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아로마 [5]
바나나 Banana
원산지가 아시아인 바나나는 힌두인들에 의해 ‘낙원의 금지된 과일’로 인식되었으며, 오늘날에는 여러 국가에서 재배되고 있다. 바나나 나무는 Musa라는 식물종에 속한다. 잘 익은 바나나 향은 프리미엄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에서 찾을 수 있다.
바나나 향은 희석된 이소아밀 아세테이트(Isoamyl Acetate, 초산 이소아밀)에서 기원한다. 이 화합물은 와인을 낮은 온도에서 양조할 때 형성되며, 탄소 침용(Carbonic Maceration,포도 알을 으깨지 않고 발효탱크에 이산화탄소를 넣어 발효시키는 양조 방식)의 신호이기도 하다.
특히 저온 양조 방식은 바나나 향을 내는 화합물이 증발하지 않게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바나나 향이 나는 와인은 쉽게 숙성되지 않고, 향이 빨리 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나나 향은 숙성 초기에 입 안에서 매우 기분 좋게 느껴진다.
바나나 향은 탄소 침용을 거쳐 만든 와인에서 지배적이지만, 일반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와인에서도 찾을 수 있다. 가메, 시라, 샤르도네 같은 일부 품종은 다른 품종들에 비해 좀더 바나나 향이 많이 난다. 따라서 부르고뉴의 마콩(Macon) 지역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 특히 보졸레(Beaujolais) 지역 와인에서 이 향이 두드러지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뚜렌(Touraine) 지역 가메에서도 역시 이 향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