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또 슈발 블랑(Cheval Blanc)은 보르도 지역에서 가장 훌륭한 와인이다. 메독 지역의 그랑 크뤼 와인은 블랙 커란트의 특징이 강하며 본질적으로 밀도가 높은 구조의 드라이 와인이지만, 탄닌이 부드러워지기까지는 충분한 매력을 드러내지 못한다.
그러나 슈발 블랑은 이런 결점 없이 다른 최고의 쎙테밀리옹이나 뽀므롤의 와인같이 비록 갓 빚은 때에도 매력적인 맛을 내는 와인이다.
슈발 블랑은 쎙테밀리옹의 와인이 메독의 와인과 부르고뉴 와인의 배합으로 만들어진 것 같이 여겨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샤또 라투르(Château Latour)와 샹베르탕(Chambertin) 와인을 반반 섞은 것 같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
이 와인의 균형 잡힌 풍부한 과일 향과 좋은 뒷맛은 가히 관능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여러 와인 전문가들의 입에서 "환상적"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슈발 블랑의 포도밭은 쎙테밀리옹 두 지역- 그라브-쎙테밀리옹(Graves-Saint_Emilion)과 꼬뜨-쎙테밀리옹(Côtes-Saint_Emilion) 중 서쪽에 위치한 그라브-쎙테밀리옹에 위치해있다. 쎙테밀리옹의 북서쪽 끝에 위치해 있는 완만한 지형의 이 곳은 "그라브(Graves)"라는 단어가 암시하듯이 자갈밭이다.
이곳의 토양은 철분이 많이 함유된 지층 위에 석회암층과 더불어 자갈, 점토, 사토가 혼합되어 있다. 슈발 블랑 자체는 뽀므롤의 접경 지역에 바로 접해 있으며 포도밭의 일부는 샤또 레방질(Château L`Evangile)과 마주 보고, 또 다른 부분은 랴꽁세양트(La Conseillante)와 경계를 나누어 갖고 있다.
보르도 와인이 본고장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쎙테밀리옹 그리고 이 지역의 위대한 와인 슈발 블랑! 이 와인은 숙성이 덜 되었을 때도 밀도와 비중감을 나타내며, 탄닉하고 진하며 과일향과 맛이 있고 거부감을 주지 않는 와인이지만, 숙성이 잘 되었을 때는 높은 알코올과 더불어 풀바디(full body)하고 균형 잡힌 부케와 긴 여운을 남기는 아주 매끄러운 와인이다.
역사
슈발 블랑(Cheval Blanc)이란 이름의 유래는 분명치 않다. 후브렉트-디커(Hubrecht-Duijker)는 Great Wine Chateaux of Bordeaux에서 오래된 역사(post station)의 부지에 포도나무를 심었던 옛 가문의 이야기를 인용한다. 그 역은 앙리4세가 포(Pau)로 가기 위해 말을 바꾸어 탄 곳이 여기였고 그가 늘 백마를 타고 다녔기에 그가 묵던 이곳의 이름을 슈발 블랑(백마)으로 명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지역 전문 사학자들은 이 모든 것이 순전히 추측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어떻든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슈발 블랑의 역사는 1800년대부터 거슬러 올라온다. 초기의 기록에 의하면 현재의 그라브 쎙테밀리옹 지역에 두 포도 농장이 있었으니 하나는 지금의 슈발 블랑 포도 농장 너머까지의 뻗어 있던 피작 (Figeac)이었고 다른 하나는 북쪽의 꼬르뱅(Corbin)이었다고 한다.
1832년과 1838년 슈발 블랑 부분이 피작에서 분리되어 뒤카스(Ducasse)家의 소유가 되었고, 그후 1852년 앙리에트 뒤카스(Henriette Ducasses) 양이 장 로삭 푸르코 (Jean-Laussac-Fourcaud)1 가 앙리에트 뒤카스(Henriette Ducasses) 양과 결혼하면서 혼인 지참금으로 슈발 블랑의 농장을 가져갔고 이 당시 슈발 블랑의 농장은 31헥타르가 조금 더 되는 규모로 약 25에서 30톤노(1Tonneaux : 900L=1200병 = 100Box)의 포도주를 생산하였다고 한다.
