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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난영 Baek Nan Young (baeknanyoung@hanmail.net)
AIS(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 과정 1,2,3 레벨 이수 후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이탈리아 와인투어 전문기관 바르바롤스쿠올라(BARBAROL SCUOLA)를 운영하고 있다. 베를린 와인 트로피 심사위원이기도 한 백난영은, 이탈리아 와인 및 와인 관련 문화, 행사를 소개하는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와인 관련 전문 통/번역가로도 활동 중이다.
Certified Professional Sommelier by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l President of Barbarolscuola, specialized in Italian Wine & Gastronomic Tour l Columnist of Korean Online Wine Magazine l Member of Judging Panel at: Berlin Wine Trophy, Asian Wine Trophy, Selezione Del Sincaco, Emozioni Dal Mondo, Portugieser Du Monde l Blogger l First Level Certified Cheese Taster by "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3C 와인을 아시나요? [2]
 
 
- Colli Orientali del Friuli DOC, Carso DOC, Collio DOC -
 
 
 
 
글, 사진 _ 백난영 (이탈리아 소믈리에협회AIS 소믈리에)
 
 
 
프리울리의 동쪽 최남단에 위치한 트리에스테와 그 주변 지방을'카르소’라 하는데,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도 카르소라 불린다. 트리에스테는 이스트라 반도의 길목에 있으며 아드리아해를 향해 열려있는 요충지로, 오스트리아가 지배할 당시 합스부르크 왕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이스트라 반도의 주요 항구도시로 성장했다. 가장 늦게 이탈리아로 귀속된 지역이지만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프리울리의 수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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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울리의 수도는 겨울에 발칸 반도에서 발생하는 혹한을 동반한 최고시속 160km의 보라(Bora) 바람의 직격탄을 받는다. 보라 바람의 소용돌이에 휩쓸리면 제대로 걸을 수 없을 만큼 위험한데, 길거리 난간 곳곳에 매어놓은 밧줄을 붙잡지 않으면 바람에 휘말리기 십상이다.
 
 
 
트리에스테 북쪽으로 아드리아 해안과 평행하게 놓인'비알레 미라마레(viale Miramare)’라는 길을 따라 8km 정도 가면'미라마레 궁(Castello di Miramare)’과 궁에 딸린 정원에 도달한다. 해안선에서 바다쪽으로 튀어나온 암벽 위에 서 있는 이 성은, 파도가 몰고오는 물살을 내려다보며 막시밀리아노 대공(1832~1867)과 그의 배우자 샤를로트가 사랑을 속삭였던 곳이다. 1865년에 막시밀리아노 대공은 두 사람이 평생 함께 지내기 위해 이 성을 짓기 시작했지만, 젊은 나이에 요절하는 바람에 그 꿈은 파도에 흩어져 버렸다. 하지만 오늘날 이곳을 찾는 젊은 연인들이 나누는 영원한 사랑의 맹세가 그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듯 꿈처럼 아름다운 궁전과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는 보라폭풍이 부는 트리에스테를 잠시 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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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트어인 카르소(Carso)는'돌의 땅’을 의미하는데, 이곳과 슬로베니아 남서부에 분포한 특징적인 토양 이름이다. 일반적으로 ‘카르스트’지형이라 하고 이탈리아어로는 카르소라 한다.카르소 토양에 포도를 심으려면 먼저 테라로사(돌리네)가 드러날 때까지 땅 속 깊이 박혀있는 암석을 곡괭이로 파낸다. 이윽고 테라로사 특유의 붉은 토양이 드러나면 포도나무를 심는다. 이 때'심는다’보다는'포도뿌리를 박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이는, 보라 바람에 뿌리가 뽑히지 않고 하루 빨리 땅속 깊이 뿌리내려 지하수에 도달하게 하려는 인간의 배려이다.
 
척박한 토양 못지않게 인색한 강수량은 포도나무의 생장에서 본다면 천국이나 다름없지만, 포도밭에서 일하는 포도재배자들에게는 엄청난 수고를 뜻한다. 이를 금전으로 환산하려 한다면 속물처럼 보일 수도 있는, 그렇게 금쪽같은 땅이다.
 
