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와이너리의 포도밭>
[카베르네 소비뇽의 떠오르는 성지, 캘리포니아 파소 로블스 1부] 요약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와인 산지, 파소 로블스Paso Robles. 한국의 와인소비자들에게 파소 로블스라는 지명은 ‘나파 밸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파소 로블스는 나파 밸리와 견줄 만큼 뛰어난 레드 와인을 생산하는 와인 산지이며 실제로 “레드 와인의 왕국”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카베르네 소비뇽의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지역 전체 포도 재배 면적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핵심적인 품종이다.
파소 로블스가 미국의 공식 포도 재배 원산지로 지정된 것은 1983년. 그로부터 17년 뒤인 2000년에는 전세계 와인전문가들과 와인애호가들의 이목을 파소 로블스라는 낯선 지역으로 집중시킨 사건이 일어난다. ‘아이소셀레스ISOCELES’라는 와인이 파소 로블스 와인으로서는 최초로 Wine Spectator가 선정하는 <100대 와인>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것도 6위로 말이다. 아이소셀레스를 생산하는 저스틴 와이너리(Justin Winery)는 이후로 꾸준히 명성을 쌓았으며 오늘날 파소 로블스의 선구자적인 와인생산자로 꼽힌다.
아래에 이어지는 [카베르네 소비뇽의 떠오르는 성지, 캘리포니아 파소 로블스 2부]는 저스틴 와이너리 관계자와의 서면 인터뷰를 옮긴 것이다. 파소 로블스에 ‘레드 와인의 왕국’이라는 지위를 가져다 준 여러 가지 요인과 더불어, 나파 밸리와 파소 로블스의 레드 와인을 비교 설명하는 흥미로운 부분도 포함되어 있다.
1. 파소 로블스를 뛰어난 레드 와인 산지로 만드는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요소는 토양과 날씨다. 날씨를 살펴보면, 이 지역은 일교차가 커서 포도가 천천히 익는다. 천천히 익을수록 포도는 더 높은 산도, 더 풍부한 타닌과 풍미를 얻는 경향이 있다. 이 지역의 토양은 무려 45개의 서로 다른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화강암, 퇴적암, 화산암, 사암, 석회질 토양이 주를 이룬다. 이 중에서도 석회질 토양은 프랑스의 샹파뉴, 루아르, 부르고뉴, 생테밀리옹 그리고 론 밸리처럼 매우 뛰어난 와인을 생산하는 곳에서 발견되는 토양이다.
2. 파소 로블스의 레드 와인은 종종 “강렬하다”, “파워풀하다”고 묘사되곤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파소 로블스처럼 더운 지역의 와인은 과일 풍미가 풍성하게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석회질 토양과 서늘한 밤 기온 덕분에 포도가 높은 산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와인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잼처럼 느껴지거나 하는 일은 없다. 또한 이곳 날씨와 토양의 특성상, 레드 와인의 타닌은 다듬은 듯이 매끄럽다. 숙성 초기에 마셔도 목넘김이 부드럽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이것이다. 이에 비해 나파 밸리나 보르도의 레드 와인은 타닌이 숙성되어 부드러워질 때까지 몇 년씩 기다려야 한다. 풍미가 강렬한 동시에 조화로우며 산도와 타닌 간의 균형이 잘 잡혀 있다는 것이 파소 로블스의 레드 와인의 특징이다.
<저스틴 와이너리의 와인 셀러>
3. 파소 로블스와 나파 밸리의 레드 와인은 어떻게 다른가?
파소 로블스는 포도 성장 기간 동안의 평균 기온이 나파 밸리보다 약간 높다. 그래서 파소 로블스의 레드 와인이 나파 밸리의 레드 와인에 비해 좀더 풍만하고 풍성하게 느껴질 수 있다(같은 이유로, 나파 밸리의 레드 와인은 보르도의 레드 와인보다 더 풍만하고 풍성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와인의 스타일은 같은 지역 내에서도 미세 기후, 토양, 생산자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 덧붙여, 와인의 스타일은 품질과는 무관하며, 와인의 품질을 좌우하는 것은 ‘균형’이다.
평균 기온 외에 토양의 특성 역시 두 지역의 와인 스타일에 영향을 미친다. 파소 로블스와는 달리 나파 밸리에서는 화산성 토양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화산성 토양에서 생산되는 레드 와인은 타닌이 매우 도드라지는데, 타닌이 익으면서 와인의 풍미와 조화를 이루기까지 몇 년의 숙성기간이 필요하다.
파소 로블스는 나파 밸리에 비해 날씨가 좀더 따뜻하고 포도의 성장 기간이 더 길다. 늦게 익는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에게는 더없이 안성맞춤인 환경이다. 포도밭에서 천천히 익어가는 동안 포도의 과일 풍미는 더욱 화려해지고 타닌은 점점 더 부드러워진다. 이처럼, 애초에 잘 익은 포도로 만들기 때문에 파소 로블스의 레드 와인은 타닌이 익고 풍미가 진해질 때까지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이에 반해 나파 밸리의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은 2-4년 정도 기다렸다 마시는 것이 좋다.
4. 파소 로블스에서 화이트 와인도 생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곳 화이트 와인의 특징은 무엇인가?
더운 날씨 때문에 파소 로블스에서 레드 와인을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화이트 와인 품종은 서늘한 날씨를 선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저스틴 와이너리)가 만드는 소비뇽 블랑 와인의 경우 큰 반향을 일으키며 성공을 거두었다. 서늘한 곳에 자리한 포도밭에서 수확한 포도를 섞어 와인에 높은 산도와 아삭한 질감을 부여했고, 이로써 와인의 풍미와 산도 그리고 질감이 조화를 이룬 균형 잡힌 와인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프랑스 론 지역의 화이트 와인 품종들이 파소 로블스에서 점점 자리를 넓혀가고 있는데 비오니에, 그르나슈 블랑, 루산느 같은 품종들이 대표적이다. 레드 와인 뿐만 아니라, 파소 로블스의 화이트 와인에도 관심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국내 수입 중인 저스틴 카베르네 소비뇽, 그리고 저스틴 소비뇽 블랑>
저스틴 와인 수입_ 제이와인 (070-7671-7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