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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광표

솔레라 시스템과 쉐리와인 산지! 백문이 불여일견!

우리는 쉐리와인에 대한 설명을 모두 듣고 바로 Sanchez Romate라는 쉐리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Bodegas)로 향하였다. 먼저 와이너리로 들어가는 순간 모두 코가 찡함을 느꼈다. 보통의 포도주 양조장 보다 더 훨씬 짙고 강한 냄새가 나는 것은 역시 쉐리와인이 강화와인의 일종이기 때문에 그 높은 알코올을 만들기 위한 발효과정과 길게는 몇 십년동안이나 되는 오크 통의 숙성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냄새임을 분명 느낄 수 있었다.

일행은 모두 오크통에서 숙성중인 쉐리와인을 솔레라에서 직접 맛을 볼 수 있었고 조금 전 설명을 들었던 쉐리와인의 특징인 '플로(Flor)'를 맛 보는 귀한 시간도 가지게 되었다. 숙달된 양조장의 관리자가 멋들어진 폼으로 쉐리와인을 카타비노(Catavinos : 쉐리와인 전용 그라스)에 특유의 베넨치아(Venencia : 쉐리와인을 오크통에서 꺼내는 전용국자)로 한 술 떠서 멋지게 따라 주었다. 이 Flor는 마치 우리나라의 막걸리의 양조과정에서 위에 뜨는 '찌께미'와 거의 비슷한 것이었다.


이 Flor는 약간 씹히는 질감도 있었는데 맛은 생각보다 그렇게 진하지는 않았다.

양조장 방문 후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에는 모든 종류의 쉐리와인을 동시에 수평 시음하는 장소가 만들어져 있었고 그 곳에서 우리는 피노, 아몬띠야도, 올로로쏘, 페드로 히메네스, 크림쉐리 등 8가지의 각종 쉐리와인을 맛 볼 수 있었으며 또한 헤레즈 지역에서 생산되는 브랜디(Brandy de Jerez Solera Gran Reserva) 4가지도 시음하는 기회를 가졌다. 역시 브랜디는 쉐리와인 보다 더 훨씬 코를 자극하고 강한 향과 자극적인 뒷 맛을 가지고 있었다.

쉐리와인에 모두 취한 일행들은 시원한 가을 바람과 함께 포도밭을 답사하기로 하였다. 버스 밖으로 하얗게 보였던 포도밭은 막상 도착해 보니 그렇게 하얗지는 아니하였다. 비와 먼지 등등에 의하여 토양의 상층부는 옅은 갈색을 띄고 있다고 짐작을 하였다. 이 지역의 토양을 알바리자(Albarizas)라고 부르는데 알바(Albar)라는 뜻은 스페인어로 '하얗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헤레즈 지역에서는 일년에 대략 600mm정도의 비가 오는데 문제는 이 비가 집중적으로 내린다는 것이다. 즉, 일년에 300일 정도가 비가 오지 않으므로 이 지역에서는 어떻게 하면 내린 비를 오랜 동안 토양에 담을 수 있는지를 연구하였는데 그 첫번째 해답이 백묵과 같은 토양 자체가 스폰지와 같은 효과로 수분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천연적인 환경을 가지고 있고 두번째로 포도나무 사이의 언덕을 일정 간격으로 고랑을 파서 내린 비가 언덕 아래로 흘러가지 못하도록 막는 인위적 방법을 고안하였다고 하였다.

포도밭을 답사한 일행은 곧바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다음 답사지인 북서쪽의 해변가에 있는 산루카(Sanlucar de Barrameda)로 향하였다.
이 곳에서는 만짜니아(Manzanilla)라는 독특한 쉐리와인이 생산된다고 알고 있었는데 사실 피상적으로 알기 쉬운 그러한 곳이었고 일행 대부분이 정확하게 그 내역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산루카에서 우리를 맞은 곳은 '바르바디요(Barbadillo)'라는 와이너리였는데 설명을 해주었던 Mr. Bertrand Nouel씨 (수출담당 이사)의 자부심은 아주 대단한 것이었다. 이 곳은 바로 대서양과 바로 연결 되어있는 강의 하구에 위치하여 서쪽에서 불어오는 건조하고 시원한 공기가 바로 자기 지역에서 만드는 쉐리와인을 '만짜니아'로 만들어 준다고 강조를 하였다. 사실 오전에 강의를 들으면서 쉐리와인의 로고에 'Jerez-Xerez-Sherry'라는 DO의 공식 지명과 함께 'Manzanilla-Sanlucar' 라는 지명이 왜 거기 써있는지 아주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결국 헤레즈라는 DO 지역 내에는 두개의 Sub-DO가 있음??알았다. 이 두개의 Sub-DO중의 하나가 바로 '산루카'이고 이 산루카 지역에서만 만들어지는 쉐리와인이 바로 '만짜니아'인 것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또한 여러 종류의 만짜니아를 시음해 보았다.
만짜니아에서는 피노쉐리에서 맛 볼 수 없는 또 다른 무엇이 있었다.
마치 우리나라의 서해안에서 잡히는 천연 국산 조기일지라도 인천 소래 포구에서 말리면 굴비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마치 가짜 굴비와 진짜 굴비와의 차이라고나 할까? 만짜니아는 내 입맛에 피노쉐리보다 더 깔끔 담백하였으며 약간의 짠 맛도 느낄 수 있었다. 이 만짜니아는 워낙 소량만 생산이 되어 이 지역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잘 구할 수 없다고 하니 더 그 맛이 더욱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 곳 세비야(Sevilla)에 사는 사람들은 정말 다정다감한 사람들 이었다. 나이가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모두 소박한 심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은 정말 대단하였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세상에 '쉐리와인'은 이 곳 헤레즈(Jerez) 지역에서 뿐이 생산이 되지 않는가? 그러니 세상에서 가장 좋은 쉐리와인은 바로 자기들이 생산하는 쉐리라는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특히 만짜니야(Manzanilla)를 생산하는 Barbadillo의 Mr. Bertrand Nouel씨는 마치 영화배우와 같이 잘 생겼고 차림새도 마치 모델과 같았으며 목소리 또한 성우와 같았다. 그래서 나는 약간의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 일행을 대리고 다니면서 설명을 하는 그 태도와 열성이 너무 진지하여 속으로 그런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던 내가 창피하였다. 그리고 일정에도 없던 우리의 저녁 초대에도 선뜻 시간을 내주었고 집에 있던 부인과 어린 딸래미를 불러내어 우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내어 주기까지 하였다.

우리는 밤 늦게까지 스페인의 유명한 음식인 타파스(Tapas)와 함께 쉐리와인을 마셨고 즐거운 대화를 하였다. 숙소가 세비야에 있고 버스를 대절한 시간이 지나가 버리고 있었으므로 우리는 11시가 가까워서야 아쉬운 이별을 하였으나 이 시간이 아주 이른 시간임을 일행들은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 베스트와인 대표이사 은광표 -

1. 쉐리와인의 본고장 헤레즈에 도착!
2. 쉐리와인을 알다
3. 솔레라 시스템과 쉐리와인 산지! 백문이 불여일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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