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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난영 Baek Nan Young (baeknanyoung@hanmail.net)
AIS(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이탈리아 소믈리에 협회) 과정 1,2,3 레벨 이수 후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이탈리아 와인투어 전문기관 바르바롤스쿠올라(BARBAROL SCUOLA)를 운영하고 있다. 베를린 와인 트로피 심사위원이기도 한 백난영은, 이탈리아 와인 및 와인 관련 문화, 행사를 소개하는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와인 관련 전문 통/번역가, 랑게와인 앰버서더(Langhe Wines Ambassador)로도 활동 중이다.
Certified Professional Sommelier by "Associazione Italiana Sommelier" l President of Barbarolscuola, specialized in Italian Wine & Gastronomic Tour l Columnist of Korean Online Wine Magazine l Member of Judging Panel at: The International Wine Award Mundus Vini, International Wine City Challenge, Emozioni Dal Mondo, Portugieser Du Monde l Blogger l First Level Certified Cheese Taster by "Organizzazione Nazionale Assaggiatori Formaggi" l Awarded as Best Foreign Journalist for Roero Wine Region

                       
이 글은 "
부르넬로의 보릿고개 빈티지"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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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넬로 디 몬탈치노(이하 부르넬로)의  원년은 1869년으로 본다. 이 해에 부르넬로의 아버지, 클레멘테 산티가  출품한 1865년 산  Vino Scelto(비노 셸토)가  부르넬로  최초로  국제 와인경연대회(Comizio del Circondario)에서 은상을 탔다. 이후  150년 동안  조밀한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해  70여 국가에  부르넬로를 론칭시켰다. 글로벌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문화, 경력, 출신지가 제각각인 사람들이 부르넬로란 모자이크를  완성시킨 데 있다. 필자는 벤베누토 부르넬로 기간에 세 명의  조각을 만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귀족다운 부르넬로의 표상,
파토리아 데이 바르비Fattoria Dei Barbi 와이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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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풍 와이너리 건물과 사이프러스 길은 토스카나 정취를 물씬 풍기며, 고풍스러운 정원은  콜롬비니 가족이 영지를 인수했을 때 피렌체 보볼리 공원을 리모델링한  건축가에게 의뢰해 디자인했다>

 


미슐랭 가이드지가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레스토랑에 주는 별은  갯수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별 중의 별인  3 스타 레스토랑은  ‘요리가 워낙  뛰어나  맛을 보기 위해 일부러 여행을 계획할 가치가 있는 곳( Exceptional cuisine, worthy of special journey)’으로 정의한다. 미슐랭 가이드 별점은  여행을  휴식과 새로운 세상 경험에  한정하던 우리 뇌의 경계를 확장시켰다. 만일 와인여행에  미슐랭의 별 개념을 빌린다면  필자는 몬탈치노에 있는 파토리아 데이 바르비 와이너리를 일부러 가 보기를  강추한다.


파토리아 데이 바르비 내부는 몬탈치노의  8세기 역사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원래는 로마 순례길에  서 있던  13세기  농가 세 채가 모체인데,  지반인  언덕 형태에  맞추어 건물을 짓다 보니  지하는 테라스식 형태를 취하게 되었다. 이후 테라스 주위로 다수의 방이 들어섰으며 현재는 오크 숙성실로  용도가 바뀌었다. 숙성실을 채우고 있는 오크통은  4백 여개. 각 오크통마다 원산지, 제조방법, 나이가 다양해서 고유의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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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토리아 데이 바르비의 정수는 “카브 드 안나타 베끼아” 다.  와이너리의 역대급 올드빈티지 9만 여 병이 숙면을 취하고 있는 올드 빈티지 전용 셀러다. 최고령 빈티지인  1870년 산 빈산토부터  파토리아 데이 바르비의  최초 부르넬로인 1892년이  잠들어 있다.  참고로 1892년 빈티지는 비온디 산티 그레포  셀러가  보관하는  세계에 단 3병뿐인  1888년 빈티지,  6병만 남은  1891 빈티지 다음으로 가장 오래된 부르넬로다.  


