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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종 (yoo@wineok.com)
온라인 와인 미디어 WineOK.com 대표, 와인 전문 출판사 WineBooks 발행인, WineBookCafe 대표를 역임하고 있으며 국내 유명 매거진의 와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칠레 와인 산업 발전과 합작투자의 역할 (3)


합작투자로 생산된 대표적인 와인들




글 _ 유경종 (중앙대학교 와인마스터 전문과정 3기)


Vina Almaviva

비냐 알마비바(Vina Almaviva)는, 칠레의 전통있는 와이너리 꼰차 이 또로(Concha y Toro)와 프랑스 보르도의 그랑 크뤼 와인 생산자인 샤또 무똥 로칠드(Chateau Mouton-Rothschild)가 만나, 1997년 약 6백만불을 50대 50으로 투자하여 최상의 포도만을 선별해서 보르도 전통방식에 따라 생산한 최고급 와인이다.

알마비바라는 이름은 스페인어에서 차용되었지만, 프랑스 문학 [피가로의 결혼]에 등장한 알마비바 공작의 이름이기도 하다. 어찌되었든 알마비바의 레이블에서 이 이름은, 칠레 고대의 마푸체 문명에서 상징하는 지구와 우주의 조화를 의미하고 있으며, 그림은 마푸체족이 의식에 사용했던 북의 모양을 따온 것이다.

마이포 밸리에 위치한 푸엔토 알토Puento Alto는 카베르네 소비뇽이 자라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이 곳의 85 헥타르에 달하는 포도밭에서는 알마비바만을 생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포도밭은 자갈이 많아 배수가 잘되며, 햇볕이 내려 쪼이는 낮과 서늘한 저녁 그리고 다습한 겨울 등 포도 양조에 최적이라고 할 수 있는 토양과 기후 조건을 지닌 콘차 이 또로의 최고급 포도원이다. 그리고 프랑스 보르도 최고의 샤또가 수년간 습득한 와인 양조의 노하우와 이 둘의 조우는 최고의 와인을 위한 최적의 블랜딩이다.

알마비바는 칠레 500여 년의 와인 역사와 그 무한한 가능성, 저가 와인뿐 아니라 섬세한 맛과 향을 지니고 오랜 숙성이 가능한 맛의 구조를 가진 프리미엄 와인도 생산해 낼 수 있는 칠레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와인이다. 알마비바는 오늘날 칠레 최고급 와인의 아이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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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is

1892년에 세워진 칠레 최고의 경주마 목장인 하라스 데 피르케(Vina Haras de Pirque)는 피르케의 종마장 이란 뜻이다. 1991년 성공한 실업가이자 폴로선수 출신인 에드워드 마테(Eduardo Matte)는 와인과 말, 두 가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마이포 밸리(Maipo Valley) 피르케의 종마장을 포함한 600헥타르의 부지를 인수하여 비냐 하라스 데 피르케를 설립하였다.

하라스 데 피르케는 칠레의 핵심 와인 생산 지역인 마이포 밸리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강렬하고 우아한 풍미를 지닌 와인들을 생산하며, 훌륭한 종마와 함께 또 하나의 명품을 만들어 가고 있다. 토양의 특성은 배수가 잘되는 충적토, 자갈, 암석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건조한 지중해성 기후를 이룬다. 포도밭은 80%가 산 언덕 경사면에, 나머지 20%는 평지에 위치하고 있다.

이태리의 세계적인 와인명가인 안티노리(Antinori)와 함께 최초의 칠레-이태리 합작 와인인 명품 알비스(Albis)을 출시하였으며, 에쿠스(Equus), 캐릭터(Character), 엘레강스(Elegance) 등의 와인을 생산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Albis와인은 1992년 마이포밸리에서 재배한 포도로 생산하며 수확량은 헥타르당 5톤으로 제한된다. 카베르네 소비뇽과 카르메네르의 블렌딩으로, 특히 2004년의 수확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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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a Lapostolle

마르니에 라뽀스톨 패밀리는 전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리쿼 회사인 그랑 마르니에의 창립주이자 오너이며 여러 세대를 거쳐 와인 생산에 종사하고 있다. 르와르 지방의 샤또 드 쌍쎄르(Chateau de sancerre)의 오너로 칠레에 투자를 시작, 1994년 칠레의 까사 라포스톨을 설립하였다.

