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여년 동안 루피노는 “대중이 즐길 수 있는 고품질 토스카나 와인”을 목표로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를 거듭하며 성장했다. 오늘날 루피노는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키안티 브랜드로 자리잡았고 “전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와인의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지난 4월부터 루피노는 새로운 수입사, 나라셀라와 손잡고 국내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시작했다. 최근 방한한 루피노의 수석와인메이커 가브리엘레 타코니Gabriele Tacconi와 함께 한 기자간담회에서도 대중성과 장인정신을 모두 갖추기 위한 루피노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세기 사촌형제인 일라리오와 레오폴도 루피노는 토스카나 지역의 유명세에 비해 이렇다 할 대표와인이 없다고 확신했다. 두 사람은 힘을 모아 1877년에 피렌체 근처 폰타시에베에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1881년 밀라노와인전시회에서 ‘루피노 키안티’가 키안티 와인으로는 최초로 금메달을 수상하면서 명성을 쌓기 시작한다. 1885년 프랑스 보르도에서 샤토 라피트 로칠드나 샤토 마고 같은 일등급 와인을 제치고 금메달을 받는 일대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수석와인메이커 가브리엘레 타코니와 리제르바 두칼레 와인>
1890년 어느 날 루피노의 높은 명성에 호기심을 가진 아오스타의 공작이 와이너리를 방문했다. 와인을 시음하고 만족한 공작은 루피노를 이탈리아 왕실의 공식 와인공급업체로 지정했다. 1927년 공작의 후원에 감사의 표시로 ‘공작을 위해 보관한 와인’이란 뜻을 가진 '리제르바 두칼레Riserva Ducale'를 출시했다. 등급을 표시하는 목적이 아닌, 와인이름자체에 ‘리제르바’란 단어가 들어간 경우는 루피노가 유일하다.
계속된 루피노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루피노 키안티 DOCG는 미국에 입성한 최초의 키안티 와인으로, 현재도 미국시장에서 변함없는 1위의 키안티 와인이다. 루피노는 “한 잔의 와인에 이탈리아 정신과 열정을 담기 위해 노력한다”는 타코니 와인메이커의 설명대로 문화전파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루피노는 키안티 클라시코, 몬탈치노, 몬테풀치아노 같은 토스카나의 노른자에 포도원을 매입하고 각종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에 힘쓰며 발전해왔다. 1984년 키안티 지역이 DOCG로 지정되었을 때 루피노 키안티가 키안티의 첫 번째 DOCG와인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루피노는 토스카나에 핵심을 둔 와이너리이긴 하지만 새롭고 현대적인 스타일의 와인도 빼놓지 않는다. 오르비에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만들고 있으며, 베네토 지역에선 프로세코와 피노그리지오처럼 요즘 트렌드에 맞는 와인을 만들기도 한다. 루피노는 전통에 무게를 둠과 동시에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프로세코를 시작으로 합리적인 슈퍼투스칸까지, 루피노 와인들은 한식코스요리들과 맛있게 짝을 이뤄 모두를 놀라게 했다.
루피노 프로세코 엑스트라 드라이
Ruffino Prosecco Extra Dry NV
최근 인기몰이 중인 프로세코는 샤르마 방식으로 만드는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이다. 보통 프로세코는 1차 알코올 발효가 끝난 화이트 와인을 밀폐된 탱크에 넣고 설탕과 효모를 첨가해 2차로 거품을 만들어 완성한다. 그러나 루피노는 신선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탕 대신 발효되지 않은 포도주스를 넣어서 거품을 만든다. 탄산 느낌은 강하지 않지만 과일주스의 청량감은 잘 살아있다. 글레라에 피노블랑, 피노그리지오를 소량 블렌딩해서 바디감을 높인다. 싱그러운 사과와 천도 복숭아, 청포도의 향이 나고 향긋한 꽃 향도 느껴진다. 상큼한 매력이 돋보이는 와인으로 단맛도 거의 없어 식전주로 잘 맞는다.