파토리아 데이 바르비는  1세기 전부터  보관기간이   20년이  넘은  리제르바에 한해 숙성 점검 서비스를 해오고 있다. 마스터 셀러가 실시한  관능검사에 합격한 와인은  자연감소한 양만큼  동일 빈티지 와인을 보충받고 새  코르크 마개로 교체해 준다. 만일 20년 이상 묵은 리제르바(단, 보관상태가 양호)를 보관 중이라면 이곳의 건강검진 서비스를  받아보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


파토리아 데이 바르비의 오너 가족은 콜롬비니 Colombini다. 조상은 시에나 출신 귀족 가문이나  1352년부터 몬탈치노와 깊은 연고를  맺고 있었다. 그러다  1700년 대 말  파토리아 데이 바르비 건물과 영지를 인수하면서 몬탈치노에 영구 정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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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 콜롬비니. 파토리아 데이 바르비의 오너>

 


와이너리는 토스카나 가스트로노미 전통이 부르넬로 와인을 떠받치는 다층 구조로 되어있다. 이 구조는 현 오너인 스테파노 콜롬비니의  조부인 조반니 콜롬비니가  1949년에 ‘와이너리 개방’ 론칭 후 완성된 그림이다. 핵심은 와이너리가  몬탈치노 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즉  와인이 미식 투어를 리드하는 와인투리즘  모델을 제시했다. 


204헥타르의 농지는  포도밭과 양조시설, 올리브 농장, 양돈장, 양 방목장이 들어서 있다. 가공시설과 연계해서 올리브 오일, 살라미 소시지, 양젖 치즈 등  신선도 높은 수제 먹거리를 만들어 직판매하고 있다. 먹거리 중에는 카치니 데이 바르비 치즈가 최고 인기다. 직경이 15cm, 중량이 330g인 초미니 치즈다. 사르데냐 토종 양에서 짜낸  젖으로 만든 후레쉬 치즈를  올리브 유에 담그거나  호두 잎에 싸  최소 45일 간 숙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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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토리아 데이 바르비의  전통 맛은  타베르나 데이 바르비 레스토랑에서 만날 수 있다. 귀족 풍 빌라 요리(Cucina di Villa)가 전문이며 M. 이아니첼로 수석 셰프가  고문서에서 찾아낸  레시피를 재현한 음식이다. 부르넬로와 매칭 하기 좋은 빌라 요리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음식은  좌에서 우방향으로  닭 간, 콜롬비니 가족의 꿩 파테, 살사 베르데 소스를 얹힌 오리 고기. 오리고기 라구 핀치 파스타. 부르넬로 소스에 익힌 송아지 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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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

Brunello di Montalcino DOCG  2017 빈티지


감귤류, 복숭아, 자두, 향신료 향이 어우러진다. 촘촘한 조직과  강건한  보디가 인상적이다. 산뜻한 산미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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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넬로 디 몬탈치노 비냐 델 피오레

Brunello di Montalcino Vigna del Fiore DOCG 2017 빈티지(셀레지오네 타입)


비냐 델 피오레는 1500년부터 포도밭으로 가꾸어진 싱글빈야드다. 라즈베리, 체리, 바이올렛 향이 감미롭다. 민트, 후추의 개운한 향이 감돈다. 산도는 상쾌하며  세밀한 타닌 구조는 집중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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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넬로 디 몬탈치노 리제르바

Brunello di Montalcino  Riserva DOCG 2016빈티지


알싸한 바다내음, 바이올렛 향기에  우아한 유칼립투스, 정향, 체리향이 어우러진다. 경쾌한 산미,  매끈한 알코올이  멋진 밸런스를  이룬다. 전체적으로 구조가 잘 잡혀있어 완성도가  높다.          


