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화이트 와인은 힘과 우아함 사이에서 지극히 초자연적인 시너지 효과를 자랑한다. ‘더 와인바이블’의 저자 캐런 맥닐이 오스트리아의 화이트 와인에 대해 압축하여 표현한 문장이다. 실제로 오스트리아의 화이트 와인을 접해 본 사람이라면, 캐런 맥닐이 사용한 '힘’과 ’우아함’이라는 수사에 동의할 것이다.

화이트 와인 품종의 재배 면적은 오스트리아 전체 포도밭 면적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대표적인 품종은 그뤼너 벨트리너Gruner Veltliner로, 일반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한 품종이지만 와인애호가들과 전문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상당한 인지도를 구축하였다. 이는 오스트리아 와인 마케팅 위원회(Austrian Wine Marketing Board, 이하 AWMB)와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관 무역대표부 그리고 국내 여러 수입사들의 노력 덕분인데, 최근 서울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Best of Austria 시음회’는 이들 세 단체가 공동으로 그리고 성공적으로 펼친 오스트리아 와인 홍보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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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Best of Austria 시음회.미하엘 오터 오스트리아 대사관 무역대표부 상무참사관(좌)과, 엘리자베스 베르타뇰리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우)도 이날 행사에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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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MB는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오스트리아 와인을 아홉 가지 스타일로 분류하고 있는데, 각 스타일과 그에 해당하는 와인은 다음과 같다. 아래에서 언급한 와인은 Best of Austria 시음회에 소개된 와인으로 국내에도 수입되고 있다.
▷ 스파클링 와인
오스트리아의 스파클링 와인 양조 전통은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가벼운 프리잔테 스타일부터 샴페인 양조 방식으로 만든 프리미엄 스파클링 와인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다. 생산자의 규모 또한 소규모 개인생산자부터 대규모 양조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뉜다. (Best of Austria 시음회에는 소개되지 않음)

▷ 가볍고 상큼한 화이트 와인
생기 있고 발랄하며 어떤 계절에나 어울리는 스타일의 화이트 와인으로, 그뤼너 벨트리너, 벨쉬리슬링, 무스카텔러, 뮬러 투르가우 같은 품종으로 만든다. (Best of Austria 시음회에는 소개되지 않음)

▷ 클래식한 드라이 화이트 와인
전형적인 드라이 화이트 와인은 오스트리아 전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데, 대체로 중간 정도의 무게감을 가지며 신선함, 적절한 산도, 우아함 그리고 풍부한 개성을 지닌 것으로 묘사된다. 그뤼너 벨트리너, 리슬링, 바이스 부르군더(피노 블랑과 동일),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모리용 같은 품종으로 만든다.
후버 마르쿠스 그뤼너 벨트리너(Huber Markus, Gruner Veltliner)는 이러한 드라이 화이트 와인의 전형성을 고스란히 보여줌과 동시에 아침 이슬 같은 청량감을 선사한다.(레스토랑 마토 수입)

▷ 강건하고 무게감 있는 화이트 와인
리저브(Reserve) 화이트 와인이 대부분 이 범위에 속하는데, 무게감이 있고 드라이하며 풍미가 화려하고 짙다. 특급 포도밭에서 자란 그뤼너 벨트리너나 리슬링 등으로 만든 와인이 대표적이며, 작은 오크 통에서 숙성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나루글로벌이 수입하는 슐로스 고벨스부르크 그뤼너 벨트리너(Schloss Gobelsburg, Gruner Veltliner)는 이러한 스타일에 더해 은은하게 오래 지속되는 훈연 향과 향수의 느낌이 인상적이다. CSR이 수입하는 살로몬 운트호프 그뤼너 벨트리너(Salomon Undhof, Gruner Veltliner)는 짙은 색과 이국적인 열대과일 향이 무척 매혹적인데다가 매끄러운 질감은 관능적이기까지 하다. 한편 퍼플퀸이 수입하는 테멘트 소비뇽 블랑(Tement, Sauvignon Blanc)은 풍미가 강하고 훈연 향이 코를 찌르는 듯하며 매우 남성적인 면모를 지닌 와인으로, 한마디로 개성이 넘친다. 한독와인이 수입하는 비닝어 샤르도네(Wieninger, Chardonnay) 역시 훈연 향과 동물적인 풍미를 드러내며 테멘트에 뒤지지 않는 개성을 보여준다. 이에 비해 요하네스호프 라이니쉬 로트기플러(Johanneshof Reinisch 줄여서 JR, Rotgipfler)는 다소 중성적인 풍미를 지니고 있으나 꽃 향이 풍부하고 접근하기 쉬운 와인이다(레스토랑 마토 수입).
▷ 생기 있고 과일 풍미가 돋보이는 로제 와인
로제 와인은 오스트리아 전역에서 생산되는데, 부르겐란트에서 생산되는 발랄한 스타일의 로제와인부터 스티리아 서부에서 생산되는 자극적이고 짜릿한 스타일의 로제와인에 이르기까지, 생산지역과 품종에 따라 다양한 표현력을 지닌다. (Best of Austria 시음회에는 소개되지 않음)