끌로 아팔타는 미쉘롤랑의 컨설팅으로 만들어 낸 까사 라뽀스똘의 아이콘급 와인으로 특히, 2008년 와인스펙테이터 100대 와인 중 1위에 선정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1997년 첫 빈티지를 출시한 이후, 칠레를 프리미엄 레드 와인생산지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칠레의 콜차구아(Colchagua) 지역의 아팔타 밸리에서 수령이 오래된 까르메네르(Carmenere) , 메를로(Merlot),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품종을 블렌딩하여 와인을 생산한다. 와인은 정제 과정을 거치며 작은 통속에서 발효를 시키고 디스테밍(Destemming : 포도알과 줄기를 분리하여 거친 타닌의 맛을 없애줌) 작업을 일일이 해준다.

와인은 자주색이 비치는 짙고 강렬한 레드칼라를 띠며 자두, 블랙체리, 블랙 코코아, 제비꽃 터치와 함께 커런트, 베리, 말린 무화과가 혼합되어 풍부하고 복합적인 향이 난다. 토끼풀과 바닐라와 같은 달콤한 향기가 마지막 무렵에 우아한 터치를 준다. 훌륭한 밸런스를 갖춘 품격있는 와인으로 중간 맛에서 채워지는 원숙함, 부드러움, 매끄러운 타닌에 이어 풍부하고 길게 피니쉬가 지속된다. 야생육, 양고기, 스테이크 필레와 이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또한 풍부한 코코아, 초콜릿 디져트와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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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a Aquitania

1984년, 보르도 출신의 저명한 양조가인 Bruno Prats 와 샤또 마고의 Paul Pontallier는 칠레의 새로운 포도밭에서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하기로 결정하였다. 후에 또 다른 프랑스 출신의 양조학자 Felipe de Solminihac가 합류하였고, 이후 2003년에는 샹파뉴 지역의 또 다른 양조학자인 Ghislain de Montgolfier(Champagne Bollinger )가 이 대열에 합류하였다.

그들은 칠레에서 이미 수년 전부터 심어져 왔던 보르도 품종을 재배하였고, 1993년에 셀러를 완성하였다. 셀러를 지을 때, 그들이 감안한 점은 1)작고 전통적인 와인 생산자처럼 보이는 것과 2)수도 산티아고에 근접하여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게 한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1990년에 마이포 밸리의 심장부로 알려져 있는 칠레 Quebrada de Macul 지역에 43 에이커의 포도밭을 조성하였다. 이 지역은 카베르네 소비뇽을 재배하기에 완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르고뉴 품종들을 재배하기엔 너무 덥기 때문에 뉴질랜드의 북부와 동일한 위도상에 위치한 지역을 찾아야 했고, 산티아고에서 650km 떨어진 Malleco Valley의 Traiguen이라는 지역을 발견하였다.

이 곳에서 생산한 비냐 아키테니아(Vina Aquitania) 샤르도네 와인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이 포도밭은 척박하지만 배수가 잘되는 토양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에이커당 1,700 그루가 심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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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AIR

sideral.jpg2001년 6월 2일 쌩떼밀리옹 지역에 있는 샤또 다소(Chateau Dassault)의 대표이사인 Mr. Laurent Dassault와, 칠레기업인 산 페드로의 지주회사 Quinenco 사의 회장인 Mr. Guillermo Luksic는, Chateau Dassault와 산 페드로의 제휴를 통하여 훌륭한 칠레와인을 생산할 것에 합의했다. 와인 사업에 대해 매우 열정적이고, 그들 가문이 현재까지 이루어 놓은 업적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했던 두 사업가는 2000년 Mr. Laurent Dassault가 칠레를 방문했을 때 만났고, 이 계획은 1년 후 더욱 구체화되어 2004년에 와이너리를 오픈함과 동시에 ALTAIR 첫 빈티지를 출시하였다.

