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반 세기만에 최저 수확량 기록
내년 전세계 와인공급량이 최소 1천만 헥토리터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750ml들이 와인병으로 따지면 약 13억 병 정도가 줄어드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유럽 남쪽의 와인생산국가들에서 두드러지는데, 불리한 날씨 조건이 포도밭에 많은 피해를 입혔고 결과적으로 수확량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전세계 와인생산량은 37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EU 전체 와인생산량은 2011년 1억6천만 헥토리터에서 2012년 1억4천만 헥토리터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40-50년 만에 최저의 포도수확량을 기록, 남반구에 위치한 칠레나 아르헨티나의 경우도 수확량이 썩 좋은 편은 아니며, 남아공의 경우 평균 수확량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급 와인(entry level wine) 품귀 현상 벌어질까?
OIV(국제와인기구)가 제공한 수치에 따르면 전세계 와인생산량은 2000년 2억8천만 헥토리터에서 2011년 2억6천5백만 헥토리터로 감소한 반면, 와인소비량은 동기간 2억2천6백만 헥토리터에서 2억4천4백만 헥토리터로 증가하였다. 즉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와인생산량은 지난 십 년간 감소하였으며, 전세계의 포도밭 면적 또한 7백8십만 헥타르에서 7백6십만 헥타르로 줄어들었다. 매년 2천5백만 헥토리터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포도가 리큐어 등 다른 주류를 만드는데 쓰이는 것도 와인생산량 감소의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다.
이렇게 포도 수확량 및 와인 공급량이 감소함으로써, 전체 와인소비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기본급 와인 공급량이 줄어든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지난 2년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와인재고량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에 2012년의 와인생산량 감소분을 보충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스페인의 벌크 와인 가격이 지난 2년 새에 두 배로 올랐다는 사실 또한 의미심장하다. 무엇보다도, 저가의 기본급 와인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소비자들이 맥주 등 다른 주류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