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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종 (yoo@wineok.com)
온라인 와인 미디어 WineOK.com 대표, 와인 전문 출판사 WineBooks 발행인, WineBookCafe 대표를 역임하고 있으며 국내 유명 매거진의 와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와인애호가들의 성지
 
 
부르고뉴 Bourgogne [2]
 
 
 
 
글 _ 유경종
 
 
 
미식의 정점, 부르고뉴
 
 
어깨에 각이 잡힌 모양새의 와인병이나,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등이 블렌딩되어 형성하는 강한 타닌과 구조감 덕분에 보르도 와인은 소위 ‘남성의 와인’이라 말할 수 있다. 반면, 피노 누아라는 단일 품종을 사용해서 만드는 부르고뉴 레드 와인이나 (가메 품종을 사용하는 보졸레는 제외하고), 샤르도네 품종으로만 만드는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은 (알리고떼가 일부 있긴 하지만) 여성의 와인으로 대비된다. 부르고뉴 와인의 병모양 역시 여성의 우아한 어깨와 보디라인을 본뜬 듯 유려한 곡선미를 자랑한다. 다시 말해 보르도가 꽉 채워진 유화라면 부르고뉴는 담백한 수채화, 보르도가 교향곡이라면 부르고뉴는 바이올린이나 첼로 독주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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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파워를 지닌 보르도 와인과 대립각을 세우며 세상에서 가장 섬세하고 까다롭기로 알려진 부르고뉴의 와인들. 그들은 아주 비싸기 때문에 한번 맛을 들리면 파산까지도 각오해야 한다! 만약 와인 애호가들에게 ‘무인도에 단 1병의 와인만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떤 와인을 가져가겠느냐’고 묻는다면, 많은 수의 와인 애호가들이 부르고뉴 피노 누아라고 대답할 것이다. 무엇이 이 와인에 이처럼 끝판왕의 존재감을 부여하는가. 아마도 부르고뉴 피노 누아에 다다르면 비로소 그 동안 방황했던 모든 미식의 혼돈에서 진리를 깨우치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채근담菜根譚에서 이르길 좋은 음식(眞味)이란 담백한 맛이라 하였다. 동서양 할 것 없이 진미의 정점은, 맛의 기교로 사람을 현혹시키는 자극적인 것이 아니라, 자주 먹고 계속 먹어도 물리지 않는 담담한 맛이라는 것을 와인 애호가들 또한 부르고뉴 와인을 통해 깨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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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의 로마네 콩티Romanee conti나 몽라셰Montrache가 미식의 정점이라 평가 받는 것은, 단순한 듯 하지만 복잡하고 담백한 듯하면서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이 복합 다단한 진미의 세계를 통하여, 역사와 철학과 신과 소통하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신의 물방울이라 하겠는가. 이처럼 대체불가능한 특별한 경험, 이 순간이 지나면 영원히 다시 오지 않을 운명적인 와인과의 만남은 Once in a lifetime!을 외치며 지름신을 맞이한다.
 
황금의 언덕 부르고뉴에는 세상에서 가장 목가적인 포도밭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처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가장 맛있는 와인과 음식, 그리고 순박한 시골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 곳이 세상에서 가장 각광받는 미식 관광지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 때문인지 부르고뉴 와인 협회의 가장 큰 마케팅 전략은 매우 간단하다. 일단 한번 들러 보라는 것이다. 단번에 부르고뉴의 풍광에, 와인에, 미식에 반하게 될 것이 분명하고, 다음에는 저절로 다시 발걸음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글쓴이 _ 유경종
(주)바롬웍스 대표이사, WineBooks 발행인, WineOK 대표, WineBookCafe 대표
 
 
 
 
▷ [와인애호가들의 성지, 부르고뉴]는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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