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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종 (yoo@wineok.com)
온라인 와인 미디어 WineOK.com 대표, 와인 전문 출판사 WineBooks 발행인, WineBookCafe 대표를 역임하고 있으며 국내 유명 매거진의 와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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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다. 늦더위의 온기가 다소 남아있지만 아침저녁으로 시원해진 공기가 느껴진다. 계절의 문턱은 가을의 초입이고 민족 명절인 추석은 올해따라 유달리 빨리 찾아온다. 와인업계는 한해 농사의 반을 책임진다는 (다소 과장된 느낌의) 대목을 앞두고 기대감에 들떠있다. 때마침 추석 와인선물 고르는 요령을 알려달라는 독자들의 요청도 있고 해서 이번 호에는 와인구매 시 체크사항과 선물와인 고르는 법 등 다소 실용적인 이야기로 풀어보고자 한다.
 
추석을 목전에 두고 각종 매체에서는 이런 저런 뉴스들이 쏟아지는데, OOO 보르도 특급와인 한 병이 5천만 원이네 하는 화제거리부터, 실속 있는 와인선물 세트를 어디서 어떻게 살 수 있는지 등을 알려준다. 특히 올해처럼 이른 추석은 과일이 채 익지 않아서, 대신 와인에 대한 선물 수요가 높아지는 호기이다. 따라서 와인을 선물하려는 사람이 늘고 이들은 와인샵의 카달로그를 모아놓고 무얼 고를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에 빠진다.
 
 
선물용 와인, 어디서 살 것인가
 
요즈음 우리나라는 2008년을 정점으로 침체일로였던 와인시장이 제2의 르네상스라는 표현까지 나올 만큼 성장일로를 걷고 있다. 한국의 와인산업은 2010년 이후 5년 연속 연간 10~15%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최근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2% 안팎인 걸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성장률이다. 또한 이마트나 홈플러스에서 와인매출이 소주매출을 앞선지가 벌써 3년째고, 올 상반기만 해도 대형마트의 와인판매 신장률이 10~1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만큼 와인이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잡은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와인구매 장소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코스트코 같은 대형마트의 와인샵이며, 가격이 저렴하고 매대 행사도 많아 가장 인기가 높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와인의 무려 60%가 이곳에서 판매된다.
 
소비자들은 마트에서 판매하는 해외 직소싱 와인이나 PB(Private Brand) 와인 중에서도 품질 좋고 가격 좋은 밸류 와인(value wine)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보다 좀더 비싼 와인을 구매하려는 경우, 백화점 와인샵이나 와인전문샵을 이용하면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오래된 빈티지 와인 또는 희귀 와인을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도 외국의 와인샵이나 공항 면세점 등이 있지만 일반적이거나 시의적이지 않으니 이 글에서는 생략하도록 한다. 장소가 어찌됐든 판매원이나 소믈리에의 조언을 들어가며 시음도 하면서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면 더욱 좋겠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와인 코너는 특별 판매 품목이나 DM쿠폰 등을 활용하면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가 많다는 사실도 기억하자.
 
 
지갑을 열기 전에 와인의 보관 상태부터 살피자
 
와인을 고를 때 살펴보아야 할 요소들은 많지만, 단 한가지만 선택하라면 필자는&apos온도’라고 답할 것이다. 온도야말로 제대로 된 와인 보관과 관리의 핵심이며, 최적의 온도에 맞추어 와인을 마셔야 최상의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인은 보관 당시의 온도가 매우 중요한 제품이다. 와인은 12-14도 내외의 온도와 60-70%의 습도를 지닌 상태에서 최적의 보관이 가능하다. 또한 심한 냄새와 강한 빛에 노출되어도 안 되며 진동이 심한 곳도 안 된다.
 
와인샵을 방문했을 때 와인이 강한 자외선이나 태양광에 노출되어 있다든지, 온도변화가 심할 것으로 판단되는 환경에 보관되어 있다면 발길을 돌리는 편이 낫다. 오랫동안 상품 회전이 안되어 와인이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진열된 동네 와인샵도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즉 실내가 청결하지 않고 보관 온도나 보관 상태가 불량하면 일단 와인 상인으로서의 자격을 의심해봐야 한다. 싸게 판다고 한 궤짝씩 담아온들 와인이 상했거나 맛이 나쁘면 다 부질 없는 노릇이다. 와인의 보관 상태는 판매자에 대한 신뢰감 형성에도 영향을 주는데, 판매자는 소믈리에 자격증보다는 와인 지식과 정보를 올바르게 조언해줄 수 있는 자질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윤만 눈앞에 두고 판매에만 집착하는 사람이라면 악성 재고와 이윤 높은 덤핑 물건만 추천할 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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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짜리 와인을 선물할 것인가
 
