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와인 시티 챌린지 품평회를 유치한 프리오카의 몬도델비노 본사>
올해로 20회를 맞이하는 국제 와인 시티 챌린지( International Wine City Challenge) 와인 품평회가 메달 소식을 듬뿍 가져왔다. 매회마다 개최 도시를 바꾸는 대회 특성상, 메달 집계 소식 외에도 도시가 풀어놓을 꽁꽁 묻어둔 볼거리는 개막일을 손꼽아 기다리게 만든다. 개최 후보지는 치타 델 비노 협회(CITTA’ DEL VINO)에 가입한 회원 중에서 선발된다. 치타 델 비노 협회는 유럽 와인 도시 연합체로 회원 도시의 와인과 토속음식 및 문화를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번에 선발된 도시는 이탈리아 피에몬테주 프리오카( PRIOCCA)란 소도시다. 프리오카는 도심 광장이 성당, 고 저택, 노천 시장을 품고 있는 중세 이탈리아 모습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열렸던 본 대회에서 7개국의 1천 3백 개 와인이 격전을 벌였다. 집계 결과에 따르면 그란 골드 메달은 34개, 골드 메달은 323개 와인에 돌아갔다. 상위권인 92~95점대에 동점자가 몰려 있어 메달권 합격선이 덩달아 뛰었다. 특히 6개 와인이 93.4점을 기록해 한꺼번에 3등에 당선되는 진기한 일이 벌어졌다. 1등은 95점을 차지한 레드 와인과 스위트 와인에 돌아갔는데, 테누테 산넬라 SRL의 빌라 프라고라 리제르바(네로 디 트로이아와 프리미티보 품종 블랜딩 IGP Puglia 2015 빈티지 )와 페우도 델 산세베리노 Soc. Coop이 출품한 마스트로 테렌지오(모스카토 비앙코 품종. 2105 빈티지)다. 메달권 판정은 국제 와인 기구(OIV)의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여 선별하며 출품 와인의 상위 30%에만 메달이 돌아간다.
<품평회 로고>
20회 우승자의 면모를 보면 남부 이탈리아 와인들의 선전을 들 수 있다. 다수의 메달을 거머쥔 지방은 부츠 모양 이탈리아의 코에 해당하는 칼라브리아주로 5개의 그란 골드와 5개의 골드메달을 획득했다. 2위는 3개의 그란 골드와 14개의 골드를 수상한 캄파니아주, 3위는그란 골드 3개, 골드 메달 13개를 가져간 라지오 주다. 주최지인 피에몬테주는 그란 골드 1개와 골드 28개에 그쳤다. 내년 대회는 5월 11~14일 간 시칠리아 삼부카에서 열릴 예정이다.
본 대회는 본상과 함께 특별상 부분도 개최한다. 그라파 상( Grappa Award), 스푸만테 상( Forum degli Spumanti), BIO 상(Premio Speciale Citta del Bio), 메를로 상(Concorso Mondo Merlot), 네비올로 상( Concorso Miglior Nebbiolo)이 있으며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올해가 세번째인 그라파 상은 총 83종이 출품했고 65개 증류주가 수상을 했다. 1등은 페찌 디 캄포덴노(TN) 증류장의 ‘Memora 1950’에 돌아갔다. 스푸만테 상은 자코모 살마소 와이너리의 콜리 에우가네이 피오르 다란초 DOCG가 93점을 얻어 우승을 거머쥐었다. BIO상은 파토리아 라 비알라 와이너리의 2016빈티지 빈산토 끼안티 리제르바가 당선됐다. 메를로 상은 칸티나 산탄드레에 디 판돌포 가브리엘레 와이너리의 소뇨(Lazio Merlo/Cesanese IGT)가 받았다(메달 집계 결과 보러가기) .
