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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인터론(INTER RHONE, 론 와인 생산자협회)이 주최하고 프랑스농식품진흥공사(소펙사)가 주관하는 ‘2012 발레 뒤 론 와인 세미나’가 3월 13일에 열렸다.

올해로 4회를 맞이하는 발레 뒤 론 와인 세미나는 와인 수입업체 및 호텔, 레스토랑, 카페 등의 와인 업계 전문인들을 대상으로 국내에 유통되는 론 와인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하고 시음하는 행사로 해를 거듭할 수록 더욱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발레 뒤 론 와인이라면 가격대비 훌륭한 품질과 마시기에도 부담없는 와인, 음식과 잘 어울리는와인으로 포지셔닝 되어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해외 시장에서도 승승장구를 해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09/2010년에 발레 뒤 론 지방의 AOC들은 4억1300만병, 출고량 기준으로는 310만hl가 생산되어 전년도 대비해 3.5% 증가했다. 이는 지난 6년 동안 가장 많은 물량에 속한다. 유난히 뛰어난 빈티지로 평가 받은 2010년의 경우, 생산량을 280만hl로 다소 낮게 조절하여 와인의 품질에 집중했다.

◀ 인터론의 올리비에 르그랑 이사

2011년에 수출량 6%, 수출액 12%라는 성과를 기록했으며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45% 증가라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세계 와인 시장에서 아시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2012년에도 발레 뒤 론 와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1년 한 해 동안 발레 뒤 론 와인의 국내 수출량이 전년도에 비해 3.5배 증가하였고 국내 프랑 스 와인 중 시장 점유율은 (타 지역 AOC와 비교) 2010년 7%에서 15%로 상승하면서 한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프랑스 AOC 중 제 2위의 생산지로 떠올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참가자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꾀하고 론 와인의 특징을 이해하기 쉽게 하고자 ‘이미지 게임’의 형식을 빌어 진행했다. 발레 뒤 론 와인을 영화, 음악 등에 빗대어 표현하는 연상게임으로 중국 초상화(Portrait chinois)라고 불린다.


▲연상게임의 일종, 만약 꼬뜨 로띠가 영화배우라면?란 질문을 받은 참가자들


▲와인을 시음 후에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답을 선택한다.