                       

                                                                       
아티산 부르넬로의 전통,
Fattoi 와이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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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차 파토이Lucia Fattoi. 파토이 설립자 오페리오 파토이의 손녀>

 


파토리아 데이 바르비가 부르넬로를 향한 고귀한 집념이라면,  파토이는  땅에 뿌리를 내린 아티산 농민 전통을  대표한다. 파토이 와이너리의 태동은  반피의 전신인 포조 알레 무라(Poggio  Alle Mura)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토이 가족은 대대로 이곳 농장일을 도맡아 했으나 1964년 소작농 제도가 폐지되면서 자영농이 될 기회를 모색하고 있었다. 때마침  가족은 남 몬탈치노에  매물로 나온 포데레 카판나 농장을 인수한다. 이름만 농장이지 관리가 허술해서 그 상태로는 경작이 불가능했다. 


파토이 가족이 산조베제 재배에 적합한 밭으로 복원할 때까지 걸린 노력과  집념은 치열했다. 1966년 부터 4~5년 주기로  1헥타르씩 면적을 조금씩  늘려갔고  20년 후에는 현재 크기에  근접하는 11헥타르로 불어났다. 1990년 말에는 품종 개량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였는데  안젤로 가야가 몬탈치노에 투자한 포도밭(Pieve Santa Restituta)과 동일한 산조베제 클론으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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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관개가 우수하고 비가 내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인근에 있는 오르차 강의 물 색깔을 진흙 색으로 물들인다>

 


파토이 포도밭은 몬탈치노에서  가장 지중해적인 풍광을 펼친다. 언덕 능선은  해발 3백 미터로  부드럽고,  40km 거리에 있는 마렘마 바다는 해풍을  실려 보낸다. 해풍은 무성한 잎 사이를 파고들어  제습은 물론 열기를 식혀준다. 바람, 적당히 높은  언덕과 더불어  온화한 기온은  포도 완숙이 제일 빠른 부르넬로란 별명을 낳았다. 부르넬로는 어리지만  농익은 향을 발산하며  밸런스가 잘 잡힌 구조와 유려한 타닌 결을 지닌다.


파토이가 자리잡은 언덕은  3천만 년 전에는 모랫가 해안이었다. 이보다 낮은 쪽에는  지중해가 넘실대고 있었고  2백만 년 전에 이르러 언덕 형태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고지대는 점토와 모래가 결합한 밀도가 느슨한 토양, 낮은 곳은 자갈과 석회석이 섞여있는 갈레스트로 구조가 완성됐다. 


파토이는 오직 산조베제 그로쏘(몬탈치노에서는 부르넬로로 통용됨)만 재배하고  수령은  15년으로 동일하다. 몬탈치노 디 로쏘,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와 리제르바, 여기에 소량이지만 올리브 유와  그라빠도 추가된다. 오크는 대형 사이즈만 사용하며 매년 6만 병만 나오는 아티산 부르넬로다.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

Brunello di Montalcino DOCG 2017 빈티지


자두, 체리, 라즈베리, 재스민, 레드 오렌지, 정향의 향이 은은하고 장미향이 긴 여운을 남긴다. 떫은 맛이 입안에 번지면서 긴장감을 높인다. 원만한 산미와  세밀한 구조가  어우러져 탄탄한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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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넬로 디 몬탈치노

Brunello di Montalcino DOCG 2016 빈티지


정향, 타임, 감귤류 , 커피, 라즈베리, 로즈마리 같은 지중해적인 낭만이 배어있다. 어린 타닌의  떫은 맛이 생생하며  식감이 매끄럽다. 산미는 산뜻하고 탄탄한 구조가 지탱하고 있는 바디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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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넬로 디 몬탈치노 리제르바

Brunello di Montalcino Riserva DOCG 2015 빈티지

 

선명하고 농밀한 체리, 자두의 매력과 타임, 정향, 말린 꽃 내음을 피운다. 알코올이 주는 매끈함과 산미의 밸런스가 뛰어나다. 타닌의 세밀한 구조가  돋보이며 적절한 바디도 지니고 있다.