주최지인 피에몬테주에 헌정하는 네비올로 상은 포데레 아이 발로니 와이너리의 보카 DOC 비냐 크리스티아나 2012 빈티지가 수상했다. 피에몬테는 총 17개 금메달 중 13개를 가져가 네비올로의 아성을 재확인했다. 사르데냐가 출품한 네비올로 와인이 3개의 금메달과 2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어 일부에선 네비올로가 확산되는 추세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로에로 와인과 트러플이 공존하는 프리오카
<프리오카 교구 성당 13세기에 건축된 산로코 산엘리자벳타 성당>
대회의 심사위원들이 열띤 심사를 벌인 현장은 프리오카 마을의 몬도델비노 본사였다. 프리오카는 아르네이스와 네비올로 와인의 급성장과 맞물리면서 이탈리아 프리미엄 산지로 떠오른 19군데 로에로 마을 중 하나다. 발원지가 서부 알프스인 타나로 강이 알바 방향으로 물줄기를 돌리면 언덕은 북부와 남부로 갈라진다. 알바 북쪽에 펼쳐진 구릉지대가 로에로다. 토질이 사질토인 언덕은 우아한 산도와 아로마를 지닌 세계적인 아르네이스 산지로 부상하고 있다. 석회석과 점토성 언덕에서는 향기롭고 떫지 않은 맛의 네비올로가 자란다. 프리오카에서 테레 알피에리(Terre Alfieri)라는 숲이 지척인데 참나무, 떡갈나무, 개암나무 등 트러플 친화 수종이 번성해 트러플(송로버섯) 산지로 특화했다. 비영리 단체인 트러플 랜드(Terre di Tartufi-Truffles Land) 협회는 트러플 시즌이면 트러플 헌팅을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광객을 끌어 모은다. 테레 알피에리 숲은 미국 영화 <The Truffle Hunters>의 촬영 무대였으며 트러플 사냥꾼이 주인공으로 출연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The Truffle Hunters에 출연했던 트러플 헌팅 전문가 까를로씨>
몬도델비노(MONDODELVINO SpA)는 와인 매출액이 이탈리아 상위 20위 안에 드는 와인 그룹이다. 1991년 세 명의 동업가가 창업한 이 그룹은 30년이 흐른 지금 다섯 개의 와이너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 중 세 군데는 피에몬테 풍미를 세 가지 색깔로 녹여낸 브랜드 와이너리를 자랑한다. 전통방식 스푸만테가 전문인 쿠바주(CUVAGE), 샤마 방식 스푸만테의 지존 아꿰시(ACQUESI), 랑게와 로에로 와인을 특화한 리코사( RICOSSA)가 그것이다. 에밀리아 로마냐주에는 포데리 달 네스폴리(PODERI DAL NESPOLI), 시칠리아주에는 바로네 몬탈도(BARONE MONTALTO) 브랜드를 두고 있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몬도델비노는 와인 익스피리언스(Wine Experience)란 투어를 출시했다. 와인 & 푸드 러버를 위한 상품으로 원스톱 여행을 표방한다. 이것 하나면 와인이 베푸는 지역문화, 전통음식, 풍경, 휴식에 몰입할 수 있다. 몬도델비노가 30년간 이탈리아 프리미엄 산지에 구축한 리소스를 녹여낸 투어 일정을 알아보자(웹사이트 링크).
<몬도델비노 박물관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와인 익스피리언스 공간들>
투어는 그룹 내 와인박물관(Museo Interattivo)에서 출발한다. 품종, 테루아, 양조와 숙성 과정을 동영상과 음성으로 풀어놨다. 이어 피에몬테의 유명 셰프들과 푸드&와인 매칭 영상 게임을 한판 벌인다. 센서리 홀로 이어지는 동선은 와인의 다채로운 향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다음은 트레킹, E-바이크, 포도밭 피크닉 등 아웃도어 활동이 기다린다. 와인 익스피리언스의 정수는 랑게와 로에로를 잇는 와이너리 투어다. 유네스코에 등재될 정도로 아름다운 랑게와 로에로 경관을 음식 삼아 와인과 매칭하는 호강을 누릴 수 있다.
<몬도델비노 그룹내 피에몬테 와이너리가 선보이는 주요 와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