17세기에 만들어진 게임으로 인물이나 그의 특징을 동식물, 요리 또는 기념물 등에 비유하여 표현하는 방법이다. 인터론 올리비에 르그랑(Olivier Legrand) 이사는 와인 시음 후의 반응을 알고 싶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E. Guigal Condrieu 2010
100% 비오니에로 만든 북부 론의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 감귤, 살구 같은 과일의 향이 진하고 신선한 느낌이 다가온다. 캔디 같은 달짝지근한 느낌이 마지막에 남는 듯 했다. 르그랑 이사는 이 와인과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이 무엇인지 물었다. 많은 참가자들이 대표적인 4가지 클래식 음악 중 비발비의 사계 중 봄을 선택했다. 싱그러운 봄을 연상시키는 신선한 맛이었기 때문.
Chateau d’Aqueria Tavel 2010
그르나쉬 누아, 무르베드르, 시라, 생소, 클라렛트, 픽풀, 부르블랑 타벨(Tavel)은 로제 와인만 생산하는 AOC로 유명하다. 진한 핑크 색상에 눈이 즐거워지는 와인으로 딸기, 체리, 아니스 등 과일과 꽃의 향이 물씬 나고 산미도 적절해서 입 맛을 돌게 한다. 타벨이 춤이라면? 질문의 답으로 왈츠와 탱고가 각축전을 벌였다. 우아한 풍미와 함께 관능적인 매력을 느낀 걸까?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왈츠와 탱고를 선택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Chapoutier Luberon La Ciboise 2009
그르나쉬 누아, 시라 연간 2600시간의 일조량을 가진 뤼베롱은 프랑스에서 가장 일조량이 많은 AOC이며 자연환경이 매우 아름다워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생물권 보존지역이기도 하다. 후추 같은 스파이시한 향과 오디, 까시스 등 검은 과일의 향이 어우러져 있다. 강한 타닌 구조가 느껴졌다. 문득 세잔느의 명화, 생트 빅트와르 산이 떠올랐다.
Ogier Côtes du Rhône Le Menines 2010
그르나쉬 70%, 시라 25%, 생소 5% 르그랑 이사는 이 와인을 전통적 스타일이라고 했는데, 블렌딩 비율에서 알 수 있다고 한다. 붉은 색 과일의 아로마가 강렬하고 후추의 향도 난다. 신선하며 과일 맛도 거부감이 나지 않는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 심플하고 명쾌한 느낌인데, 살아있는 산도가 한 몫을 한 듯싶다.
Père Anselme Côtes du Rhône La Fioloe 2010
그르나쉬 85%, 시라 15% 앞서 시음했던 코트 뒤 론과 다른 스타일로 까시스 같은 검은 과일류의 향이 지배적이다. 신선한 과일보다 농축된 과일의 향이다. 부드러운 타닌과 붉은 과일의 맛이 느껴진다. 코트 뒤 론 와인의 장점이라면 맛과 향을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인데, 이 두 와인은 그런 장점이 잘 드러난다. 취향에 따라 고르면 좋겠다.
Domaine de la Renjarde Côtes du Rhône Villages Massif d’Uchaux 2010
그르나쉬 65%, 시라 17%, 생소 11%, 카리냥 4%, 무르베드르 4% 잘 익은 붉은 색 과일의 향과 박하, 계피 같은 향신료의 향이 난다. 산미도 적당하고 타닌도 과하지 않다. 자갈처럼 둥글고 부드러운 맛이 난다. 신선미가 여운에서 느껴진다. 코트 뒤 론 빌라즈 와인의 느낌을 말한다면 ‘따뜻한 환대’ 그것이다.
Domaine le Sang des Cailloux Vacqueyras Floureto 2007
그르나쉬 70%, 시라 20%, 무르베드르 7%, 생소 3% ‘자갈들의 피’라는 뜻을 가진 유서깊은 도멘이다. 까시스, 오디 등 과일들의 아로마가 매우 복합적이다. 입 안에서 힘 있게 뻗어나가는 느낌이며 단단한 타닌 구조와 균형이 잘 잡힌 맛을 느낄 수 있다. 무겁지 않고 여운도 길게 지속된다. 건축물에 비유한다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랄까?
Domaine Raspail Ay Gigondas 2008
그르나쉬 80%, 시라 15%, 무르베드르 5% 자두 등 과일과 꽃의 향기가 풍부하다. 섬세하면서도 견고함이 느껴졌고 알코올 느낌도 강하지 않아 와인의 풍미를 느끼고자 하는데, 문제없다. 한마디로 외유내강적인 와인이다.
Domaine des Remizières Crozes Hermitage 2008
시라 100% 북부 론 와인의 전형적인 스타일을 잘 드러내는 와인이다. 작은 붉은 과일과 스파이시한 향이 주로 느껴진다. 유연하며 섬세한 와인으로 르그랑 이사는 “미묘하고 섬세한 산도가 잘 표현된 와인”이라고 표현했다.
Domaine Paul Jaboulet Aîné Côte Rôtie Les Jumelles 2006
시라 100% 코트 뒤 론 크뤼 중 에르미타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코트 로티에서 생산된다. 바이올렛, 까시스의 향이 잘 어우러지고 힘보다 섬세함이 느껴진다. 입 안에서 벨벳처럼 부드럽게 넘어가고 여운 또한 길고 향기롭게 지속된다. 순수한 아로마가 잘 느껴지는 와인이다.

총 10개의 론 와인을 시음한 후, 해당 와인에서 느껴지는 감각과 이미지를 활용하여 ‘론 와인이 OO이 라면?’의 주제 아래, 영화•음악•그림•동물 등 다양한 분야에 론 와인을 대입해보았다. 진행자와 참가자간의 격의 없는 소통이 이루어져 더욱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와인을 즐기면서 이런 연상게임을 이용하면 테이스팅 노트의 알쏭달쏭한 표현보다 쉽게 표현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저녁, 한 번 해보는 것은 어떨까..

일부 사진 제공 : 소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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