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스 알파와 1865 까베르네 소비뇽 중 한 병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떤 정보가 도움이 될까? 가격 정보 외에도 소비자가 참조할 만한 정보로는 거래 대상으로서의 상품적 가치를 나타내는 평가 점수, 소비 대상으로서 와인의 스타일이나 특징을 기술한 시음 노트, 그리고 와인의 생산 과정을 보여주는 테크니컬 리포트 혹은 데이터 정보의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참고정보.jpg

 

와인 점수

와인 점수란 권위 있는 평가자나 평가집단 혹은 커뮤니티가 해당 와인에 부여한 점수이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평론가로는 미국의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 영국의 젠시스 로빈슨 Jansis Robinson 등을 꼽을 수 있고 평가집단 혹은 와인 전문지로는 미국의 와인 스펙테이터 Wine Spectator(이하 WS), 와인 인쑤지애스트 Wine Enthusiast(이하 WE), 영국의 디캔터 Decanter 그리고 이태리의 감베로 로쏘 Gambero Rosso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와인 커뮤니티로 참고할 만한 곳은 유럽 출신이 만든 비비노(www.vivino.com)와 미국에 기반을 둔 셀러 트랙커(www.cellartracker.com) 등이 있다.
 
WS는 2000년부터 2014년까지 몬테스 알파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에 88~90점을 부여했고, WE의 점수도 이와 유사하다. 1865에 대해서는 WS가 평가하지 않다가 2014년 빈티지를 처음 평가하여 91점을 주었고, WE는 이전 빈티지에 대해서 80점 후반의 점수를 꾸준히 부여하고 있다. WS와 WE 점수로 보면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두 와인의 점수는 유사한 수준이다.

 

 

두 와인 점수 비교.jpg

 

 

주목할 만한 점은, 2010년까지는 WS와 WE 모두 두 와인 중 몬테스 알파에 대한 평가 점수를 주로 공개했으나 2010년 이후로는 1865에 대한 평가 점수를 주로 발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1865 판매전략과 관련 있어 보인다.

 

 

1865_상대가격___미국시장.jpg

 

 

몬테스 알파 까베르네 소비뇽 대비 1865 까베르네 소비뇽의 미국 소매시장 평균가격은 75%~100% 수준이다. 한국 시장과는 상이한 미국 시장의 가격 현상에 대해 1865가 한국 소비자에게 더 공정한 대접을 받는다고 해석할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려는 San Pedro와이너리의 저가 전략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가격 출처는 Wine-Seracher.com으로, 개별 샵 판매가의 신뢰도는 낮을지라도 리스팅 된 미국 내 모든 샵의 두 와인 소매가격 평균의 상대수치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 이런 점에서 향후 미국 시장에서의 1865 판매량이 궁금해지는 관전 포인트이다.
 
소수의 와인 전문가 외에 다수의 소비자가 평가한 와인 커뮤니티 점수도 참고할 만하다. 실제 구매자들의 구매 후 평가라는 점에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커뮤니티 점수가 피부에 더 와 닿을 수도 있다.

 

유럽에 기반을 둔 vivino.com은 회원이 다국적인 점이 특징이고 100여 명의 한국 회원도 활동 중이다. 이 커뮤니티 회원들이 평가한 몬테스 알파 까베르네 소비뇽과 1865 싱글 빈야드 까베르네 소비뇽의 점수는 아래와 같이 5점 만점에 각각 3.72, 3.68이다. 두 와인의 모든 점수를 t-test로 분석 해보면 통계학적으로 두 와인의 점수는 다르지 않다.

 

 

vivino point.jpg

 

vivino 점수.jpg

 

또한 2005~2013빈티지의 두 와인을 평가한 평가자의 수를 보면, 2009년 빈티지 이후로 그 수가 급증하였고 2013빈티지에 이르러서는 규모가 비슷해졌다. (vivino의 숫자를 검증해 보면 계산상의 오류가 있는 것으로 보여 전체적인 맥락만 참고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점수 별 리뷰어의 숫자의 합이 맞지 않는다거나 리뷰어의 숫자와 점수를 가중 평균한 숫자가 평균 점수와 일치하지 않는 빈티지가 있다.) 

 

와인 시음기(Tasting Note)

위에서 언급했듯이 와인의 점수는 거래 대상으로서의 와인의 가치이다. 그런데 와인은 일종의 음식이므로 얼마에 샀느냐 만큼이나 어떻게 소비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어떻게 요리해서 먹을지 고려해서 소고기 부위를 사는 것이 얼마나 저렴하게 사는지 만큼이나 중요하듯이 말이다. 와인의 특색 또는 특징에 대한 설명서인 시음기(Tasting Note)는 이런 관점에서 소비자가 참고할 만한 정보이다.

 

몬테스 알파 까베르네 소비뇽과 1865 싱글 빈야드 까베르네 소비뇽에 대한 와인 전문지의 테이스팅 노트를 살펴보자.

 

 

제목 없음.png

 

 

WS가 표현한 두 와인의 향(aroma)을 비교하면 순서는 다르지만 자두, 커런트, 라즈베리, 초콜릿 향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몬테스 알파는 말린 고기, 모카, 민트 향이 나는 반면 1865 싱글 빈야드는 향신료로 사용되는 백단 향과 카다몬 향이 특징이다.

