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sic - 끝내기]
제가 '와인 이야기 - 들어가기'에서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 말씀 드린 내용이 있습니다. '와인 이야기'를 끝낼 때 이 이야기를 다시 드린다고 '공약(公約)'한 내용이라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 '와인 이야기 - 들어가기'에서 발췌 부분 시작 ====
우리가 와인을 마실 때 와인 관련 서적에서 습득할 수 있는 교과서적인 내용들(색깔, 향기, 맛 등등)을 느끼는 것 이외의 좀더 다른 감정과 느낌을 먼저 지닌 상태에서 포도주를 마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의 힘과 이에 순종하여야 하는
농부의 노력과 그들의 흘리는 땀"
이 바로 그것입니다. 포도나무를 심고, 포도가 영글 때까지의 힘든 노동, 한여름에 작렬하는 햇빛, 그 햇빛의 에너지를 마시는 포도알, 수확기의 불청객인 비와 서리에 대한 노심 초사, 수확기의 고된 노동, 오크 통의 저장, 와인의 병입(甁入: Bottling), 그리고 기나긴 시간의 보관 등등의 모든 과정에 쏟았던 농부의 땀을 머금은 그 포도 주스를 입안 가득 한 모금 넣고 오래, 그리고 깊이 느낍니다.
입안에서 회오리치는 와인 그 액체의 느낌, 코의 공동에 확산되는 향기, 혓바닥의 부분마다 변화하는 맛, 삼켰을 때 목구멍에 넘어가는 액체의 감도, 삼킨 후 남아 있는 잔향 과 뒷맛. 이런 것들과 함께 "자연의 힘, 농부의 땀"을 상상합니다.
우리 나라가 많이 가난하였을 때 어머니가 식탁에서 "쌀 한 톨도 남기지 않고 모두 먹어라, 그 한 톨을 만들려면 시골에서 농부들이 얼마나 고생하는 줄 아느냐" 하시던 말씀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정미소 기술이 낙후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밥 한 공기에 쌀겨가 그대로 있는 쌀 톨들이 꼭 몇 개씩 있었고(이것을 '뉘'라고 하였죠.)
저는 이 '뉘'를 꼭 이로 터뜨려서 속에 있는 밥알 1알을 먹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밥을 먹으면서 시골에 계시는 수많은 농부들의 땀과 노력을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 와인에 대해 글을 쓰면서 '오늘 저녁에는 밥을 오랫동안 꼭꼭 씹고 침과 충분히 섞어서 단 맛이 들 때까지 자연의 힘, 농부의 땀과 노력을 생각하자'를 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와인을 마시는 자세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제가 오늘 와인 이야기를 읽으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가장 중요한 점이며 그리고 맨 마지막 와인 이야기에서 다시 한번 얘기하고 싶은 내용입니다.
=== '와인 이야기 - 들어가기'에서 발췌 부분 끝 ====
여러분들이 그 동안 제 'Basic 이야기'에서 습득한 지식과 함께 바로 '자연의 힘, 농부의 노력과 그들의 흘리는 땀'을 생각해 보십시오. 이제부터 여러분들이 마시는 와인 한 잔은 과거의 그것과는 아주 다른 한 잔이 되어있을 것 입니다. 'Basic 이야기'를 열심히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