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Piemonte 지역의 바롤로 와인과 중부 토스카나Toscana 지역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와인은 이탈리아 레드 와인을 대표한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네비올로Nebbiolo 품종과 산조베제Sangiovese 품종의 정수로 꼽히는 두 와인의 DOCG 규정과 현황을 비교해 보면 아래 표와 같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수치는, 두 지역의 포도밭 면적은 비슷한데 바롤로의 와이너리 수가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3배가 넘고 와인 생산량은 1.5배 많다는 것이다.
바롤로 DOCG가 가로X세로 약 10km 거리의 면적에 속하는 반면,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DOCG는 가로X세로 약 15km의 면적으로 바롤로 보다 2배가 넓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DOCG의 포도밭 규모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바롤로가 더 큰 이유는, 바롤로는 대부분이 포도밭으로 개발된 반면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포도밭은 주로 북동부와 남부 그리고 서부 일부에 분포하며 전체 면적의 절반 정도만 포도밭으로 개간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바롤로의 경우 공급량 증대에 제약이 큰 반면,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상황에 따라 포도밭 확장으로 공급량을 늘릴 여지가 있어 와인 공급과 가격 안정성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에몬테 지역 Vietti 와이너리의 포도밭>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지역 와이너리의 평균 포도밭 크기는 평균 7.7h로 바롤로의 2.6h에 비하면 규모가 훨씬 크다.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가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절감의 이점을 가졌다면, 바롤로는 소량생산에 의한 와인의 다양성이라는 강점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두 지역 와인 생산량의 차이는 포도 품종 및 와인의 특성 등과 관련이 있다. 네비올로는 포도나무의 세력이 산조베제보다 좋다. 그래서 트레이닝 시스템도 식물성장을 많이 허용하는 Guyot System을 사용한다. 반면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에서는 Corton System을 사용한다. DOCG 규정상 헥타르당 최대 와인 생산량이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가 바롤로보다 낮은 것도 이러한 포도품종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토스카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지역의 포도밭>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와인 생산량이 바롤로의 70% 수준에 머무는 것은 DOCG 규정보다 더 제한적으로 수확한 포도로 와인을 생산하기 때문이며, 단일 포도밭 와인의 생산 비율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위와 같은 DOCG 규정과 와인 생산 환경의 차이는 두 지역 와인의 스타일 차이에 영향을 미친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두 와인 ‘부르고뉴’와 ‘보르도’처럼, 이탈리아에서는 바롤로와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와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 글쓴이_ 이상철
경영학과 마케팅을 전공하고 통신회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보르도 와인을 통해 와인의 매력을 느껴 와인을 공부하며 와인 애호가가 되었다.
중앙대 와인소믈리에 과정을 수료하고 WSET Advance Certificate LV 3 를 취득하였으며 와인 애호가로서 국내 소믈리에 대회에 출전하여 수상한 경력이 있다.
2004년 부터 현재까지 쵸리(chory)라는 필명으로 와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개인 시음기와 와인 정보 및 분석적이 포스팅을 공유하며 생활 속의 와인 문화를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