 

 몬테스: 자두, 커런트, 라즈베리, 초콜렛, 말린 고기, 모카, 민트
 1865: 자두, 커런트, 라즈베리, 초콜렛, 베리, 백단향, 카다몬

 

두 와인 모두에서 드러나는 과일 향에서 주목할 점은, 몬테스 알파는 “말린(dried)” 라즈베리지만 1865 싱글빈야드는 “으깬 (crushed)” 라즈베리 라는 점이다. 아마도 몬테스 알파에서는 말린 과일의 달콤한 느낌을, 1865 싱글 빈야드에서는 으깬 과일에서 느껴지는 싱싱함을 강조하려고 한 것 같다.

 

또 다른 점이라면 몬테스 알파가 향이 “농축된(Concentrated)” 느낌이라면 1865는 “풍부하고(Rich) 정제된(Refined)” 향과 목넘기기 전의 “크리미(Creamy)”한 입맛이 특징이라고 평가해 놓았다.

 

참고로, 영어 시음기에 나타나는 표현 중에 Note, Touch 그리고 Hint는 향(Aroma)의 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분명할 때는 Note를, 식별이 되지만 강하지 않을 때는 Touch를, 그리고 희미하게 느껴지는 향일 때는 Hint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똑같이 까베르네 소비뇽 품종으로 만든 칠레 와인이지만 이렇듯 유사한 면이 있는 반면 동시에 다른 면도 있다. 점수로 표현되지 못하는 와인의 특징과 개성, 그리고 스타일은 이와 같은 시음 정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이 정보는 와인을 즐기는 TPO (Time, Place, Occasion)와 즐기는 관점을 결정할 때 도움이 된다.

 

다음 편에서는 테크니컬 데이터/리포트에 대한 글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상철.jpg

 

■ 글쓴이_ 이상철
 
 
경영학과 마케팅을 전공하고 통신회사에 근무하고 있으며, 보르도 와인을 통해 와인의 매력을 느껴 와인을 공부하며 와인 애호가가 되었다. 
 
중앙대 와인소믈리에 과정을 수료하고 WSET Advance Certificate LV 3 를 취득하였으며 와인 애호가로서 국내 소믈리에 대회에 출전하여 수상한 경력이 있다. 
 
2004년 부터 현재까지 쵸리(chory)라는 필명으로 와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개인 시음기와 와인 정보 및 분석적이 포스팅을 공유하며 생활 속의 와인 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글쓴이의 블로그 바로가기
글쓴이의 페이스북 바로가기

 

 


- 저작권자ⓒ WineOK.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1. 와인 입문자를 위한 꿀팁이 가득 담긴 <와인 테이스팅 노트 따라하기>

    “와인이 너무 셔...” “이렇게 텁텁한 와인일 줄 몰랐어.” “과일 맛이 안 나고 나무 맛만 나는데.” 와인 입문자들이 간혹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남의 말만 듣고 와인을 사거나 레이블만 보고 와인을 고르는 것이다. 이...
    Date2017.06.29 글쓴이WineOK
    Read More
  2. 1865와 몬테스 알파를 구매할 때 참고할 만한 정보 (1)

    몬테스 알파와 1865 까베르네 소비뇽 중 한 병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떤 정보가 도움이 될까? 가격 정보 외에도 소비자가 참조할 만한 정보로는 거래 대상으로서의 상품적 가치를 나타내는 평가 점수, 소비 대상으로서 와인의 스타일이나 특징을 기술...
    Date2017.06.27 글쓴이이상철
    Read More
  3. 이탈리아를 알고 싶으면 이 책을 읽어보라

    누가 이탈리아 관련 서적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망설이게 된다. 대부분이 실용서 위주이거나 저자의 지극히 주관적이고 감상적인 글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에서 책을 찾아보던 중 우연히 보석같은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정부 관리의 연행록이...
    Date2017.06.26 글쓴이김동욱
    Read More
  4. 몬테스 알파와 1865의 끝나지 않은 경쟁

    지난 글 “칠레 와인, 한국서 유독 인기 높은 이유는?”에서 언급한 사례의 두 칠레 와인은 A. 1865 (금양인터내셔날 수입), B. 몬테스 알파(나라셀러 수입)이다. 올해로 출시 20주년을 맞는 몬테스 알파와 2003년에 출시된 1865 와인을 살펴보면, ...
    Date2017.06.20 글쓴이이상철
    Read More
  5. 칠레 와인, 한국서 유독 인기 높은 이유는?

    일반적으로 "와인" 하면 프랑스를 떠올릴 정도로 프랑스 와인은 와인의 대명사가 되었다. 하지만 한국 와인 시장에서는 2008년을 기점으로 칠레 와인의 인기가 프랑스를 추월해 훌쩍 넘어선 지 오래다. 2000년 중량 기준으로 2%에 불과하던 시장 점유율이 2016...
    Date2017.06.13 글쓴이이상철
    Read More
  6. 빅데이터로 엿보는 한국의 와인 소비

    요즘 ‘빅 데이터’가 모든 산업에서 큰 주제다. 마케팅 개념의 핵심은 소비자의 구매 욕구(Needs)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초기에는 소비자의 구매 의도(Intention) 또는 구매 태도(Attitude)를 통해 구매 욕구를 분석하려 했고 그 방법으로 설...
    Date2017.06.05 글쓴이이상철
    Read More
  7.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나는 와인은 왜 특별할까?

    프랑스 와인의 라벨에 “vieilles vignes”(영어로는 old vines) 라고 적혀 있다면 이 와인은 고령의 포도나무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는 뜻이다. 한때 국내의 와인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호주의 Two Hands 시리즈 중 "Gnaly"나 미...
    Date2017.05.29 글쓴이이상철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 44 Next
/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