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욕망으로 남기에는 아름다운 세기의 로맨스”라는 문구로 호기심을 자아내며 개봉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영화가 있다. 1920년대 프랑스 식민지였던 베트남을 무대로 가난한 10대 프랑스 소녀와 부유한 중국인 청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연인>이 그것이다. <연인>은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류 작가 마르게리트 뒤라스 Marguerite Duras (1914~1996)의 자전적 소설 <L'Amant>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그녀가 사용한 필명은 부친의 고향인 뒤라스 지역(Côtes de Duras)에서 따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지역은 행정구역상으로 프랑스 남서부에 속해 있으며, 유명한 와인 산지인 보르도와 서쪽으로 맞닿아 있어 기후조건과 재배하는 와인 품종이 매우 비슷하다. 실제로 뒤라스의 주요 레드 와인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이며, 주요 화이트 와인 품종은 세미용과 소비뇽 블랑이다.
<뒤라스는 서쪽으로 보르도 지역과 맞닿아 있다.>
아쉽게도 뒤라스 와인은 이웃인 보르도 와인의 명성에 가려 오랫동안 그저 “맛있고 가격이 저렴한 와인”으로만 알려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보르도와 달리 뒤라스에는 여전히 소규모의 포도재배자와 와인생산자들이 많다. 이러한 이유로, 뒤라스 지역에서는 와인 양조에서부터 마케팅과 수출에 이르기까지 지원, 관리해주는 협동조합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베르티코 Berticot’ 역시 이 지역 협동조합 중 하나인데, 지역 전체 와인의 절반 이상을 여기서 만든다. “프랑스 남서부 지방 와인 중 가장 많이 팔리는 브랜드” 역시 이 베르티코 와인이다.
국내에서도 베르티코 와인을 만날 수 있는데, 국제컨설팅회사 라로즈데방(La Rose Des Vents)을 통해 한국에 출시한 ‘스크레 드 베르티코 SECRET de BERTICOT’가 그것이다. SECRET de BERTICOT는 2년 연속 대한항공 기내 와인으로 선정되었던 적이 있을 만큼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아래 사진).
SECRET de BERTICOT 레드 와인은 우리 입맛에 잘 맞는 메를로 품종을 위주로 카베르네 소비뇽과 카베르네 프랑을 소량 블렌딩했다. 와인은 잘 익은 자주빛 과일 풍미가 풍성하게 느껴지며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타닌이 입안을 기분 좋게 채워준다. 고기 요리나 치즈와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와인이다. SECRET de BERTICOT 화이트 와인은 새콤달콤한 감귤류와 풀 내음이 매력적인 소비뇽 블랑 품종으로 만든다. 샐러드나 파스타, 생선요리와 함께 하기에 소비뇽 블랑 만한 것은 없다.
스크레 드 베르티코는 홈플러스에서 9천9백원에 판매 중이다. 보르도 와인의 풍미를 닮았으면서도 좀더 경제적인 와인을 찾는다면 뒤라스의 베르티코 와인을 경험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