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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보졸레(Beaujolais)는 특별한 양조 방법으로 와인을 생산하는 프랑스 동중부의 중요한 지역이며, 연간 생산량이 북쪽 샤브리 (Chablis)는 물론이고 전체 부르고뉴(보졸레를 제외하고)의 양보다 더 많다. 보졸레 지역 와인의 거의 대부분 (98%)이 Gamay (원명은 Gamay Noir a Jus Blanc) 포도로 만들어지며 생산량은 백만 헥토리타 (1천 1백만 ~ 1천 4백만 케이스)가 넘는다.

보졸레는 북쪽의 보졸레 크뤼(Beaujolais Crus) 10개 지역과 오 보졸레(Haut _ Beaujolais)라고도 부르는 보죄 마을을 비롯한 39개 보졸레 빌라쥐(Beaujolais Village)마을 그리고 바 보졸레(Bas -Beaujolais)라 불리는 남쪽의 보졸레 지역으로 나뉜다.

보졸레는 행정 구역상 부르고뉴의 일부이지만 기후 지형 토양 포도 품종 양조와 판매 방법 등은 부르고뉴와 크게 다르다. 보졸레의 기후는 준대륙성 기후이고 그 와인들의 스타일도 다르다. 또한 부르고뉴 사람에게는 보졸레 와인은 부르고뉴 와인이 아닌 론(Rhone) 와인이라고 통한다. 론 벨리에서 왔다고 해서가 아니고 리용(Lyon)시를 둘러싸고 있는 론 지역으로 보졸레 포도농원의 언덕들이 향해 있기 때문이다. 포도 품종도 부르고뉴에서 사용하는 피노 누아(Pinot Noir)가 아닌 갸메이(Gamay)이고 토양도 꼬드 도르(Cote D'or)의 석회암과 달리 점토질과 화강암질로 구성되있다. 양조 방법도 전통적인 발효 방법에서 얻을 수 있는 질감(Body)과 오랜 숙성 가능성(Longevity)보다는 과일 향(Fruity)과 매력(Charming)을 더 중요시하는 "탄소침용 발효(Carbonic_Fermentation)" 방법을 사용한다. 보졸레의 와인들은 그 싱싱한 산미가 여러 종류의 음식과 어울릴 수 있는 가볍고 상큼하며부담 없이 즐겁게 마실 수 있는 적포도주다.

개별 와인에 관한 시음 결과에 앞서 페로(Ferraud)社에 대한 소개를 잠시 하겠다. 그날 행사장에 들어선 이브 도미니크 페로(Yves Dominique Ferruad)씨는 비즈니즈적이라기 보다는 농부의 여유를 마음 속에 지닌 사람 같았고 우리는 이러한 인상이 그의 와인 철학에서 나옴을 알 수 있었다. 책상에 앉아있기 보다는 직접 포도를 만지고 양조에 참여하기를 좋아하는 그는 6대째 보졸레 지방에서 와인 사업을 하는 Ferraud家의 2째 아들이자 와인 업계에 20여년을 몸담은 사람이다.

그의 선조들은 한결같이 와인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으며, 소비자 만족을 위해서 전통적인 생산방식을 고수함과 동시에 보다 빠른 운송, 확실한 품질의 관리, 그리고 다양한 통신 시설 등을 도입했다. 이들은 1882년 작은 네고시앙 일에서 시작하여, 전쟁과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했고 1962년 자체적인 입병을 시작하여 67년에는 입병과 보관에 필요한 빌딩을 갖추게 된다. 이때부터 벨기에, 영국, 독일 등에 그들의 와인을 판매하였으며, 오늘날 이브 도미니크 페로씨의 경영에 이르기까지 품질 향상과 전통적인 방법 고수 두 가지 모두에 대한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행사장에서 페로씨는 그들이 다른 회사들과 달리 각 크뤼 지역을 잘 알고 있는 양조자로 하여금 자신들의 와인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각 크뤼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아는 이들로 하여금 와인을 만들게 하기 위한 것이고, 특정 회사의 스타일에 맞는 와인을 만들기 보다는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와인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토양의 특성에 대한 세심한 배려 외에도 페로社는 여러 포도원들과 독점 계약을 맺고 있다. 이와 같은 독점 계약의 잇점은 해당 포도원 주인에게는 확실한 대금을 보장하고, 양조자에게는 믿을 수 있는 포도 품질의 관리를 보장한다. 페로家는 여러 포도원들과 독점 계약을 수십년째 계약을 맺고 있으며, 매년 이들의 포도들 사들이는 대신 품질의 보장 받고 있다. 단, 지역 전체의 기후가 좋지 않거나 이들 와인을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빈티지에는 전부 사들인 다음 다시 페로家에서 달리 판매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포도원과 양조자의 신뢰는 소비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품질의 와인을 선사한다.