ALTAIR는 Totihue 지역의 포도로만 만들어지며 훌륭한 와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특징들을 선사한다. 알타이르는 Cabernet Sauvignon (까베르네 소비뇽) 86%/Carmenere (까르메네르) 7%/Merlot (메를로) 7%가 블렌딩된 장기 숙성용 와인으로, 숙성 정도에 따라 주어진 잠재 가능성을 한껏 발휘하며 와인 아마추어나 전문가 모두에게 힘차고 매력있는 와인이다 . 강렬하고 깊은 빛을 띠는데, 잔을 돌리지 않고 처음 향을 맡자마자 매력력인 향과 함께 와인의 밀도가 좋음을 느낄 수 있다. 열을 흡수한 나무와 태양볕을 가득 받은 돌의 따뜻한 향기가 아주 잘 익은 과일향이나 블랙커런트 향보다 강하게 느껴진다.

와인이 공기와 섞이도록 잔을 돌리면 처음에 맡았던 향보다 더욱 신선한 과일향, 라즈베리로 만든 술향, 블랙커런트향이 코를 감싸면서 탄 소나무껍질, 독한 하바나 시가와 개잎갈나무향이 강하면서도 섬세하게 발산된다. 맛은 농밀하고 견고한 타닌이 느껴지지만 대체로 부드러운 느낌이고, 입안에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그러나 확실하게 아주 섬세한 맛을 발현한다. 향은 깔끔하며 타닌이 가득 느껴지는 피니쉬가 오래 유지된다.


Vina Los Vascos

비냐 로스 바스코스(Vina Los Vascos)는 칠레 산티아고의 남서쪽에 위치한 꼴차구아(Colchagua)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상적인 기후와 충분한 일조량, 깨끗한 물, 비옥한 토양 등 천혜의 자연 환경을 비롯하여 바다에서 인접한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라피뜨 로칠드(Lafite Rothschild)가 소유하고 있으며 1983년부터 1994년까지 10여 년에 걸쳐 라피뜨 로칠드의 지휘, 감독 아래 와이너리와 지하 저장고 등의 생산 시설이 현대화되었다. 생산 방법은 라피뜨 로칠드의 전통적인 생산 방법과 현대적인 기법을 가미하여 라피뜨의 명성에 걸맞은 아주 훌륭하고 다양한 풍미를 지닌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Le Dix는 El Fraile이라 불리는 조그마한 구획에서 수령이 70여 년 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생산되며 이후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18개월 간 숙성된다. 빈티지에 따라 극히 제한된 양만 생산하는데, 연간 3~5천 케이스 가량만 만들며 1998년과 2005년에는 아예 생산하지 않았다. 2006년부터 카베르네 소비뇽에 소량의 시라, 카르메네르, 말벡을 블렌딩하기 시작하였다. 2시간 정도 디캔팅이 필요하며, 서빙온도는 16~18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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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a

세냐는 미국의 Robert Mondavi와 Errazuriz의 Eduardo Chadwick이 합작하여 설립한 Sena에서 생산하는 단일 품목으로, 칠레 최초의 프리미엄 와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5년 첫 출시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년 해외 유명 와인전문지로부터 90점 이상의 점수를 받고있으며, Cabernet Sauvignon과 Merlot을 주로 사용하는 보르도 스타일의 와인을 지향하고 있다.

