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이 가장 맛있는 곳,

쿠나와라 Coonawarra

 

와인생산국으로서 호주하면 쉬라즈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프랑스 론을 떠난 시라는 호주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대표품종의 자리를 꿰찼고 개명까지 했다. 오늘날 “호주 쉬라즈”는 호주와인산업을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가 되었다. 그러나 호주를 쉬라즈 제국으로 단정짓는 건 섣부르다. 어디에서도 일인자 자리를 내놓지 않은 카베르네 소비뇽이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는 전세계에서 네 번째로 카베르네 소비뇽의 재배면적이 넓은 나라로 특히 남호주의 쿠나와라Coonawarra와 서호주의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를 주요 생산지로 꼽는다. 쿠나와라는 구조가 좋고 진한 카베르네 소비뇽의 최적지로 평가 받으며 현재 보르도나 나파 밸리처럼 호주 카베르네 소비뇽과 동일시된다. 그리고 쿠나와라 카베르네 소비뇽의 명성 뒤엔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 Wynns Coonawarra Estate(이하 윈즈)의 위대한 도전이 있었다. 

 

 

기억해야할 이름

'존 리독' 그리고 '윈즈'

 

쿠나와라에 처음으로 포도나무를 심은 것은 1890년대 스코틀랜드 출신 개척자 존 리독John Riddoch이다. 그가 설립한 와이너리는 1차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번창했다가 대공항의 여파로 최악의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출구없는 터널처럼 와인산업은 오랜 침체기를 겪어야만 했다. 그러던 중 1951년에 멜버른에서 와인 소매업을 하던 사무엘 윈Samuel Wynn이 포도밭과 와이너리를 인수했고 와이너리의 이름을 '윈즈Wynns'로 바꾸었다.

 

 

wynns.jpg

 

 

당시에는 아무도 고품질 레드와인 생산에 관심이 없었다. 아버지 사무엘보다 와인에 관심이 많았던 아들, 데이비드는 대중에게 제대로 된 와인의 즐거움을 전하고 싶었다. 그는 품질 향상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와인메이커를 영입했다. 마케팅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는데, 아티스트 리차드 벡Richard Beck에게 와이너리 건물을 활용한 레이블 디자인을 의뢰해 오늘날에도 사용하고 있다. 뒷면 레이블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쿠나와라의 지도를 넣어 홍보효과를 꾀했다. 그리고 자가 포도원에서 생산한 포도로 직접 만들었다는 의미를 전하기 위해 쿠나와라에서 처음으로 ‘에스테이트(estate)’란 단어를 사용했다. 

 

wynns_label.jpg

 

 

1952년에는 첫 쉬라즈 와인을 내놓았다. 그리고 1954년에 훗날 호주와인역사에서 중요한 와인이 될 ‘윈즈 블랙라벨 카베르네 소비뇽’을 내놓았다. 이 와인의 성공으로 쿠나와라는 세계적인 카베르네 소비뇽의 생산지로 등극하는 동시에 윈즈의 르네상스가 시작되었다. 


 

쿠나와라 '붉은 토양'의 비밀

 

‘인동덩굴’을 의미하는 쿠나와라는 아들레이드에서 남동쪽으로 약 380km, 멜버른에선 약 450km 떨어져 있다. 남호주에서 최남단 와인생산지로 남극해의 영향을 받아 여름에도 시원하고 건조하다. 서늘한 기후 덕분에 포도는 오래오래 천천히 숙성되어 과일 풍미와 강도, 산도의 밸런스가 탁월하다.

 

쿠나와라를 뛰어난 포도재배지로 만드는 핵심 요소는 석회암 위를 덮고 있는 붉은 색 토양, 테라로사Terra Rossa이다. 이 붉은 색은 산화철의 영향을 받았는데, 배수성이 좋고 영양분을 많이 가지고 있어 포도나무를 재배할 때 가장 좋은 토양 중 하나로 꼽힌다. 테라로사 지대는 작은 마을, 페놀라Penola에서 북쪽으로 길이 12km, 폭 1km의 가느다란 땅에 자리잡고 있다. 윈즈뿐만 아니라 쿠나와라에서 저명한 포도원들은 모두 여기에 몰려 있다. 

