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png

 

 

 

여름이 되면 얼음 둥둥 띄운 시원한 오이 냉채가 생각나듯, 와인도 시원한 화이트나 로제 와인을 선호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화이트나 로제 와인 소비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더운 여름에 레드 와인을 시원하게 마시는 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온도가 낮아지면 와인의 맛이 어떻게 변하는지, 어떤 와인을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지, 또 어떻게 차게 하는지 살펴보자.


레드 와인을 마시는 온도는 보통 실내 온도(room temperature)이다. 하지만 난방시설이 발달한 오늘날엔 실내온도에 대한 정의가 확실하지 않다. 와인을 마시는 적정한 온도에 관해 프랑스 리옹에 위치한 르빠스땅(미슐랭 원 스타 레스토랑)의 하석환 소믈리에는 이렇게 조언한다.


"와인의 적정 음용온도는 포도품종이나 와인 스타일에 다라 조금씩 다르지만, 화이트는 8-12도, 레드 와인은 15-18도가 일반적이에요."


영국의 와인 잡지 Decanter에 따르면, 여름에는 레드 와인을 평소 서빙 온도보다 2도 정도 낮춘 12-16도로 차게 해서 마셔도 무방하다.


온도가 낮아지면 와인의 맛은 어떻게 변할까? 

 

2.png

 

 

와인의 온도가 낮아지면, 알코올과 단맛은 덜 느껴지고 떫은 맛의 타닌은 더 두드러진다. 산도는 온도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단맛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상큼한 신맛이 두드러지게 된다. 와인의 질감과 맛의 구조는 상온 때보다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어떤 레드 와인을 차게 마실 수 있나?

위의 사실을 바탕으로 평소보다 차게 마실 수 있는 레드 와인의 종류를 대략 유추해볼 수 있다.

 

 

3.png


 
•    물, 사과나 포도 주스 정도의 가벼운 무게감을 지닌 와인을 선택하자. 이런 와인은 색깔이 투명한 느낌의 연한 붉은 색인 경우가 많다. 


•    타닌이 적은 와인을 고르자. 입안을 텁텁하게 만드는 타닌은 온도가 낮아지면 더욱 강조되기 때문이다.


•    한 모금 마시고 나면 입안에 침이 살짝 고이게 하는 정도의 산도를 가진 와인은 상큼한 뒷맛을 준다.


•    숙성이 오래된 와인보다는, 포도 자체의 신선한 과일 풍미를 지닌 어린 빈티지 와인이 좋다.


•    9-11도 사이의 낮은 알코올 도수를 지닌 와인 또는 살짝 단맛이 느껴지는 와인을 차게 마시면 갈증 해소에 효과적이다.


•    차게 마시기 좋은 레드 와인 품종은 가메이Gamay, 피노 누아Pinot Noir, 카버넷 프랑 Cabernet Franc, 그르나쉬 Grenache, 시라 Syrah, 풀사 Poulsard, 쌩소 Cinsault, 네비올로 Nebbiolo, 바르베라 Barbera, 돌체토Dolcetto, 산조베제 Sangiovese 등이다. 단, 같은 포도 품종이라도 오크 풍미가 적고 바디감이 무겁지 않은 스타일을 고르자.


•    산 중턱이나 바다에 인접한, 즉 기후가 서늘한 곳에서 생산된 와인도 여름과 잘 어울린다.


레드 와인을 차갑게 하는 법

와인 냉장고는 구입할 때 비용이 많이 들지만, 와인 보관이 쉽고 최상의 시음 온도에서 와인을 음미할 수 있게 해 준다. 정확한 온도 조절은 힘들지만 얼음 버킷, 와인 쿨러, 칠링 주머니를 이용해서 와인을 차갑게 하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상온에 보관 중이던 와인을 냉장고에 30분 정도 두었다 꺼내 마시는 방법도 있다.

