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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보르도 그랑 크뤼 연맹 (UGCB)이 주최하고 프랑스 농식품 진흥공사(소펙사)가 주관하는 '2012 보르도 그랑 크뤼 전문인 시음회'가 지난 11월 28일 열렸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는 보르도 그랑 크뤼 전문인 시음회는 와인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와인 시음회라고 볼 수 있다. 올해는 총 101개 그랑 크뤼 와인들을 자유롭게 시음할 수 있었다.

보르도 그랑 크뤼 연맹은 보르도에 위치한 135개 크뤼(샤토) 회원들의 연합으로 1973년에 설립되었다. 기자 혹은 유통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최신 빈티지의 와인을 소개하는 시음회를 주관해오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그라브, 페삭 레오냥, 생테밀리옹 그랑크뤼, 포므롤, 리스트락 메독, 물리드엉 메독, 오 메독, 메독, 마고, 생 쥘리앙, 포이약, 생테스테프, 바르샥-소테른 등 주요 13개 아펠라시옹(원산지)에 속하는 그랑 크뤼 와인들이 소개되었다.

특히 이번 시음회에서 2005년에 이어 '세기의 빈티지'라 말하는 2009 빈티지가 공개되어 많은 참석자들의 발길을 재촉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2009년은 완벽했다. 추운 겨울, 따뜻한 봄, 덥고 건조한 여름 그리고 맑고 따뜻한 가을이 지속되어 포도의 생육과 완벽한 성숙에 큰 영향을 주었다.

특히 7~8월의 높은 기온과 풍부한 일조량이 9월까지 이어져 적포도의 경우, 안토시아닌의 함유량이 예년의 것보다 더 풍부하다고 평가 받았다. 9월의 비 또한 평균의 절반 정도밖에 내리지 않아 포도들이 익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고 소테른의 경우, 보트리스 시네리아의 생성에 도움을 주었다. 수확량도 1982, 2000, 2005년보다 우수하여 '그레이트 빈티지'라고 불리는데 손색이 없다.

좌안(Left Bank)과 우안(Right Bank), 드라이 화이트 와인 그리고 소테른의 스위트 와인 모두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전반적으로 훌륭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랑크뤼 연합 회장이자 샤토 랭츠 바즈(Ch. Lynch-Bages)의 실비 꺄즈(Sylvie Cazes)는 2009 빈티지에 대해 리치하고 파워풀하다고 말했다. 아직 매끄러움은 덜하지만 매우 좋은 산미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드라이 화이트 와인: 첫 인상은 매우 단단한 느낌이 들었다. 여러 와인 전문가들이 평가한대로 산미와 구조감이 훌륭해 장기숙성을 통해서야 제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았다. 그러나 샤프한 느낌보다 부드러운 과일 풍미가 드러나는 와인들도 눈에 띠었다.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한 파프 클레망(Pape Clemant), 까르보니유(Carbonnieux), 스미스 오 라피트(Smith Haut-Lafitte) 등은 내내 북새통을 이뤘다.
  • 레드 와인: 좌안과 우안 와인 모두 과즙이 풍부하고 리치하며 강하지만 목 넘김이 거친 느낌은 없었다. 신선한 산미와 풍부한 색상, 밸런스를 가졌으며 어떤 와인들은 풍부하고 굉장히 부드러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포이약, 생테스테프, 생쥘리앙, 마고, 포므롤 그리고 생테밀리옹에 더 큰 점수를 주었는데, 와인을 시음하고 나니 어느 정도 동의하게 되었다. 풍부한 일조량과 건조한 날씨 덕분에 만생종인 카베르네 소비뇽이 충분히 잘 익을 수 있었다. 샤토마다 블랜딩 비율의 차이가 있겠지만 카베르네 소비뇽을 주 품종으로 블랜딩하는 좌안에게는 확실히 유리한 빈티지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포이약과 생쥘리앙의 와인들은 빈티지의 수혜를 톡톡히 받은 것 같다. 레오빌 바르통(Leoville Barton), 피숑 로그빌 콩테스 드 라랑드(Pichon Longueville Comtesse de Lalande), 랭츠 바즈(Lynch-Bages), 탈보(Talbot), 드 페즈(De Pez), 라스꽁브(Lascombes) 등은 시음자들의 만족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메를로를 기본으로 블랜딩을 하는 생테밀리옹이나 포므롤의 와인들은 이전까지 호불호가 확실한 편이었다. 그러나 2009 빈티지의 경우, 깊은 색조와 풍부한 과일느낌, 부드러운 타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으리라 보였다.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빨리 익는 메를로를 위주로 블랜딩을 해서 알코올 수준은 높은 편이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생테밀리옹의 트로롱 몽도(Troplong Mondot)는 15.5%의 알코올을 가지고 있지만 밸런스가 완벽해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카농 라 가펠리에르(Canon - La - Gaffeliere), 피작(Figeac), 트로뜨비에이유(Trottevieille), 빌모린(Villemaurine), 라 꽁세이앙뜨(La Conseillante), 갸쟁(Gazin) 등 Top 와인의 면모가 잘 드러났다. 앞으로 장기 숙성 후의 모습이 무척이나 기대되었다.

    L'Evanile의 와인 메이커 Jean - Pascal Vazart는 와인 스펙테이터 2010년 6월 30일자에서 2009 와인들은 놀랄 정도의 파워와 함께 우아함을 겸비했다고 평가하며 좋은 재료만이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 스위트 화이트 와인: 앞서 언급했듯이 소테른의 생산자들은 완벽한 상태에서 귀부 포도를 수확할 수 있었다. 꿀처럼 달콤하고 살구나 복숭아의 향이 풍부해서 기분을 좋게 해주지만 어떤 와인들은 달콤함이 매우 강한 반면, 신선함이 2% 부족한 듯 싶었다. 그러나 복합적인 단맛과 날을 세우는 듯한 산미를 갖춰 빈티지의 위대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스위트 와인 쪽은 언제나 많은 인파가 몰려 서두르지 않으면 시음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운좋게도 모든 와인들을 시음할 수 있었다. 드 파르그(De Fargues), 드 레인 비뇨(De Rayne Vigneau), 쉬뒤로(Suduiraut) 등 와인들은 주목을 많이 받았다.

사진제공: 소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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