푸르코- 뒤카스의 결혼 당시 그라브-쎙테밀리옹의 와인(거의 뽀므롤의 와인임)은 2등급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쎙테밀리옹의 1등급 와인은 벨레어(Belair)를 선두로 한 꼬뜨(언덕)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었다.
쎙테밀리옹의 그라브 지역 포도원은 좌장 피작(Ch. Figeac)을 중심으로 변화를 거듭한다. 장 로삭 푸르코는 인접한 토지의 부분들을 매수하여 포도농원에 알맞은 부분은 농장으로 전환시켰다. 또한 그는 그 누구보다도 먼저 토지의 특성에 맞은 배수체계를 확립한다.
1868년 슈발 블랑은 40헥타르의 포도농원에서 50에서 70톤노의 와인을 생산하였다. 코크스와 페레(Cocks와 Feret)는 이 곳에서 약 80-100톤노의 와인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했었으며 이는 오늘날의 슈발 블랑의 생산 규모와 대동소이하다. 1893년 장 로삭 푸르코가 사망하고 8자녀 중 알베르(Albert)가 상속자가 되었다.
그는 가족이 소유하고 있는 잔여지분을 사들이고 그의 이름을 푸르코-로삭(Fourcaud-Laussac)으로 개명하였다. 알베르 자신은 5자녀를 두었는데 1927년 그가 사망하기 전 개인 소유의 슈발 블랑을 그의 자녀들 중심의 주식 회사로 개편하였다.
그 사이 슈발 블랑의 명성이 더욱 확고해졌다. 이는 1차 대전 이전 빈티지 중 가장 훌륭하고 수확을 빨리할 수 있었던 기록을 남긴 1893년 그리고 1899년과 1900년의 훌륭한 와인 덕이다.
이 훌륭한 와인들의 품질은 1921년 빈티지에서도 재현된다. 그리고 2차 대전 종전후의 1947년의 슈발 블랑은 전무후무한 품질, 즉, 믿기 어려운 정도의 농도, 밀도, 풀바디한 비중 그리고 심지어 달기까지하여 거의 포트 와인 같다는 표현이 사용되는 1세기에 한번 있을까 한 와인이다.
이 빈티지로 쎙테밀리옹의 슈발 블랑 와인은 자신을 전세계 끄라레 애호가들에게 메독의 일등급 와인과 같은 대열의 와인으로 인식시키게 되었다. 그리고2차 세계대전 후에도 꾸준히 품질이 향상되여 오늘날에는 페트루스, 오존과 같은 훌륭한 일등급 와인이 되었다.
슈발 블랑의 회사는 푸르카-로싹 가문의 10명의 주주로 구성되어 1989년까지는 슈발 블랑은 알베르뜨의 손녀사위인 작 에브라드(Jacques-hebrad)가 운영하였고 1998년까지는 푸르카 로싹의 3손녀인 브리지트(Brigitte), 하멜(Hamelle) 마르틴 다르훠에 (Martine D`arfeuille) 들이 운영 관리했다.
그후 LVMH(Moet Henessy Louis Vuitton)의 회장으로 유명한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가 벨기에 사업가 알베르 프레르(Albert Frere)와 공동으로 이 샤또를 156만불에 구입함으로 그 소유권이 가족의 손을 떠났다.
그러나 아르노씨가 구입했다고 해서 샤또 슈발 블랑이 세계의 유명 브랜드들을 대거 소유하고 있는 LVMH의 일부분이 된 것은 아니였다. 아르노씨는 슈발 블랑을개인적으로 구입한 것이며, LVMH와는 무관하다.
포도원
슈발 블랑 포도원의 면적은 약 41헥타르이나 포도나무의 경작 면적은 약 37헥타르이다. 포도 품종의 경작 비율은 삼분의 이가 까베네르 프랑(Cabernet Franc) 이고 나머지 삼분의 일은 멜로(Merlot)다. 이 포도의 재배 비율에서 알 수 있듯이 슈발 블랑 와인에서는 멜로가 조연이며 까베르네 프랑이 주연이다.
따라서 그 강력하면서도 거칠지 않은 스타일을 지녔으며, 부드럽고 매끄러우며 우아한 맛을 지녔다. 쎙테밀리옹의 다른 와인들과 같다고 하기보다는 뽀므롤와인과 닮았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 듯 한 이 와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신선하고 캐시미어 같이 부드러운 탄닌과 복합미묘한 향을 보인다.