 

 

5.png

 


 "여름에는 보졸레나 부르고뉴 지역에서 생산된 가벼운 스타일의 레드 와인을 약간 낮은 온도로 즐기는 것도 좋아요 최근 맛본 쥬라 지역의 풀사 품종으로 만든 내추럴 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9도로 낮고 과일 풍미가 풍성했는데, 시원하게 해서 마셨더니 정말 맛있더군요."(하석환 소믈리에)


오늘 저녁, 시원하게 칠링한 레드 와인 한 잔으로 더운 여름 밤을 편하게 보내 보는 것은 어떨까.
 

 

 

원정화.jpg

 

글쓴이_ 원정화 (WineOK 프랑스 현지 특파원)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 후 1999년 삼성생명 런던 투자법인에 입사하여 11년 근무했다. 2009년 런던 본원에서 WSET advanced certificate 취득, 현재 Diploma 과정을 밟고 있다.  2010년 프랑스 리옹으로 건너와 인터폴 금융부서에서 6년 근무하던 중 미뤄왔던 꿈을 찾아 휴직을 결정한다.
 
10개 크루 보졸레에 열정을 담아 페이스북 페이지 <리옹와인>의 '리옹댁'으로 활동 중이며 WineOK 프랑스 리옹 특파원으로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와인을 통해 문화와 가치를 소통한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  
리옹댁 원정화의 페이스북 페이지 <리옹 와인> 바로가기

 


- 저작권자ⓒ WineOK.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1. 사람을 닮은 와인, 와인을 닮은 사람

    와인을 테이스팅할 때 사용되는 용어가 많다. 처음 와인을 접한 소비자가 그 용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자주 와인을 접한 소비자 역시 그 용어에 익숙해 지는데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향에 대한 설명은 둘째 치더라도 바디감(Body), 구조감(Structure),...
    Date2017.08.16 글쓴이이상철
    Read More
  2. 블렌딩은 왜 하는걸까?

    앞선 칼럼 “보르도는 까베르네 소비뇽의 천국일까?”에서 필자는 보르도가 천혜의 조건을 갖춘 까베르네 소비뇽의 생산지가 아니며, 이는 기후의 편차가 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기후의 편차는 와인 생산에 있어 위험 요소이다. 새순이 나는...
    Date2017.08.09 글쓴이이상철
    Read More
  3. 여름엔 시원한 레드 와인 드세요

    여름이 되면 얼음 둥둥 띄운 시원한 오이 냉채가 생각나듯, 와인도 시원한 화이트나 로제 와인을 선호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화이트나 로제 와인 소비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더운 여름에 레드 와인을 시원하게 마시는 법에 대해 알아...
    Date2017.08.08 글쓴이원정화
    Read More
  4. 와인 구매 팁_ 와인 점수 참고하기

    Date2017.08.04 글쓴이WineOK
    Read More
  5. 보르도는 까베르네 소비뇽의 천국일까?

    프랑스의 보르도는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의 대표적인 생산지이다. 보르도가 까베르네 소비뇽 생산을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일까? 사실 기후적인 측면에서 보면 그렇지 않다. 해양성 기후여서 포도가 자라기에 적합한 온도이긴 하지만, 해마다 편차...
    Date2017.08.01 글쓴이이상철
    Read More
  6. 같은 까베르네 소비뇽인데 맛이 다 다른 이유

    레드 와인의 대표적인 품종은 까베르네 소비뇽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답게 다양한 곳에서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이 생산되는데 프랑스, 미국, 이태리, 칠레, 아르헨티나, 남아공 그리고 호주가 대표적이다. ▲ 대표적인 카베르네 소비뇽 생...
    Date2017.07.26 글쓴이이상철
    Read More
  7. 같은 까베르네 소비뇽인데 맛이 다 다른 이유는?

    레드 와인의 대표적인 품종은 까베르네 소비뇽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답게 다양한 곳에서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이 생산되는데 프랑스, 미국, 이태리, 칠레, 아르헨티나, 남아공 그리고 호주가 대표적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프랑...
    Date2017.07.25 글쓴이이상철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 44 Next
/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