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와인과 음식이 조화를 이룰 때 대단한 시너지를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와인을 생산하는 국가에서는 오래전부터 항상 식탁에 와인이 빠지지 않고 등장해왔다. 국내에서도 와인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데, 와인이 우리 입맛에 잘 맞고 음식과도 꽤 괜찮은 궁합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와인이 어떤 음식에나 잘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와인은 생산자, 품종, 생산지역에 따라 풍미와 스타일이 매우 다양한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와인을 골랐다가 자칫 준비한 음식과 맞지 않아 당황하게 되는 수도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와인 중에는 여러 음식과 무난하게 잘 어울리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피노 누아 같은 와인이 그것이다. 피노 누아는 어떤 특징을 가진 품종일까? <와인 테이스팅 노트 따라하기>에서 저자 뱅상 가스니에는 피노 누아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한다.


“피노 누아 품종은 가볍고 과일 맛이 많고 실크 같은 질감과 더불어 밝은 빛깔에 섬세하면서 풍부한 향기를 발산하는 레드 와인을 만든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잘 숙성되며 블랙체리, 가죽, 향신료, 바닐라, 훈연향 등의 상당히 다양한 특징을 보여준다. 프랑스 부르고뉴의 피노 누아가 가장 뛰어나지만 북아메리카에서 생산된 것도 매우 훌륭하다.”

 


한식.jpg

 


서양에서는 이미 피노 누아가 육류, 생선 요리할 것 없이 두루 잘 어울리는 만능 와인으로 알려져 있다. 오리, 버섯, 연어, 참치 같은 재료를 사용한 요리라면 더욱 그렇다. 국내에서도 와인애호가들이 참치, 연어, 버섯요리에 피노 누아를 곁들여 즐기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피노 누아는 여러 가지 재료로 다양한 풍미를 내는 한식과도 잘 어울린다. 실제로 최근 대치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여러 가지 한식 요리에 피노 누아를 곁들일 기회가 있었다. 떡갈비, 잡채, 전, 육회 등으로 이루어진 밥상에 함께 놓인 와인은 캘리포니아의 소규모 와인생산자 ‘브라이들우드Bridlewood’가 만든 피노 누아 와인이었다(아래 사진). 간이 세지 않고 담백한 한식 요리와 향긋하고 매끈한 이 와인은 마치 단짝처럼 잘 어울렸다.
 

브라이들우드 피노 누아는 미국의 유명한 와인 매체 Wine Spectator에서 “어떤 경우에나 잘 어울리는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 와인 10” 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는 와인이다("10 California Pinot Noirs for the Savvy Shopper”). 브라이들우드 피노 누아는 캘리포니아 센트럴 코스트의 몬테레이 카운티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든다. 이곳의 포도 재배 환경은 “피노 누아의 성지”라 불리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그것과 흡사하며 와인은 우아한 아로마와 부드러운 타닌 그리고 균형 잡힌 산도가 인상적이며 긴 여운을 남긴다.

 

 

bridlewood_pn.jpg

 


브라이들우드Bridlewood는 캘리포니아 센트럴 코스트의 대표적인 크래프트 와인 생산자이다. 이때 ‘크래프트 와인(craft wine)’은 개인 또는 가족 단위 와인생산자가 열정과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서 소량 생산하는, 따라서 생산자의 개성이 오롯이 담긴 와인을 일컫는다. 크래프트 와인은 기업형 와인생산자가 매년 수백만 병씩 생산하는 맛과 품질이 표준화된 와인과는 다르다. 브라이들우드는 연간 4만 케이스 정도의 와인을 생산하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으로 약 4천 케이스 정도 수출한다. 


브라이들우드의 와인 양조팀은 포도 재배와 선별, 와인 양조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쏟아 붓는 열정과 정성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낀다. 이들은 센트럴 코스트 최고의 토양에서 자란 포도만 사용하며, 서로 다른 구획에서 수확한 포도를 별도로 양조하여 고유의 풍미를 유지하게끔 한다. 와인을 숙성시키는 오크통도 최고급만 쓴다. 포도밭 선정에서부터 효모나 나무통 선택 등에 이르기까지 브라이들우드의 양조팀은 어떤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다.

 


bridlewood_wine.jpg

<브라이들우드 카베르네소비뇽 그리고 샤르도네>

 

 

브라이들우드는 사랑스런 아로마의 피노 누아를 비롯해 복합적인 풍미와 부드러운 질감이 돋보이는 카베르네 소비뇽, 맛있는 산도와 풍부한 열대 과일 풍미를 지닌 샤르도네 와인도 생산한다. 이들 와인은 현재 홈플러스에서 24,900원에 판매 중이다.


- 저작권자ⓒ WineOK.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1. 국내 1위 노리는 칠레 1위 그란 레세르바, 타라파카TARAPACA

    한국에서 칠레 와인의 인기는 대단하다. 합리적인 가격, 좋은 품질, 세련된 스타일, 오래 숙성시키지 않아도 되는 편의성 등 많은 장점을 가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진보와 발전을 거듭해온 칠레 와인 중에는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고급 와인들도 많다. 한...
    Date2018.12.28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2. 이보다 더 우아할 순 없다_그르기치 힐스Grgich Hills

    연말이다. TV에서는 채널마다 연기대상, 가요대상 같은 시상식 프로그램 광고가 한창이다. 한 해를 대표하는 굵직한 사건이나 인물을 뽑는 것은 그 해를 마무리하는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진다. 그리고 그 해를 빛낸 승자에게는 가장 많은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Date2018.12.11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3. 연말 모임 빛내줄 스파클링 와인, 비솔 프로세코

    올 한 해도 예년과 별다를 바 없이 지난 듯하다. 특별히 좋았던 일도 나빴던 일도 없다. 하지만 평범했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평온한 일상만큼 소중한 것이 있을까. 그것을 사수했다는 것만으로도 자축할 일...
    Date2018.11.23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4. [와인 추천] 새 술은 새 부대에, 바소 2014

    지난 2009년 한국시장 전용으로 출시되었던 다나 에스테이트Dana Estate의 ‘바소Vaso’는 2010 G20 정상회의, 2012 핵안보정상회의 등 국내에서 열린 여러 국제행사에서 만찬주로 선정되며 인기를 누렸다. 올 11월에 선보인 바소 2014는 과거의 바...
    Date2018.11.19 글쓴이박지현
    Read More
  5. 음식과 두루 어울리는 만능 와인, 피노 누아 Pinot Noir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와인과 음식이 조화를 이룰 때 대단한 시너지를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와인을 생산하는 국가에서는 오래전부터 항상 식탁에 와인이 빠지지 않고 등장해왔다. 국내에서도 와인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데,...
    Date2018.11.15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6. 마일즈는 왜 산타 바바라로 갔을까

    와인 좀 마신다는 사람 중에 영화 <사이드웨이 Sideways>(2004)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와인애호가인 소심남 마일즈와 그의 절친이며 플레이보이인 잭의 와인 여정을 코믹하게 그린 이 영화는 당시 전세계 와인애호가들 사이에 회자되었다. 그리고 이 ...
    Date2018.11.02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7. [연인]의 고장에서 탄생한 와인, 베르티코

    1992년, “욕망으로 남기에는 아름다운 세기의 로맨스”라는 문구로 호기심을 자아내며 개봉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영화가 있다. 1920년대 프랑스 식민지였던 베트남을 무대로 가난한 10대 프랑스 소녀와 부유한 중국인 청년의 이루어질 수 없...
    Date2018.10.31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 43 Next
/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