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상상해본다. 인류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와인을 만들었다면? 화가, 과학자이자 공학자로 해부학, 비행기기, 광학, 식물학, 지질학, 무기, 건축 등 다방면에 관심을 가졌고 연구했기 때문에 그가 와인 메이커라고 해도 놀랍지 않다. 과거 어떤 TV 방송에선 화가 이전에 요리사였다고 했을 때도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지난 12월 2일 계동에 위치한 라 꾸쁘에서 만난 빌라 다 빈치 Villa Da Vinci 와인은 이 천재의 조언을 재해석해 만들었다. 과연 그 맛은 어떨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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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 빈치 프로젝트


1961년 피렌체와 피사 사이에 위치한 빈치 Vinci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 프로젝트를 위한 와이너리, 칸티네 레오나르도 다 빈치 Cantine Leonardo Da Vinci가 설립되었다. 빈치 마을은 레오나르도의 고향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칸티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빈치 마을을 비롯해 이탈리아 전역에 총 750헥타르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익숙한 끼안티,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슈퍼 투스칸 등을 생산한다. 그리고 또 다른 3개의 와인 브랜드를 생산하고 있는데 크뤼급 <빌라 다 빈치>, 프리미엄급 <다 빈치> 그리고 데일리급 <모나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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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치 마을의 언덕에 위치한 와이너리 전경>

 

 

그 중 최상위 와인 시리즈인 빌라 다 빈치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서거 500주년을 기념하는 와인으로 출시되었다. 빈치 마을에서 생산되는 총 4종의 와인으로 산토 아폴리토 Santo Ippolito, 산 지오 San Zio, 리나리우스 Linarius, 스트레다 Streda이다. 모두 토스카나 IGT 등급이다. 대천사 가브리엘이 성모 마리아에게 성령의 아이를 잉태했음을 알려주는 장면을 그린 레오나르도의 명작 중 하나 ‘수태고지’를 이 와인들의 레이블에 담았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프로젝트와 새로운 와인 출시를 알리고자 한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나를 따르면 뛰어난 와인을 마실 것이다.”

 


1498년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밀라노 공작으로부터 포도밭을 받아 와인을 만들었고 피렌체 인근의 피에솔레 Fiesole에 땅을 사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었다. 당시엔 프리미엄 와인이나 고품질 와인의 개념이 없었다. 그저 만들고 마실 뿐 품질 개선엔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레오나르도는 와인의 고급화에 집중했다. ‘포도 숙성에 따른 와인 생산의 차이’를 연구한 결과 포도의 당도가 최고의 수준에 도달했을 때 수확해야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이를 가늠할 수 있는, 그땐 볼 수 없었던 포도의 당도를 알려주는 당도계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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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티네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게 직접적인 영감을 준 1515년의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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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의 와인양조에 관한 메모와 스케치>

 


1515년 피에솔레에서 직접 와인을 만드는 본인의 가족에게 편지를 보내 포도재배, 와인양조에 관한 문제점을 알려주고 개선하길 원했다. 그러나 그의 수많은 발명과 발견, 아이디어들이 제대로 발표되지 못한 채 파묻힌 것처럼 이 또한 마찬가지였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연구가들에 의해 하나씩 밝혀지게 된다. 500년 전 레오나르도가 원했던 방식은 현재 프리미엄 와인을 만드는 방식과 거의 동일했다. 그의 방식이 인정받고 널리 알려졌다면 고품질 와인 양조에 관한 역사는 좀더 앞당겨졌을지도 모른다. 역시 그는 시대를 앞서가는 천재임이 확실하다. 


칸티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와인 전문가들은 다 빈치 연구가들과 함께 레오나르도의 와인 양조학을 연구했다. 현대 와인 양조, 건강한 포도밭 관리, 효율적인 포도 재배의 세 가지를 결합하여 레오나르도 방식 Methodo Leonardo®을 완성했다. 칸티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2018년부터 모든 와이너리에 적용하여 레오나르도 방식으로 와인을 만들고 있다. 

 

 

 

<시음 와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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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다 빈치 스트레다 2017
Villa Da Vinci Streda 2017


품종: 베르멘티노 100% 

 


토스카나 토착 품종인 베르멘티노로 만든 클래식 화이트 와인이다. 단일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며 깨끗한 아로마를 위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한다. 연한 노란색이 투명하리만큼 맑고 복숭아, 청사과와 꽃 향기가 풍부하다. 과일의 단맛과 신맛이 조화를 이루며 유질감 때문에 입 안에서 부드럽다. 미디엄 바디의 무게감이 있어 마냥 가벼운 와인은 아니다. 카프레제, 토마토 소스의 해산물 파스타, 피자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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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다 빈치 산지오 2017
Villa Da Vinci San Zio 2017


품종: 산지오베제 100% 

 


산지오베제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특유의 강한 산도가 잘 느껴지지 않아 시음자들이 모두 놀랐던 와인이다. 2-4개월 오크통에서 숙성하여 와인의 색과 풍미를 더했다.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잘 익은 과일과 오크의 은은한 향이 조화를 이루며 산미는 물론 타닌까지 실크처럼 매끄럽다. 무게감이 상당한 풀 바디 와인으로 여운을 길게 끌어주는 힘을 느낄 수 있다. 토마토 스튜, 양파 스프처럼 은근히 오래 끓여 만든 음식들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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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다 빈치 산토 이폴리토 2017
Villa Da Vinci Santo Ippolito 2017


품종: 산지오베제, 메를로, 시라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 후 새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12-18개월 동안 숙성한다. 진한 붉은 색상에서 와인의 깊이감을 짐작할 수 있다. 자두, 블랙베리, 바닐라의 풍미가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향신료와 시원한 멘솔의 향미가 난다. 복합적이며 신맛과 타닌 모두 튀지 않고 부드럽다. 입 안을 가득 채우는 풀 바디의 와인으로 여운에서 달콤한 감초의 맛이 느껴지며 길게 이어진다. 각종 붉은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린다. 소고기 스테이크, 양갈비, 갈비찜 등과 매칭하기 좋다. 

 

 

 

 

수입_ 나라셀라 (02 405 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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