다음은 그날 시음한 와인들의 테이스팅 결과이다. 빈티지 마다 그 성격이 조금씩 달라 질 수 있지만, 각 지역 특성과 페로社의 품질에 대한 세심한 관심을 잘 표현한 와인들이었으며, 그날 같이 서빙된 음식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맛의 깊이를 지닌 와인들이었다.

1. Regnie (레네이)

레네이는 보졸레 지역 남서쪽의 부루이와 모르공 사이에 위치한 점토질의 지역으로 1988년 12월 10번째로 보졸레 크뤼로 승격되었다.

이 와인은 빛나는 자주빛으로 맑고 매력적인 색의 와인이다. 산딸기와 꽃 향이 진하며 강한 산맛이 여운으로 남는 라이트 바디한 와인이다.

2. Chirouble (쉬루블)

쉬루불의 포도원은 보졸레 지역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와인 또한 높은 위치에 걸맞게 와인의 향기와 영묘함이 보졸레 크뤼 중에서 제일 으뜸이다. 그러나 구릉진 곳에서 생산되는 쉬루불은 바디가 부족하고 대단히 급속히 숙성된다.

감미로운 검은 체리와 딸기류의 향과 계피 향이 뒷맛에서 감지되는 라이트 바디의 와인이다."

3. Brouilly (부루이)

10 크뤼 마을 중에서 포도제배 면적이 제일 크고 제일 먼저 크뤼로 지정되었으며 또한 보졸레 지역의 가장 남쪽에 자리하고 꼬뜨 드 부루이(Cote de Brouilly)와 더불어 가메이 이외의 다른 포도 품종을 와인양조에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와인은 비교적 가볍고 강렬한 꽃 향과 과일 향이 풍기지만 때에 따라서는 보졸레 빌라지보다 품질이 떨어질 때도 있다. 그러나 훌륭한 양조자 손에서는 한층 매력적인 과일 향과 감칠맛이 있고 아주 탄익한 와인이 된다.

검은 버찌 향 그리고 매콤한 향과 더불어 약간 견고한 뒷맛이 나는 좋은 와인이지만 좀 단순한 와인이다.

4. Fleurie (프러리)

프랑스 10 보졸레 크뤼 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또한 가장 뛰어난 와인중의 하나로 물랭아방이 보졸레 크뤼의 왕이라면 프러리는 보졸레 크뤼의 여왕이라고 칭한다. 프러리는 모든 면에서 중심이다. 훌륭한 프러리는 지역의 정신을 요약해놓은 듯 바디, 탄닌이 무겁지 않으면서 알코올이 많으며 향기롭고 맑으면서 매끄러운 마시기 좋은 와인이다.

바이올렛 향과 더불어 검은 버찌 자두 향이 잘 응집 되었고 과일 향이 가득하고 우아한 뒷맛이 남는 와인으로 보졸레 와인의 진수이다.

* 개인적으로 필자가 선호하는 와인이다.

5. Cote de - Brouilly (꼬뜨 드 부루이)

부루이의 노른 자위라고 할 수도 있고, 이태리에서처럼 클래시코(classico)의 별도 명칭을 붙일 수 있는 높은 비탈에 자리한 꼬뜨 드 부루이는 배수가 잘되고 일조량이 풍부한 포도원으로 부루이의 와인보다 알코올 함량이 많은 바디하고 감칠맛이 있는 와인이다. 부루이의 와인에서와 같이 가메이 이외에 다른 포도품종을 와인양조에 사용할 수 있다.

