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꼽히는 최첨단 와인산업을 보유한 국가다. 20년 전만 해도 호주의 와인생산량은 프랑스의 75분의 1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와인 수출 대국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한 해 호주는 약 12억 리터의 와인을 생산했고 그 중 62%를 전세계 123개국으로 수출했다. 호주 와인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3개 국가를 나열하면, 중국(40%), 미국(14%), 영국(12%) 순이다.
"첨단기술은 호주 와인산업의 주된 특징이다. 대부분의 와이너리가 최첨단장비를 사용하며, 가장 진보적인 기법을 익힌 양조가를 고용한다. (중략) 와인산업이 이렇게 기계화, 정교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호주 와인은 호주 사람을 닮아 외향적이고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특성에 걸맞게 대부분 가격에 부담이 없다. 호주에서 가장 좋은 와인들 역시 가격 대비 가치가 상당히 높다."
_ <더 와인바이블> (캐런 맥닐 저)
60개가 넘는 호주의 와인 산지에는 15만 헥타르에 달하는 광활한 포도밭이 분포해 있으며, 2500여 와이너리와 6000여 포도재배자들이 매년 약 200만 톤의 포도를 수확하여 와인을 만든다. 하지만 호주 와인산업 전반을 주도하는 것은 중간 규모의 생산자들과 호주 와인의 상당량을 생산하는 몇 군데의 대규모 와인 기업들이다. 이 글에서 살펴볼 생산자는 바로사 밸리(Barossa Valley)에 위치한 그랜트 버지(Grant Burge)로, 내로라는 호주 와인 브랜드를 대거 소유한 거대 와인 기업 아콜레이드 와인즈(Accolade Wines, 이하 아콜레이드)가 2015년에 이곳을 인수했다.
호주의 정상급 와인 산지는 주로 남호주에 위치해 있다. 바로사 밸리도 그 중 하나로, 쿠나와라(Coonawarra)와 함께 호주 전체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산지다. 참고로, 쿠나와라와 그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에 대한 소개는 "[와인 추천] 이것이 윈즈 Wynns다."를 참조하면 된다.
이민자들의 나라답게 호주의 와인산업은 유럽 곳곳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에 의해 번성해 나갔다. 그랜트 버지의 기원 또한 1885년 영국의 버지 가문이 호주로 건너온 것에서 비롯된다. 농장을 경영하면서 성공을 거듭한 버지 가문은 1988년 바로사 밸리에 그랜트 버지 와이너리를 설립했고, 이후로 지금까지 "호주에서 가장 존경 받는 와인 생산자"로 꼽히며 호주 와인산업에 크게 기여해 왔다. 2015년에는 프리미엄 와인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가던 세계적인 와인 기업, 아콜레이드가 이곳을 인수했다.
아콜레이드에 인수된 이후 그랜트 버지 와인은 수출 판로가 더욱 확대되면서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세련된 스타일,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품질의 그랜트 버지 와인은 호주 와인에 매료되어 있던 전세계 와인애호가들의 입맛을 즉시 사로잡았다.
위 사진은 그랜트 버지의 와인 양조를 책임지고 있는 Craig Stansborough. 바로사 밸리에서 나고 자란 그는 1983년부터 와인 양조 경력을 쌓기 시작한 베테랑이며 1993년에 그랜트 버지에 합류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1997년, 양조가로서의 재능뿐만 아니라 탁월한 리더십까지 인정 받아 수석 와인양조가로 발탁되었다. 포도재배에서 병입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그는 "맛있는 과일 풍미, 모두가 좋아할 만한 편안하고 우아한 스타일을 지닌 와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랜트 버지는 스파클링 와인, 스틸 와인, 로제 와인, 주정강화와인 등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수입사 제이와인을 통해 '바로사 잉크 Barossa Ink' 와인 두 종이 수입, 유통되고 있다. 이름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바로사 잉크는 잔 안에 감도는 깊고 어두운 색으로 시선을 사로 잡는다. 뒤이어 화려하고 풍만한 과일 풍미가 코를 찌르고, 매끄럽게 혀를 타고 흐르는 와인의 질감은 관능적이기까지 하다. 전세계를 강타했던 블록버스터 호주 와인에 우아함과 정교함이 더해진 느낌이다. 바로사 잉크는 카베르네 소비뇽과 쉬라즈의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각각의 와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누군가에게는 쉬라즈 품종으로 만든 호주 와인이 좀더 친숙하게 느껴지겠지만, 호주의 중추적인 적포도 품종을 꼽으라면 단연 카베르네 소비뇽이다. <더 와인바이블>의 저자, 캐런 맥닐은 "호주의 고급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은 한마디로 환각제 같다"라고 묘사하며 "단단하고 촘촘한 구조와 입 안을 가득 채우는 풍성한 과일 풍미는 정상급 보르도 와인과 견줄만 하다"고 덧붙인다. 바로사 잉크 카베르네 소비뇽은 농익은 자두, 민트, 다크 초콜릿, 코코아, 바닐라 등의 다양한 풍미가 어우러져 복합미를 뽐내며 달콤한 과일 풍미가 긴 여운으로 이어진다.
호주에서 쉬라즈는 보르도의 카베르네 소비뇽과 같은 하나의 아이콘이다. 호주 사람들을 비롯해 세계의 수많은 와인애호가들이 호주의 쉬라즈 와인에 열광한다. 쉬라즈의 진하고 활기찬 베리 풍미, 매력적인 아로마, 두툼하고 부드러운 질감, 은은한 향신료와 검은 후추 향 등이 이들을 매료시켰기 때문이다. 바로사 잉크 쉬라즈는 풍성한 과일 풍미에 민트와 시나몬 향이 은은하게 뒤를 이어 퍼지는, 깊고 풍부한 풀바디의 와인이다. 후추를 뿌려 두툼하게 구운 스테이크에 이 와인을 곁들이면 누구라도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수입_ 제이와인 (02-419-7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