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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유럽 이민자들이 정착하면서 시작된 호주 와인 산업은 현재까지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다. 호주는 세계 와인 시장에서 수출량 5위, 수출액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와인 오스트레일리아에 의하면 2015년 호주 와인 수출액은 21억 달러(호주달러 기준)로 11% 늘었다. 수출량은 0.5%, 금액 면에선 11% 증가하여 양보다 질적으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전세계 123개국에 수출되는 호주 와인의 주요 수출국은 미국, 중국, 영국, 캐나다, 홍콩이다. 특히 2014년부터 눈에 띄게 늘어난 중국으로의 수출은 총 수출액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국내의 경우, 2014년 한∙호 FTA 발효의 영향으로 2015년 호주와인 수입이 전년 대비 수입량 기준 36% 증가하면서 정체 중이었던 호주 와인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가고 있다.
 
호주대사관 무역투자대표부와 와인 오스트레일리아는 최근 ‘호주 와인 그랜드 테이스팅 2016’과 ‘호주 쉬라즈 세미나’를 개최했다. 올해 세 번째로 열린 시음회에서는 미수입 호주 와인업체 14개를 포함해 총 35개 호주 와인업체가 참가하여 진화하는 호주 와인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눈길을 끌었던 와인들을 중심으로 호주 와인의 경향을 알아보도록 하자.
 
 
■ 품종의 다양화
 
‘호주 와인은 곧 쉬라즈’를 떠올릴 만큼 쉬라즈는 호주를 대표하는 품종이자 주요 수출 품종이다. 여전히 쉬라즈의 위상은 굳건하지만 이번 시음회에선 그 동안 잘 보지 못했던 말벡, 템프라니요, 산지오베제, 그르나슈, 프티 베르도 등 다양한 품종과 흥미로운 블렌딩 와인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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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 박스 앤 다이스(Alpha Box & Dice, 위 사진)의 와인들이 가장 좋은 예다. ‘호주의 이태리 와인’으로 소개할 수 있는데, 개성 넘치는 레이블 디자인과 보기 드문 품종들의 구성이 독특했다. 와인 이름도 알파벳의 각 문자로 시작하는 단어를 사용한 이른바'알파벳 와인’을 만들었다. 쉬라즈를 비롯해 세미용과 비오니에의 블렌딩, 그르나슈, 바르베라와 카베르네 소비뇽를 블렌딩한 몬테풀치아노(이태리 몬테풀치아노는 같은 이름의 적포도 몬테풀치아노로 만든다), 돌체토, 알리아니꼬 등 생소하지만 원산지와 다른 매력을 느꼈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는 품종의 다양화가 더 활발해 보였다. 샤르도네의 독주를 제지할 수 있을 정도로 새롭고도 완성도 높은 화이트 와인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세미용, 소비뇽 블랑, 피노 그리, 비오니에, 모스까또, 리슬링, 베르델호 등 호주 화이트 와인의 스펙트럼이 넓어짐을 알 수 있다.
 
그 중 피노 그리의 경우 전반적인 품질이 좋은 편으로 과일 풍미와 신선한 산미를 겸비하고 있다. 호주의 맥 라렌 베일(McLaren Vale)과 클라렌든(Clarendon)에 기반을 둔 프리모 에스테이트(Primo Estate)의 조셉 엘레나 피노 그리지오 2016(Joseph d’Elena Pinot Grigio), 프린씨 마운틴 레인지 피노 그리 2016(Printhie Mountain Range Pinot Gris)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블렌딩 자체가 색다른 와인도 있는데, 트라스트 와인 크리스탈 힐 화이트 2015(Trust Wines Crystal Hill White)이다. 게브르츠트라미너, 사바냥, 리슬링, 비오니에를 블렌딩한 와인으로 모과와 부싯돌, 구아바의 향미가 생생하게 나서 흥미로웠다.
 