스페인어로 Sena는 특이한 흔적 또는 특정인의 서명(signature)을 의미하고, 칠레에서 첫번째로 생산된 고급 와인이다. 로버트 몬다비가 1985년 처음으로 칠레를 방문했을 때 칠레가 고급와인 생산의 잠재력이 풍부한 지역임을 간파하고, 그로부터 6년 후 1870년에 설립되어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Errazuriz의 에드와르도 차드윅회장을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서로 고급와인 생산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음을 발견하고, 1995년부터 공동으로 Sena를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Sena는 두 집안 모두에게 그들의 와인에 대한 꿈을 상징하고, 칠레가 고품질 와인생산의 잠재력이 있음을 증명한 좋은 예가 되었다.

2004년 Errazuriz의 차드윅 집안이 100% Sena 지분을 인수하였으나, 와인생산 방법 및 목표는 이전과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Sena는 칠레 특히, 아콩카구아 지역의 특색을 잘 나타낸 와인으로 평가받는데 이것은 Carmenere와 같은 독특한 품종을 블렌딩하는 것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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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와인 산업 발전과 합작투자의 역할(1)~(3)을 마치며

칠레 와인 산업 발전과 합작투자의 역할 (1)~(2)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1980년대에 시작된 경제개방과 함께 물밀듯이 몰려 온 해외의 자본과 기술 그리고 전문인력은, 칠레와인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된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해외자본은 직접투자와 합자투자 등의 다양한 형태로 실현되었으며 이를 통해 칠레와인기업들은, 선진기술을 가진 해외 와인생산자나 기업의 지식 네트워크 및 커뮤니티를 전수받을 수 있었다. 특히 유명한 해외 와인생산자와 칠레와인기업의 합작투자로 생산된 와인들은 칠레의 (울트라) 프리미엄급 와인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칠레와인산업의 발전에 있어서 해외자본이 미치는 영향이 거대할수록 지식 및 기술에 대한 해외의존도가 높아진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몇몇 대표적인 프리미엄 와인(또는 슈퍼 프리미엄 와인)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칠레 토양 특유의 불편한 식물향과 허브향이 사라져가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테루아 와인 찾기 열풍’에서 제외되기라도 한 듯이 ‘전체적으로 비슷한 인상과 느낌을 주는’ 획일화된 와인의 이미지를 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칠레는 호주, 남아공, 아르헨티나 등의 떠오르는 와인 생산국가들의 도전에 직면에 있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정부기관은, 와인 법제 정비 및 민간 교역을 장려하며 2002년 와인협회를 설립하여 국가 차원에서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고, 2003년부터는 를 개최하는 등 근본적인 퀄리티 개선을 통하여 지속가능한 칠레와인 산업의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와인 산지의 개발과 기존 산지의 재평가작업을 전개
- Cool Climate 와인 산지인 Casablanca Valley, Leyda Valley, Marchigue, Traiguen 지역 개발.
고지대(High Altitude Site) 와인 산지 개발과 칠레만의 떼루아 와인을 생산하자는 취지에서 ‘Alto Maipo’산지 개발

Pinot Noir, Chardonnay, Sauvignon Blanc 등 새로운 품종에 대한 관심과 품질 개선 노력

칠레의 아이콘 포도 품종인 까르미네르(Carmenere)의 고급화 추진
Clos Apalta는 칠레 최초로 Carmenere를 기반으로 만든 Super Premium급 블렌드 와인 ‘ Borobo’를 출시( 2001년 빈티지를 2005년부터 출시)하였으며, 이후로 많은 와이너리에서 카르미네르를 대표 품종으로 양조 및 재배하고있음

‘Montes Folly Syrah’, Errazuriz 의 단일 포도원 쉬라즈 La Cumbre Shiraz’ 등 칠레의 슈퍼 프리미어급 시라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

병충해가 적은 천헤의 자연 환경을 활용하여, Alvaro Eepinoza(Coyam), Cono Sur, Errazuriz, Aquatierra, Matetic 등이 유기농 와인(Organnic Viticulture) 재배에 선구적 노력을 기울임