 

 

이것이 '윈즈 스타일'

 

현재 윈즈의 규모는 총 329헥타르로 이 중 283헥타르에 카베르네 소비뇽과 쉬라즈를 재배하고 나머지에서 샤르도네, 메를로 등을 재배한다. 윈즈의 카베르네 소비뇽은 우아하고 균형이 잘 잡혀 있다. 과일풍미는 과하거나 부족함이 없다. 이십여 년 전부터 호주에서 손꼽히는 와인메이커 중 한 명인 수 호더Sue Hodder가 수석 와인메이커로 윈즈의 와인을 책임지면서 완벽한 산도와 섬세한 타닌의 조화를 강조한 스타일로 변모했다. 현재 윈즈는 쿠나와라 와인역사의 인물에게 헌정하는 아이콘 와인, 윈즈를 성공으로 이끌어 준 블랙라벨, 쿠나와라의 정수를 담은 윈즈 쿠나와라 등 개성과 대중성을 갖춘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는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의 와인 4종을 홈플러스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각 와인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WYNNS_RED.jpg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 쉬라즈

Wynns Coonawarra Estate Shiraz (왼쪽)

 

품종: 쉬라즈

종류: 레드 와인

알코올: 13.5%

시음적기: 지금 또는 3-5년 숙성 후

 

블랙 페퍼와 블랙베리, 꽃향기의 아로마가 두드러지는 쉬라즈 와인으로 섬세한 오크사용으로 훌륭한 구조감을 지닌 와인. (12개월간 프렌치와 미국 오크(used oak)에서 번갈아가며 숙성)

 

테이스팅 노트: 풍성한 검은 과실류의 향과 스파이스 향이 지배적이며 잘익은 블랙베리와 풀향, 넛맥과 블랙페퍼, 꽃향의 뉘앙스가 매력적인 와인으로 우아한 구조감과 섬세한 뒷맛이 돋보이는 와인.

 

윈즈 쿠나와라 에스테이트 ‘더 사이딩’ 카베르네 소비뇽

Wynns Coonawarra Estate ‘The Siding’ Cabernet Sauvignon (오른쪽)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종류: 레드와인

알코올: 13.5%

시음적기: 지금 또는 2~3년 숙성

 

쿠나와라의 초기 정착민들의 랜드마크였던 철길의 이름을 딴 ‘더 사이딩’ 카베르네 소비뇽은 12개월간 새 프렌치 오크통과 미국 오크통에서 숙성을 거친 와인으로 일부는 신선한 과일의 풍미를 위해 오크 숙성을 하지 않는다.

 

테이스팅 노트: 잘익은 체리와 블랙베리 향이 풍성한 가운데 라벤더와 스파이스 향의 뉘앙스가 매력적인 와인으로 클래식한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다운 구조감을 지니고 있으며 부드러운 타닌과 신선한 산도의 조화가 일품인 와인
 

위 두 와인은 홈플러스에서 각각 34,900원에 판매 중이다.

 

 

samuel wynns.jpg

 

사무엘 윈즈 쉬라즈

Samuel Wynns Shiraz (왼쪽)
 

품종: 쉬라즈
종류: 레드와인 
알코올: 14%

 

사무엘 윈즈는 2017년 여름에 첫 출시된 와인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와인이다. 사무엘 윈즈의 우여곡절이 많았던 삶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담았다. 눈에 확 띄는 패키지와 흥미로운 메시지로 캐주얼한 분위기를 반영했다. 


테이스팅 노트: 블랙베리와 같은 검은 과실향이 풍부하며 붉은 과일의 향도 약간 느껴진다. 타닌이 과실향과 밸런스를 잘 맞춰 부드럽다. 오크통 숙성을 통해 부드러움과 검은 과실의 느낌 또한 더했다. 