▷ 과일 풍미가 지배적인 클래식한 레드 와인
이런 와인은 보통 커다란 나무통이나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숙성을 거치는데, 품종 고유의 과일 풍미를 잘 드러내면서도 깊이가 있고 알코올은 그다지 높지 않다. 포도가 자란 배경을 잘 반영하며 우아하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스타일이 주를 이룬다. 츠바이겔트, 블라우프랭키쉬, 상트라우렌 같은 품종으로 만든다. 수미르에서 수입하는 잔토 상트라우렌(Zantho, St. Laurent)은 마시기 편한 와인으로, 달콤한 과일 향이 지배적이나 뒤이어 가죽 향 등 동물적인 풍미가 은은히 피어 올라 호기심을 자극한다.

▷ 농밀하고 농축된 레드 와인
이 범주에 속하는 와인은 복합적이고 깊이 있으며 긴 여운을 남긴다. 몇몇 와인은 적당한 나무통 숙성을 거쳐 뀌베 스타일로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작은 오크통에서 숙성을 거친 정상급 레드 와인은 복합적인 과일 풍미뿐만 아니라 토양의 전형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러한 와인을 만드는데 주로 쓰이는 츠바이겔트, 블라우프랭키쉬, 상트라우렌 같은 품종은, 피노 누아와 카베르네 소비뇽이 국제적으로 누리는 것과 같은 입지를 오스트리아 내에서 굳히고 있다. 한독와인이 수입하는 하인리히 게르노트 운트 하이케 뀌베(Heinrich Gernot und Heike, Cuvee)는 츠바이겔트와 블라우프랭키쉬가 블렌딩된 와인으로, 야생 베리의 풍미와 탄력 있고 촘촘하며 부드러운 질감이 매혹적일 뿐만 아니라 뛰어난 구조감과 균형미를 지니고 있다.

▷ 달콤한 과일 풍미와 강건함을 지닌 화이트 와인
슈패트레제와 아우스레제 같이 달콤한 화이트 와인은 오랜 기간 보관하기에 적합한 한편, 숙성초기에는 신선한 과일의 산도와 유연하고 정교한 질감을 선보인다. 무스캇 오토넬, 트라미너, 샤르도네, 바이스 부르군더, 그뤼너 벨트리너, 리슬링 등 다양한 품종으로 만든다. (Best of Austria 시음회에는 소개되지 않음)

▷ 우아함이 돋보이는 스위트 와인
풍미가 풍부하고 버터 같은 질감을 선보이는 베렌아우스레제,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 아이스와인을 비롯해, 귀족적이며 세련된 면모를 지닌 루스터 아우스부르흐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자연스럽게 와인에 남은 잔당과 높은 산도, 때론 귀부 곰팡이로 인한 풍미가 특징이다. 특히 오스트리아의 귀부 와인은 헝가리 토카이와 프랑스 소테른의 그것과 쌍벽을 이룬다. 수미르가 수입하는 레오 힐링어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Leo Hillinger, TBA)의 풍미는 설탕에 절인 복숭아를 연상시키는 한편, 입 안에서는 기분 좋고 깔끔한 단맛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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