이 와인은 투명한 색의 활기찬 외모와 검은 버찌 향과 자두 향이 강한 뒷맛이 상당히 느껴지는 와인이다.

6. Julienas (쥴리애나스)

생타무르 마을의 언덕 위에 자리한 쥴리애나스의 이름은 쥬리어스 시저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것이다. 고장에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할 것 같으면 보졸레 빌라쥬 마을로서는 제일 먼저 포도를 경작하였다.

쥴리에나스는 활력이 넘치고 감칠 맛과 상큼한 과일 향이 일품이며 높은 알코올의 농도 또는 바디한 와인이어서 종종 일년 혹은 더 이상의 병 숙성 기간이 필요한 와인이다.

7. Saint _ Amour (생타무르)

생타무르는 10 보졸레 크뤼 지역 중 최 북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와인의 색 , 아로마, 부케등이 매력적이다. 와인의 로맨틱한 이름으로 인기있는 와인 , 와인의 등급, 명성, 향, 적당한 탄닌 등 전체적으로 보아서도 실제적 이름에 상응하는 와인이다.

아름다운 적색으로 검은 버찌, 산딸기 향이 매콤한 스모키 향과 곁들여저 느껴지며 입에서는 부드러운 탄닌의 식감을 느끼는 상쾌하고 활기찬 미디엄 바디의 와인이다.

8. Morgon (모르공)

모르공 10 보졸레 크뤼 지역 중 두 번째로 면적이 큰 지역이며 또한 모르공의 중앙에 있는 피의산 ( Mont du Py )의 와인은 모르공의 저지대의 와인보다 한층 바디하고 감칠맛이 있다. 훌륭한 모르공 와인은 농익은 버찌,복숭아 살구의 이국적인 향을 풍긴다.

중후한 짙은 적색으로 농익은 검은 버찌 향, 초콜릿 향, 스모키 향이 두드러지게 나며 연한 근육질의 탄닌이 여운으로 남는 미디엄 바디 와인이다.

9. Chenas (쉐나스)

쉐나스는 10 보졸레 크뤼 중에서 비교적 강력하고 오래 보관 할 수 있는 와인이다. 또한 물랭아방 위의 경사면에 위치하고 있다. 이경사면은 오크 나무의 서식지이다. 쉐나의 이름은 이 오크 나무(Chene)이름에서 유래하였다. 이쉐나스의 포도 농원의 일부가 물랭아방 A.O.C에 편입되었다. 따라서 보졸레 크뤼 중 면적이 가장 작고 또한 가장 덜 알려진 지역이다.

쉐나스 와인은 그 이웃의 물랭아방 와인과 질감이 유사하다. 쉐나스 와인의 색은 진하고 근육질의 탄닌이 응축된 미티한 유형의 와인이다.

10. Moulin - A - Vent (물랭아방)

물랭아방은 종종 보졸레의 왕으로 칭한다. 또한 가장 강력하고 농축되고 오래 보관할 가치가 있는 와인이다. 그래서 보졸레 와인 중에서 가장 비싼 와인이다. 불랭아방은 과일 향이 풍부한 보졸레 와인보다도 꼬뜨도르의 틀에 박히지 않은 미디엄 바디의 부루고뉴 레드 와인을 닮았다. 특히 훌륭한 생산자들이 양조한 이 와인들은 보통 10년보다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이 와인은 진한 적색으로 매력적인 검은 바닐라와 계피 향이 곁들여진 미디엄 바디의 세련된 뒷맛이 여운이 남는 와인이다.

Harvey of Bristol 의 Harry Waugh는 양조장(Domaine)에서 입병한 와인이 가장 좋은 질의 보졸레라고 주장하는데 반하여 보졸레 지방의 가장 뛰어난 네고시앙인 죠지 뒤베프는 토양과 기후(Terroir)가 주근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피에르 페로(Pierre Ferraud) Beaujolais 10 Crus 시음회을 통해서 우리는 이 두 주장, 즉, 테루아와 와인 양조자 모두가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고 늘어나는 주문량에도 불구하고 그 양을 맞추기 보다는 품질을 맞추려는 그들의 노력을 깊이 느끼는 시간이었다.

[_이석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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