 

 

 

준비된 신세대 부르넬로,
카르피네토 Carpineto 와이너리

 


앞의 두 가문이 몬탈치노와 혈연, 지연을 굳게 맺고 있다면  카르피네토는  1980년대 부르넬로를 강타한 인기 물결에  합류한  외지인이다. 부르넬로 생산 경력만 따지면 후발주자나이  다수의 산조베제 와인을 히트시킨 전력이 있는  막강한 실력자다.


카르피네토는 1967년대 막역한 사이였던 조반니 카를로 사켓과 안토니오 마리오 자케오가  설립한 동업 와이너리다. 사켓과 자케오의 우정은  후손들에게도 이어져 동업관계는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두 가족의 우정이 변치 않으면서 동반 성공을 거듭하는 비결이 뭘까. 창립 모토이자 추진동력이기도 한 토스카나의  붉은 소울, 산조베제 와인에 올인하는 거다. 카르피네토는 토스카나 제1의 산조베제  등급 지역에  다섯 군데의  와이너리를 입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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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피네토의 2세대. 마케팅을 담당하는 안토니오 미켈레 자케오(좌) ,수석 양조가  카테리나 사켓(우)>

 


카르피네토의 부르넬로는  몬탈치노 남서쪽, 전망이 뛰어난 언덕에서 나온다. 17세기 토스카나 풍 아포디아토 디 몬탈치노 (Appodiato di Montalcino)라 불리는 건물과 주변에 펼쳐진  55헥타르의 밭, 그 너머에는  고령의  참나무 숲이 버티고 있다. 높이가  5백 미터에 달해 부르넬로 밭 중 해발고도가  가장 높다. 몬탈치노 마을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날씨가 쾌청한 날은  40km 떨어져  있는 시에나의  만자 탑이  눈에 들어온다. 


앞에서도 언급한 참나무 숲은  와인 라벨에도 등장하는 전설의  붉은 공룡이 살던 곳이다. 전설에 따르면 공룡은 외딴 숲 속의 성(Forteto Del Drago)에서 살았으며  추악한 외모로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으나 누구에게도 해악을 끼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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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피네토의 부르넬로는 극도의 희소가치로 정평이 나있다.  10헥타르 밭은  몬탈치노 로쏘(5헥타르)와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 3.5 헥타르)로 나뉜다. 헥타르 당 식재율  상한선을  5천 그루로 제한해 그루 당  와인 한 병 만들 정도의  포도가 열린다. 밭은  북동쪽을 바라보며 한여름에도 오싹할 만큼 기온이  떨어져  몬탈치노 언덕에서 열매가 가장 늦게 익는다. 


서늘한 부르넬로는 타고난 지리적 후광이기도 하지만 참나무 숲이 습기와 열기를 흡수하는 후천적 특혜도 입었다. 1천 1백만 년 전에 해저에서 융기한 점토, 모래토가 지층을  메우고 있으며  그 위를  갈레스트로 자갈이 흩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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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쏘 디 몬탈치노

Rosso Di Montalcino DOC 2019 빈티지


체리, 딸기, 커피, 흙 향기가 화사하다. 타닌 결이 매끄럽고 산미가 깔끔하다. 질감이 뛰어나며 밸런스도 잘 갖추고 있어 지금 마셔도  손색이 없다.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

Brunello di Montalcino DOCG 2017빈티지

 

짙은 루비색 사이로  오렌지빛 섬광을  띤다. 라즈베리, 체리, 바이올렛, 흑자두, 타임의 발랄함과  타바코, 흙, 오크향의  원숙함이  조화를 이룬다. 타닌의 집중력이 뛰어나고  섬세한 구조가 차분한 느낌을 준다. 체리향 여운이 매혹적이다.

 


부르넬로 디 몬탈치노 리제르바

Brunello di Montalcino Riserva  DOCG 2016 빈티지


커피, 정향, 자두, 체리, 삼나무, 타바코, 후추 향이 은은하게  감싼다. 풀보디의 힘이  중심에 버티고 있으며 기품이 감돈다. 혀 밑에서  번져오는 묵직한 느낌과 타닌의 긴장감이 멋진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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