Andes Wine Communications(2007)의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향후 5년 간 칠레와인산업에 대한 해외자본유입이 꾸준히 계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왜냐하면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 등의 극심한 자연적 피해를 입는 국가들이 늘고 있고 이러한 국가들이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혜의 기후 조건, 저렴한 인건비, 와인 양조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노하우가 있는 칠레는 와인생산비용이 높은 국가들에게 있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로서 계속적인 어드벤티지를 보장한다. 따라서 칠레와인산업은 21세기 초에도 여전히 전 세계 와인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의 편집자 Gonzalo Badal은 현재의 수출 증가세도 고무적이지만 21세기 칠레 와인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종합적인 중장기적 비전과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새로운 수출 시장의 개척, 칠레 와인의 브랜드 이미지 개발, 내수 시장의 확충, 칠레 내부의 와인 문화 저변 확대, 기업의 경영 고도화와 창의적 기업가 정신의 배양 그리고 정부의 제도적 효율성 등을 주문하고 있다.

더불어 칠레의 저명한 음식 및 와인평론가 Lettie Teague는 그의 칼럼 “What defines a great Chilean wine?”에서, Casa Lapostolle 와이너리의 Borobo라는 와인 탄생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Borobo라는 이 와인은 칠레에서 만들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칠레를 상징하는 단어는 이름의 어디에도 없다. 또한 칠레라는 와인산지의 고유성을 드러내기보다는 세계시장에서 형성된 소위 ‘기준’에 부합하거나 혹은 ‘기준’보다 뛰어날 것을 목적으로 생산된 것이다.”

이렇듯 칠레의 전통적이고 고유한 특성들을 얼마나 잘 보여주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은, 칠레 와인만의 정체성 찾기에 대한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것을 보여주려는 와인생산자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이다.

또 한 가지 칠레 와인의 고민은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합리적인 가격 요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명 와인기업과 칠레와인기업 간의 합작 투자로 생산된 프리미엄 와인들이 제시하는 가격은 대체로 상당히 높으며, 이렇게 높은 가격의 상당 부분은 시장의 시선을 끌기 위한 목적이 포함되어 있다.

프리미엄 와인들의 가격이 너무 낮으면, 그 가격이 비록 합리적으로 설정되었을지라도 ‘이 와인은 비싸게 받을만큼 훌륭한 와인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같아서 소비자들의 관심과 존경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유명한 와인기업의 명성을 등에 업은 와인들이 제시하는 높은 가격은, 일부 와인의 품질을 보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상업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가격 정책은 호주, 남아공, 뉴질랜드, 미국 등 다른 나라 와인들과의 가격 경쟁력을 희석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즉 칠레 와인이 꾸준히 세계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품질과 브랜드 이미지 확립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 설정이라는 큰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참고자료]

1.제4회 중앙 와인 학술 축제 “안데스의 정기-남미와인—“세미나 북. 2006.1. 21
와인 평론가 이세용 발표문 참조
2. VINEXPO 2003 자료 (Source : Vinexpo - IWSR/GDR 2003)
3.국세청 Source: 관세청 HS 코드 20.04 기준
4.Wineok.com, Wine Spectator.com
5.Naver Winecafe 쵸리의 와인 2.0 “칠레와인시장분석과 전망’

6.Robert Mondavi/Errazuriz New Chilean Wine Venture – Business Wire(October 25, 1995)
7.“What defines a great Chilean wine?” -
www.foodandwine.com by Lettie Teague
8.Chile evolves into winemaking hotbed with new wineries, grapes, techniques – Nation’s Restaurant News, June 17,
2002 by Mary Ewing-Mulligan, Ed McCarthy
9.Chile’s foreign exchange – Decanter Archive, January 8, 2010 by Sarah Jane Evans MW




글쓴이 _ 유경종
(주)바롬웍스ㅣ와인북스ㅣ와인북카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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