도), 지역 등이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평범한 소비자들은 그 빈티지가 좋은 해인지, 가격만큼 가치가 있는지 아리송하다. 이때 ‘내 편’에서 꼬치꼬치 따지며 가이드 해주는 와인 책이 있다면 반갑지 않을까.
친절한 파커. 저자가 직접 맛을 보고 평가한 보르도 빈티지는 무려 40년간(1961~2001년·네번째판)이다. 테루아, 수확량, 빈티지별 개요, 시음 적기, 가격대까지 촘촘히 기술했다. 레이블 700장에 사진 없이 텍스트만 1240쪽. 가히 ‘보르도 와인 바이블’이라 할 만하다. 이 책의 백미는 3장 테이스팅 노트. 각 와인 빈티지마다 농밀하게 묘사한 언어의 정교함은 ‘내가 마신 와인이 바로 이런 맛과 향이구나’ 무릎을 치게 한다.
저자의 ‘미국적 평가’는 민주적이나 개인적 취향이 강해서 찬사와 독설 사이에 적도 많다. 하지만 말 한마디에 와인가가 울고 웃으니 영향력은 권력에 가깝다. 따라서 전세계 와인 맛이 ‘파커화’ 되는 데에 대한 비판은 그가 감당해야할 몫이다. 호텔과 레스토랑 가이드, 샤토 방문 편지 양식 등은 덤. 손진호 외 옮김. 7만3000원
〈손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