하지만, 농학자겸 와인양조가인 파브로(Claudio Fabbro)는'침묵은 금’보다는 속물로 남길 자처했다. 그는 카르소에서 포도밭 1헥타르를 조성하는 비용이면, 모래와 점토가 많은 프리울리 남부 지역에 6헥타르, 자갈이 풍부한 중부의 그라베 평야에 4헥타르, 이회토와 사암으로 이루어진 북쪽의 폰카(Ponka, 고리지아와 콜리오리엔탈리 지역)에 2헥타르의 포도밭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카르소에는 프리울리 전역에서 생산되는 국제품종은 물론이고, 카르소야말로 최고의 산지라고 알려진 말바지아 이스트리아(malvasia istriana)와, 이곳을 방문해야만 제대로 맛보고 느낄 수 있는 테라노(terrano) 그리고 비토브스카(vitovska) 와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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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토브스카(vitovska)
지중해 연안이나 지구상 어디에서도 동일 품종을 발견한 예가 없는 순수한 카르소 혈통 화이트 품종으로, 총 47 헥타르의 포도밭에서 재배된다. 기록에 의하면 이 품종은 1200년경부터 이곳에서 재배되었다고 하나, 많은 학자들은 그 이전부터 흔하게 재배되었다고 주장한다. 카르스트의 석회암이 풍부한 테라로사에서 최대한 역량을 발휘하는 품종이다. 녹색이 살짝 도는 볏짚색을 띠며, 이탈리안 배와 사루비아 풍미가 산도와 잘 어울린다. 단단한 구조가 잘 받쳐주는 여러 가지 풍미를 입 안에서도 느낄 수 있으며, 약간의 쓴 맛이 긴 여운과 함께 지속된다.
 
 
말바지아 이스트리아나(Malvasia Istriana)
프리울리 전역에서 재배되며 말바지아 후리울라 또는 말바지아 델 카르소, 말바시아 디스트리아 라고도 한다. 보통 말바지아는 향기가 풍부한 품종인데, 이 품종은 중성적인 풍미를 지닌다.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옅은 노란색이 돌며, 중성적인 풍미 때문에 향기가 다소 단조로워'말바지아 변종’이라고도 한다. 1300년경에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록에는 “말바시아보다 드라이하고 품질이 우수한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품종”이라고 적혀있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품종 이름에 말바지아를 붙이는 까닭은, 원래 이스트라 반도품종이었으나 13세기 이후 말바시아 와인이 크게 유행하자 본래의 이름을 버리고 말바시아란 이름으로 둔갑하여 프리울리에 전달됐다는 것이다.
 
 
말바시아 품종(아로마 품종)에 대한 부연 설명
그리스의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위치한 모넴바시아라 불리는 고장에서 처음 재배되었다. 지금의 포도명은, 출신지 이름인 모넴바시아가 모노박시아(Monovaxia)를 거쳐 말바시아malvasia로 변한 것이다. 13세기 베네치아인들이 모넴바시아를 점령했을 때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인기가 높았는데, 이후로 크레타 섬에서 이 품종을 대단위로 재배하게 된다. 베네치아인들이 교역을 위해 발 딛는 곳마다 이 품종과 와인이 동시에 전파되었고, 종종 지중해 연안의 현지 품종과 혼합되기도 했다. 이 와인은 독특한 맛과 우수함만으로도 사랑을 받았지만,'그리스 품종’이 주는 향수를 자극하여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베네치아 공화국이 쇠퇴하면서 말바시아 와인 무역도 주춤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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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노(Terrano)
 
카르소, 슬로베니아, 일부 크로아티아 지역에서만 재배되는 레드 품종으로, 카르소 지역 재배면적은 총 38 헥타르이다. 비교적 왕성하게 성장하고 생산성이 일정하며, 카르소처럼 척박한 토양에서 잘 자라며 병충해에도 아주 강하다. 이 품종은 프리울리주 전체에서 재배되는 레포스코 달 펜둔콜로(Refosco dal Penduncolo)의 클론이며, 레포스코 디스트리아(Refosco d’Istria), 레포스코 델 카르소(Refosco del Carso)라고도 한다. 포도이름인 테라노는 원래'땅에서 나는 농산물’이란 뜻인데, 중세시대 사람들은 자기가 사는 마을에서 나는 와인을 테라노 와인이라고 불렀다.
 
투박한 시골냄새를 풍기는 품종답게 이 와인은, 서민들이 단골인 주점에서 살라메 소세지, 치즈, 계란 등과 함께 즐겨 마시는 대중적인 와인이었다. 철이 풍부한 돌리네(테라로사) 지형에서 자란 덕분에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철분과 고정산이 아주 높다. 풍부한 철분 함량 덕분에 1800년경 오스트리아의 약국에서는 빈혈치료제로 판매가 될 정도였다. 사과산 함량이 매우 높지만 봄이 되면 젖산발효가 저절로 일어나 놀랍도록 부드러운 와인으로 변신했기 때문에 원래부터 맛이 부드러운 와인으로 여겨졌다. 와인의 핏빛에 가까운 선홍색은 테라로사 덕분이며 잔 주위로 갈수록 짙은 보라색이 돈다. 와인 발효냄새와 검은색에 가까운 작은 과일냄새, 특히 블랙베리와 라즈베리 향기가 압도적이다. 또한 타닌과 산도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긴 여운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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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C 와인을 아시나요?[3] 에서 계속됩니다.
 
 
글쓴이 _ 백난영
이탈리아 소믈리에협회AIS 소믈리에,
이탈리아 와인 유학 및 여행 전문 기관 바르바롤스쿠올라 근무.
( baeknanyoung@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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