이 와인의 연 평균 와인 생산량은 약 120톤노이다. (기록에 의하면 1982년에는 188톤노였다.) INAO 법에 따라 소량의 까베네르 소비뇽과 더 적은 양의 말백(Malbec)을 경작하기는 하지만 그랑 방(Grand Vin: 샤또의 제일 좋은 와인) 와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샤또와 셀라
슈발 블랑 샤또 자체는 수수하나 우아한 백색의 2층 건물로 1860년 경 건축되었다. 저택의 앞에는 뽀므롤의 포도 농원이 바라다 보는 조그마한 정원이 있으며 저택의 한 쪽에는 오렌지 밭과 조그마한 교회가 있고 또 다른 쪽에는 슈발 블랑의 새로 지은 셀라(포도주 저장 창고) 건물이 자리한다.
1974년까지만해도 슈발 블랑의 포도주 저장 창고가 너무 작아 샤또의 셀라에 두개 빈티지의 와인을 저장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2년차의 와인은 리부르네(Liboourne)에 있는 셀라로 보내졌고 거기서 병입 된 후 배송되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샤또에서 와인이 병입이 되었다/Mise en Bouteille au chateau"라는 문구는 어떤 법적인 제재도 받지 않고 라벨에 명시 할 수 있는데, 이는 리브르네의 와인 저장 창고가 공식적인 재배지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1964년이래 현재까지 슈발 블랑의 발효는 저장 창고 건물 안에 갖추어진 콘크리트 발효통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콘크리트 발효통을 사용하는 것은 서늘한 온도와 정확하고, 안정된 기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2
1969년까지는 병입하지 않고 나무통 채로 외국에 수출되는 경우도 있었다. 일등급 와인 중 이런 수출 방법을 사용한 것은 슈발 블랑이 마지막이었다. 1969년 이후 슈발 블랑의 모든 와인은 샤또에서 병입하고 있다.
와인
앞에서 말했다시피 슈발 블랑이 맛의 골격 면에서는 뽀이약 와인에 못 미치지만, 오히려 이점이 슈발 블랑을 숙성이 덜 되었을 때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와인이게끔 한다.
강한 탄닌이 줄 수 있는 거부감은 없으면서도 풍부한 과일 향과 맛의 농도, 식감의 밀도 알코올의 비중과 함께 균형과 맛이 슈발 블랑을 훌륭한 와인의 대열에 서게 한다.
또한 정규적으로 새 오크통을 사용하여 와인에 오크향을 증가시키고, 이는 나아가 멜로 품종의 스파이시하고 오크 향이 묻어나는 과일 맛과 융화되어 시가 박스 향 및 여러 다른 복합적인 향을 만들어 낸다.
또한 놀라운 것은 이런 특성은 그랑 방(Grand Vin)을 생산하지 않은 1991년을 제외한 전 빈티지 와인에서 일정하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1991년은 기후가 불안정하고 좋지 않아 그랑 방을 만들지 않았고 대신 1988년부터 출시해 생산해 온 르 쁘띠 슈발(Le Petit Cheval)만 생산되었다.
실로 슈발 블랑은 일등급 중 일등급이며 대단히 견실한 와인이다. 슈발 블랑 와인 을 개봉하면서 그랑 크뤼의 품질을 기대하는 이나 바로 개봉하지 않고 숙성을 시키려는 사람이 있다면 이 둘 다 슈발 블랑의 진가를 알아 주는 이가 될 것이다.
[_이석기_]
1. 도도뉴(Dordogne) 리공(Lygon) 지역의 푸르코 가문(Fourcaud)는 이 당시 일등급 포도원이였던 트와 물랭(Trois Moulins)의 푸르코-뒤푸레시스(Fourcaud-Duplessis)와 샤또 프랑 매인(Franc-Mayne)의 에두와르 푸르코(Edouard-Fourcaud)을 갖고 있었다.
2. 셀라가 샤또 부지와 다른 곳에 위치해 있어도 레이블에 샤또에서 병입했다는 문구를 표시한 또 다른 유일한 경우에는 월트너가 (Woltners) 소유주로 있던 때의 샤또 라 미송 오 브리옹(Château La Mission_haut_ Brion)이 있었다. 이 곳에서도 이와 유사한 부속 건물에서 와인을 숙성시킨 후 병입해 판매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