루피노 오르비에토 클라시코2016
Ruffino Orvieto Classico 2016
오르비에토는 남부 토스카나의 움브리아에 위치한 아름다운 고대도시 중 한곳이자 전통적인 토스카나 화이트와인의 생산지이기도 하다. 루피노는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방법을 통해 마시기 좋은 와인을 만들어냈다. 그레케토, 프로카니코 등 토착품종을 블렌딩한다. 오크통 숙성을 하지 않아 신선한 과일과 미네랄의 풍미가 잘 느껴진다. 옅은 노란색을 띠고 청사과, 꽃, 허브의 향이 난다. 싱그러운 느낌이 들고 여운에서 아몬드 맛도 난다. 자극적이지 않아 편안하고 무엇보다 음식친화력이 뛰어난 와인이다. 실제로 잡채, 청포묵무침 같이 여러 재료가 어우러진 요리들과 잘 어울렸다.
루피노 키안티 DOCG 2016
Ruffino Chianti DOCG 2016
미국에 진출한 최초의 키안티로 기록된 바로 그 와인이다. 산지오베제 70%, 메를로 같은 국제품종 30%를 블렌딩한다. 포도를 수확한 뒤 스테인리스 스틸탱크와 콘크리트탱크에서 발효하고 4개월동안 숙성한다. 반짝이는 루비색을 띠고 체리, 크렌베리, 꽃, 흰 후추의 향이 분명하고 풍부하다. 산미와 타닌 모두 강하지 않고 적당하게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목 넘김도 편안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려 친숙하고 실망시키지 않은 와인이란 평이 이어지는 진정한 소확행 와인이다. 구절판을 비롯해 깻잎 호박 등 채소를 이용한 각종 전, 심지어 매콤한 낙지볶음까지도 잘 어울렸다.
루피노 리제르바 두칼레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2014
Ruffino Riserva Ducale Chianti Classico Riserva 2014
앞서 언급했듯이 아오스타 공작에 관한 에피소드가 담긴 와인으로 1927년 첫 출시했을 때의 레이블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오늘날의 양조기술을 활용해 루피노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스타일”을 구현한 와인으로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DOCG의 모델이 되었다. 키안티에 비해 깊이와 오크 느낌이 확실히 난다. 산지오베제 80%, 메를로와 카베르네소비뇽 20%를 블렌딩한다. 체리, 꽃, 후추, 바닐라, 허브의 향이 나고 타닌과 산도가 균형을 이뤄 부드럽고 편안하다. 입 안에서 무게감은 적당한 편이다. 타코니 와인메이커는 고소한 들깨와 버섯이 들어간 들깨신선로와 잘 어울린다고 감탄했다.
루피노 모두스 2015
Ruffino Modus 2015
와인을 만드는데 필요한 포도, 태양, 나무, 토양, 시간의 균형을 표현한 나침반이 레이블에 디자인되어 인상적이다. 산지오베제 34%, 카베르네소비뇽 33%, 메를로 33%를 블렌딩한 슈퍼투스칸 와인이다. 주요 포도밭은 키안티 클라시코에 위치한다. 세 품종의 균형을 잘 이뤄 견고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타코니 와인메이커는 “파워풀한 와인이긴 하지만 음식을 완전히 배제한 와인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와인메이커로서의 입장을 밝혔다. 체리, 딸기, 담배, 향신료, 바닐라의 향이 나도 입 안에서의 무게감이 상당하다. 뛰어난 복합미, 실크 같은 타닌, 긴 여운에서 훌륭한 와인의 면모를 보여준다. 고기요리와 완벽하게 어울려 불고기, 소고기갈비찜, 돼지갈비구이 등 한식요리와 매칭해도 좋다. 또한 합리적인 가격덕분에 모두스는 ‘그림의 떡’이 아닌 ‘한번 욕심 내볼만한 슈퍼투스칸’이다.
수입_ 나라셀라 (02 405 4300)