 

 

사무엘 윈즈 카베르네 소비뇽

Samuel Wynns Cabernet Sauvignon (오른쪽)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 
종류: 레드와인 
알코올: 13.5%

 

사무엘 윈즈는 2017년 여름에 첫 출시된 와인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와인이다. 사무엘 윈즈의 우여곡절이 많았던 삶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담았다. 눈에 확 띄는 패키지와 흥미로운 메시지로 캐주얼한 분위기를 반영했다. 


테이스팅 노트: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타닌이 돋보인다. 오크 숙성으로 스모키하고 스파이시한 향과 함께 다크 초콜릿의 향도 느껴진다. 균형감과 구조감이 좋으며 길게 이어지는 와인이다.  

 

위 두 와인은 홈플러스에서 각각 14,900원에 판매 중이다.


- 저작권자ⓒ WineOK.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1. 이보다 더 우아할 순 없다_그르기치 힐스Grgich Hills

    연말이다. TV에서는 채널마다 연기대상, 가요대상 같은 시상식 프로그램 광고가 한창이다. 한 해를 대표하는 굵직한 사건이나 인물을 뽑는 것은 그 해를 마무리하는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진다. 그리고 그 해를 빛낸 승자에게는 가장 많은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Date2018.12.11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2. 연말 모임 빛내줄 스파클링 와인, 비솔 프로세코

    올 한 해도 예년과 별다를 바 없이 지난 듯하다. 특별히 좋았던 일도 나빴던 일도 없다. 하지만 평범했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평온한 일상만큼 소중한 것이 있을까. 그것을 사수했다는 것만으로도 자축할 일...
    Date2018.11.23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3. [와인 추천] 새 술은 새 부대에, 바소 2014

    지난 2009년 한국시장 전용으로 출시되었던 다나 에스테이트Dana Estate의 ‘바소Vaso’는 2010 G20 정상회의, 2012 핵안보정상회의 등 국내에서 열린 여러 국제행사에서 만찬주로 선정되며 인기를 누렸다. 올 11월에 선보인 바소 2014는 과거의 바...
    Date2018.11.19 글쓴이박지현
    Read More
  4. 음식과 두루 어울리는 만능 와인, 피노 누아 Pinot Noir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와인과 음식이 조화를 이룰 때 대단한 시너지를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와인을 생산하는 국가에서는 오래전부터 항상 식탁에 와인이 빠지지 않고 등장해왔다. 국내에서도 와인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데,...
    Date2018.11.15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5. 마일즈는 왜 산타 바바라로 갔을까

    와인 좀 마신다는 사람 중에 영화 <사이드웨이 Sideways>(2004)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와인애호가인 소심남 마일즈와 그의 절친이며 플레이보이인 잭의 와인 여정을 코믹하게 그린 이 영화는 당시 전세계 와인애호가들 사이에 회자되었다. 그리고 이 ...
    Date2018.11.02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6. [연인]의 고장에서 탄생한 와인, 베르티코

    1992년, “욕망으로 남기에는 아름다운 세기의 로맨스”라는 문구로 호기심을 자아내며 개봉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영화가 있다. 1920년대 프랑스 식민지였던 베트남을 무대로 가난한 10대 프랑스 소녀와 부유한 중국인 청년의 이루어질 수 없...
    Date2018.10.31 글쓴이정보경
    Read More
  7. 홈플러스에서 만날 수 있는 맛있는 레드 와인, 윈즈 Wynns

    호주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이 가장 맛있는 곳, 쿠나와라 Coonawarra 와인생산국으로서 호주하면 쉬라즈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프랑스 론을 떠난 시라는 호주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대표품종의 자리를 꿰찼고 개명까지 했다. 오늘날 “호주 쉬라즈&r...
    Date2018.10.29 글쓴이박지현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 43 Next
/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