와인을 살 때 가장 큰 고민거리는 가격이다. 마케팅에서는 관여도에 따라, 구매실패의 위험이 낮은 저관여 상품과 구매실패의 위험이 높은 고관여 상품으로 구분한다. 관여도가 낮은 와인의 경우, 맛이 없어서 버려도 어쩔 수 없고 음식을 조리할 때 주방용으로 전용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와인의 가격대가 높아질수록 관여도가 증가하게 되고, 구매 시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상승한다.
 
요즈음 대형마트의 와인 코너에는 7천-8천원부터 1만원 대 사이의 Daily wine(또는 Easy drinking wine)이 많이 진열되어 있는데, 식사 때 반주로 곁들여 마실 만한 평범한 수준의 와인이므로 고를 때 신경을 많이 쓸 필요가 없다. 하지만 가격대가 3~8만원 사이로 뛰면 얘기가 달라지는데, 이 때에는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밸류 와인을 고르는 것이 핵심이다. 이 정도 가격의 와인이면, 매장에서 제시하는 가격이 평소보다 얼마나 싼지, 다른 매장에서는 얼마에 파는지, 빈티지가 좋은 것인지 등의 여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이렇게 와인 가격(나아가 품질)을 비교할 수 있으려면 평소 와인 가계부를 작성할 것을 권장하는 바이다. 또한 특정 와인만 사 마시는 행태도 지양하는 것이 좋다. 얼마나 많은 병을 비웠든 간에, 매번 같은 와인만 마신다면 와인에 대한 지식은 하나도 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용하는 품종, 생산하는 지역, 그 지역의 기후, 생산자의 철학과 양조방식 등 수많은 요소가 와인의 맛과 품질에 차이를 가져오는데, 이러한 차이를 알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와인을 마시는 커다란 기쁨 중 하나다. 그리고 와인애호가가 되면서, 맛있는 와인을 기억했다가 지인들과 나눠 마시는 기쁨을 즐기게 되고, 또는 새로운 와인을 발견하면 기억했다가 지인들에게 소개하는 기쁨을 얻게 된다.
 
요약하면, 3만-8만원 사이의 와인이면 선물용으로 적당한 품질을 갖추고 있으며 선택의 폭도 넓다. 8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와인은 특별한 날을 기념하거나 고급스런 선물을 해야 할 때 손색이 없다. 또 하나, 평소 열심히 발품을 팔아 와인을 사놓으면 명절이나 기념일에는 포장만 하면 되므로, 대목 때 선물세트를 사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
 
 
와인을 선물할 때는 TPO를 고려하자
 
먼저, 시기(TIME)를 고려하자. 명절, 생일, 결혼기념일, 졸업이나 입학, 합격, 위로 등의 시기적 특성에 와인의 성격을 맞추면 더욱 의미 있는 선물이 될 수 있다. 명절선물일 경우 상대방의 취향, 선호도, 평소 좋아하는 와인을 알아본 후 선물와인을 고르는 것이 좋다. 생일선물의 경우 상대방이 태어난 해와 같은 빈티지의 와인을 선물한다면 일생일대의 선물이 될 것이다. 자녀가 태어난 해 또는 결혼한 해와 같은 빈티지의 와인을 구매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와인을 즐기는 공간(PLACE)도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 집들이에 초대받았다면 초대한 사람의 기호, 연령, 사회적 위치 등을 고려하여 의미 있는 와인을 한 병 지참하고 방문하는 게 좋다. 이웃과 편안한 차림으로 스포츠 중계를 보며 와인 한잔 나눌 계획이라면 시원한 스파클링 와인도 좋고, 치킨 한 마리 배달시켜 놓고 마실 와인이라면 마트에서 2만-3만원 대에 구매한 칠레와인도 적당하다. 레스토랑에 콜키지(Corkage, 와인을 레스토랑에 반입할 때 내는 비용)를 내고서라도 좋은 분위기와 음식을 누릴만한 경우라면 이왕이면 고급 와인을 들고 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요즘 같은 단풍철에 야외에서 바비큐 파티라도 연다면 굳이 3-4만원이 넘는 와인을 마실 필요는 없다. 대신 값싸고, 어느 정도의 타닌이나 알코올이 느껴지는 칠레나 호주 와인을 권한다. 가볍고 즐거운 바비큐 분위기에서 비싼 와인을 제대로 음미하며 마시기란 쉽지 않을뿐더러 야외에서 고급 와인잔을 사용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다.
 