 
■스파클링 와인의 약진
 
손진호 와인 컬럼니스트는 생동감 넘치는 호주의 스파클링 와인에 놀랐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을 덧붙였다. “이번에 나온 스파클링 와인에 놀란 점은 전통 방식이나 샤르마 방식도 아닌, 와인을 다 만들고 나서 탄산가스를 넣는 탄산주입 방식(Carbonation)으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버블의 느낌이 좋았다. 역시 호주의 기술력은 뛰어난 것 같다.” 만약에 국내 수입이 성사된다면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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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씨 와인(Printhie Wines, 위 사진)은 뉴 사우스 웨일즈의 오렌지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호주의 저명한 와인 평론가 제임스 홀리데이(James Holliday)가 높이 평가했다. 피노 그리지오와 소비뇽 블랑, 쉬라즈 외에도 스파클링 브뤼 2015(Sparkling Brut)는 많은 시음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서늘한 지역에서 수확한 샤르도네 100%를 이용해 탄산주입 방식으로 기포를 만든다. 보통 탄산주입 방식의 기포는 탄산음료처럼 거칠지만 이 와인은 생각보다 부드러웠다. 상쾌하고 약간 감미로운 느낌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매일 진일보하는 피노 누아
 
해안가 서늘한 기후 지대를 중심으로 재배하는 호주의 피노 누아는 풍부한 과일 향미가 특징이다. 쉬라즈와 카베르네 소비뇽 등 주요 수출 품종에 속하진 않지만 호주 피노 누아의 가능성은 늘 열어두어야 한다. 피노 누아 주요 산지는 빅토리아와 태즈마니아로 이번 시음회에선 주로 빅토리아의 피노 누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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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Soumah, 위 사진)는 빅토리아 주의 야라 밸리에 위치한 부티크 와이너리이다. 제임스 홀리데이의 평가에서 가장 높은 별 다섯 개를 받았다. 샤르도네, 피노 누아, 시라 세 가지 와인을 선보였는데, 물개 박수를 칠 정도로 훌륭했다. 손진호 와인 컬럼니스트는 추천하면서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복합성이 뛰어나 호주 와인의 잠재력에 놀랐다. 피노 누아는 샹볼 뮈지니, 샤르도네는 뫼르소와 상당히 비슷하다.”
 
 
■여전히 쉬라즈의 땅
 
타르&로즈(Tar&Roses)가 위치한 히스코트(Heathcote)는 빅토리아 주에 있는 프리미엄 쉬라즈의 생산지로 유명하다. 이 와이너리는 쉬라즈는 물론 템프라니요, 산지오베제, 네비올로, 피노 그리 같은 이태리와 스페인 품종을 호주 땅에서 꽃 피우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하다. 히스코트 쉬라즈 2014는 검은 과실과 향신료의 향이 조화롭고 템프라니요 2015는 어린 빈티지임에도 풍성하고 부드러운 타닌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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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에서 생산되는 더 트라스트 쉬라즈 2012(The Trust Shiraz)는 넛맥과 붉은 베리의 향미가 나면서 서늘한 지역의 쉬라즈 특성을 잘 보여줬다. 호주에서 가장 잘 팔리는 레드 와인 브랜드, 맥기강 와인(McGuigan Wines)의 더 숏리스트 클레어 밸리 쉬라즈 2013(The Shortlist Clare Valley Shiraz, 위 사진) 또한 고급스러운 쉬라즈의 면모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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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 와인 중에서 롱뷰 와이너리(Longview Winery)의 더 피스 쉬라즈 2010(The Piece Shiraz)는 감초, 흰 후추, 설탕에 절인 체리, 오크의 풍미가 진하다. 전위적인 레이블 디자인 또한 눈길을 끈다.
 
“행사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로사 지역, 서늘한 기후 와인으로 각광받고 있는 오렌지 지역 등 호주 와인만의 스타일을 잘 나타내는 산지의 와인들이 소개됐다.”는 와인 오스트레일리아 히로 테지마 아시아 지역대표의 말처럼 다양한 생산지와 품종, 그리고 그에 따른 스타일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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