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의 센트럴 코스트 지역에는 ‘오크 나무 길’이라는 이름의 와인 산지가 있다. 햇빛이 따갑고 오크 나무가 산재한 광활한 언덕이 펼쳐진 이곳은, 바로 파소 로블스Paso Robles다.
사진출처_pasowine.com
파소 로블스는 1983년에 미국의 공식 포도 재배 원산지(American Viticultural Appellation, 줄여서 AVA)로 지정되었다. 이곳은 캘리포니아 내에서 가장 큰 AVA이며 현재 200여 개의 양조장과 4만여 개의 포도밭이 분포해 있다. 밤은 춥지만 낮은 길고 건조하며 상당히 더운 것이 이 지역 날씨의 특징이다. 40여 종의 서로 다른 포도 품종이 재배되는데 카베르네 소비뇽, 진판델, 시라의 품질이 특히 뛰어나며, 그 중에서도 카베르네 소비뇽은 이 지역 전체 포도 재배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품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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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소 로블스에 카베르네 소비뇽이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 사이다. 1990년대 말에 이르러서는 보르도 블렌드가 유행하기 시작하는데, 보르도 블렌드는 카베르네 소비뇽을 중심으로 카베르네 프랑, 메를로, 프티 베르도, 말벡 품종을 적절히 배합해서 만든 와인을 일컫는다. 낮은 덥고 밤은 서늘한 이 지역 날씨, 긴 식물 성장 기간, 배수가 잘 되는 토양 등은 프랑스 보르도의 그것과 유사한데, 이는 파소 로블스의 와인생산자들에게 그들 역시 세계적인 보르도 블렌드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다.
저스틴 볼드윈 역시 파소 로블스의 잠재력을 알아본 사람 중 하나였다. 1981년에 그는 투자 은행가로서의 오랜 경력에 종지부를 찍고 160에이커의 포도밭을 사들여 저스틴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부터 그는 세계적인 품질의 보르도 블렌드 와인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영감의 원천은 샤토 마고(Chateau Magaux)였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2000년, 그의 확신이 옳았고 그의 와인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음을 알려주는 사건이 벌어졌다. 저스틴 와이너리의 ‘아이소셀레스(ISOSCELES)’ 1997 빈티지가 95점을 받으며 <Wine Spectator>의 ‘100대 와인’ 중 6위를 차지한 것이다(아래 사진). 파소 로블스의 와인이 95점 이상을 받은 사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는 전대미문의 기록이었고, 전세계 와인애호가들을 파소 로블스라는 와인 산지에 주목하게 만든 대단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저스틴은 ‘파소 로블스의 선구자적인 와인생산자’라는 명예를 얻었다.
이후에도 그는 <James Beard Foundation>으로부터 ‘위대한 미국의 와인메이커’ 상을 수상했고, <Wine Enthusiast>가 선정하는 ‘정상급 카베르네 & 보르도 블렌드 와인생산자’ 리스트에 올랐으며,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올해의 와인 히어로”라는 타이틀을 얻는 등 그 명성을 널리 알렸다.
2부에서는, 나파 밸리의 아성에 가려 있던 파소 로블스를 ‘캘리포니아의 레드 와인 성지’로 격상시킨 저스틴 와이너리의 와인메이커로부터 파소 로블스라는 와인 산지의 매력과 와인의 특징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도록 한다.
저스틴 와인 수입_ 제이와인 (070-7671-7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