마지막으로는 고려할 부분은 상황(OCCASION)이다. 명절선물로 와인을 고를 때는 상대방의 취향과 안목에 맞는 와인이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선물 받는 사람이 와인을 평소에 즐기고 지식도 갖춘 경우에는, 유명한 와인보다는 선호하는 지역이나 품종을 고려한 와인을 선물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선물 받는 사람이 와인을 잘 모를 경우라면 오히려 잘 알려진 유명한 와인을 선물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나아가, 지인의 집을 방문하는 경우 와인에 꽃다발, 초콜릿 또는 치즈선물을 곁들이는 센스를 발휘해 보자. 또는 샴페인 같은 특별한 와인선물도 단숨에 분위기를 띄우는 유쾌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선물을 할 때에는 상황을 판단하는 감각과 유연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선물하기 좋은 와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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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ymus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케이머스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지역_미국, 캘리포니아
품종_카베르네 소비뇽
수입_나라셀라
 
나파 밸리 와인산업의 근대화 주역인 동시에 "카베르네 소비뇽의 제왕"으로 군림해 온 케이머스가 설립 40주년 기념 한정판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을 내놓았다. 와인 레이블 전면에 40주년을 상징하는 숫자가 포도송이가 감싼 판넬 위에 크게 그려져 있으며, 40년의 역사를 읽을 수 있는 사진들이 레이블 속에 담겨 있다(사진의 1번 와인).
 
 
■ Farnese Casale Vecchio Montepulciano
파네세 까살레 베끼오 몬테풀차노
 
지역_이탈리아, 아브루쪼
품종_몬테풀차노
수입_와이넬
 
파네세 그룹은 이태리 남부를 대표하는 와인생산자로, 이태리 와인평론지 Luca Maroni에 의해 다섯 차례나 No.1 와인생산자로 선정되었다. 까살레 베끼오 몬테풀차노는 몬테풀차노 품종으로 만든 와인인데,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부드러운 타닌 덕분에 음식과 무난하게 잘 어울리며 잘 익은 과일의 달콤한 맛이 매운 맛을 진정시켜 주어 매운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사진의 2번 와인).
 
 
■ 샤토 몽투스
Chateau Montus
 
지역_프랑스, 마디랑
품종_따나
수입_비노쿠스
 
프랑스 남서부의 페트뤼스, 프랑스의 베가 시실리아 같은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는 샤토 몽투스는 프랑스 마디랑 지역의 대부代父 알랭 브루몽이 만드는 와인이다. 따나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짙은 색과 높은 알코올 함량을 지니며 타닌이 많은데, 샤토 몽투스처럼 잘 만든 와인은 놀랍도록 훌륭한 균형을 갖추고 있다(사진의3번 와인).
 
 
■ 샴페인 볼랭저
Champagne Bollinger
 
지역_프랑스, 샹파뉴
품종_피노 누아, 샤르도네, 피노 므뉘에
수입_신동와인
 
프랑스의 가장 오래된 3대 샴페인 하우스 중 하나인 볼랭저는 20세기 초반부 터 영국 왕실의 공식 샴페인으로 사용되었으며 영화 <007 제임스 본드>의 샴페인으로 유명하다. 볼랭저 스페셜 뀌베 브뤼 샴페인은 빵, 구운 사과, 아몬드 등의 풍부한 향과 함께 우아한 질감과 신선한 산도를 선사하는 클래식한 샴페인이다. 식전주로, 또는 달콤한 과일이나 가벼운 까나페에 곁들이면 좋다(사진의 4번 와인).
 
 
■ Viu Manent Special Reserva Malbec
뷰 마넨 스페셜 리제르바 말벡
 
지역_칠레
품종_말벡
수입_ 하이트진로
 
뷰 마넨은 유수의 와인 품평회에서 다수의 상을 휩쓴 칠레의 부티크 와이너리로, 레세르바 말멕은 우아하고 강건하면서도 뛰어난 밸런스가 돋보이는 와인이다. 짙은 과일 풍미와 감칠맛을 지닌 말벡은 한국인들의 입맛에 잘 맞아 인기 있는 품종으로 꼽힌다(사진의 5번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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